낙화 // 기형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은
가을을 항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자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016년 5월 5일
빨간도깨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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