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걸린 달 / 조이랑
밉기만 하던 한낮의 더위가
해님 따라 산 너머 마실 간 사이
나그네처럼 스쳐 지나가는
밤 바람 맞아 들이려 창문을 여니
나뭇잎에 얼굴 숨긴 달님이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웃어 주네요
별빛도 스러지게
주위를 밝혀 주는 달빛은
허전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대의 손길인 양
부드럽기만 한데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고개 내밀며
낮동안 그리던 사랑 찾으려는 듯
키 큰 나무사이로
애써 발돋움하고 있는 모습은
나 보고파 하는 그대 마음 같아
애처로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