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다윈의 발자취를 찾아 - 적도의 여명

doggya 2009. 6. 28. 05:46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일주일간의 크루즈가 끝나고 드디어 땅에 발을 디뎠어요.

아직 이 곳을 떠날 때까지는 이틀이 남아 있어 그 시간을 100% 활용하기로 했지요.

 

다들 놀랠 정도로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섬을 이 돌아다녔지만, 안 가본 섬이 하나 있어요.

섬 16개중에서 가장 큰 섬이며 또한 가장 어린 섬으로 아직도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이사벨라 섬이에요.

크루즈배에서 아침에 내려 시간을 벌기 위해 바로 이사벨라로 가는 표를 사니 오후에 한번 배가 떠난다고 하네요.

 

PC 방에 가서 이메일도 체크하고 이리저리 기웃기웃 구경도 하고 배 떠날 시간을 기다렸지요.

쾌속종으로 약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 걸리니까 꽤나 먼 섬이지요?

 

혹시 이 갈라파고스 연재를 첨 보시는 분들께서는 다윈의 발자취를 찾아 - 갈라파고스 바차스 해변 가 첫편이고

또 지도가 있으니 참고로 하세요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 섬은 마치 해마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원래는 6개의 큰 화산이 화산활동과 함께 함쳐지면서 만들어진 섬으로 가장 높은 화산인 Wolf 화산의 높이가 1,707 미터가 되지요. 

 

 

지난 번 배에서 이 섬 출신인 가이드한테 물어 갈 곳을 미리 알아 놓고는 그룹을 따르지 않고 혼자서 배를 타고 왔지요.

마중 나온 사람 없는 부두에서 호스텔의 차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찍은 한가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그 동안 다녔던 다른 섬들하고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큰 부두이면서도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조그맣지만, 값도 괜찮고 깨끗하고...

무엇보다도 방에 에어콘이 있는 이틀을 묵을 호스텔이지요.

도착하자 마자 체크인을 하고는 화산 올라가는 그룹에 이름을 넣었지요.

그 곳도 가이드가 없으면 못 간다고 하기에...

 

 

오랫만에 에어콘 나오는 방에서 그리고 아무리 적도라 해도 샤워는 뜨겁게 뜨거운 물에....

무엇보다도 흔들리지 않는 땅위에서 하룻밤을 잘 잤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식당엘 가니 맛나는 아침이 차려져 있었어요.

그리고 도시락으로 샌드위치를 하나 싸 가지고는 오늘의 액티비티를 시작했지요. 

 

 

조그만 픽업 트럭뒤에 실려서 한 시간반 정도 털털 거리며 올라간 산 중턱에서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어요.

이 산은 아직도 활동중인 시에라 네그라 산

불과 2년전에 대대적인 폭발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 곳은 바로 적도 밑이고, 또 산이 험해서 걸어 간다는 건 보통의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모두들 말 등에 실려 가기로 하고....

 

 

사람들의 체격을 보고 말을 골라 주는데, 고맙게도 나한테 가장 작은 말이 걸렸네요. ㅎㅎㅎ

모두들 가라는 신호가 떨어질 때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탄 말을 가장 작은 말이 젤로 오두방정이었어요.

가만 있지를 못 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더니 가라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젤로 먼저 달려 나가더군요.

경마장에도 온 걸로 착각을 했는지.... 하마터면 떨어질 뻔 했지요... ㅎㅎㅎ

 

 

그리고 이렇게 어쩌다 다른 말이 앞에라도 갈라치면 그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거에요.

막 달려 나가서는 머리로 이리저리 치고는 젤 앞자리를 차지하는거지요.

 

 

그래서 그 덕분에 내 앞은 항상 이렇게 탁 트인 전망이었어요. ㅎㅎㅎ

어찌 그리도 내 맘을 잘 아는지.... 

 

 

올라가면서 나무들의 키는 점점 작아지고, 해는 더 가까워지는지 자꾸 뜨거워지요...

그래서 윗 부분으로 가면서는 이런 길이 보이대요.

 

 

이젠 말에서 내려 걸어서 1시간 반 정도를 가야 한답니다.

죽었다 ~~~~~~~~~ ㅠㅠ

 

 

길도 없는산 길을 약 1시간 반정도 올라가니 탁 트인 경치와 함께 화산의 가장자리에 서게 됐어요.

 

 

이 분화구는 비가 오는 날은 여기저기서 스팀이 솟아 오른다고 하는데,

세계에서 두번 짜로 큰 분화구로써 그 직경이 10 km라고 해요.

과연 끝도 없이 넓어 보이더군요.

 

 

 

 

사지의 오른 쪽 검은 부분이 가장 최2근의 활동으로 005년에 폭발이 있었다고 해요.

그 쪽은 아직도 출입이 금지 되어 있다고 하네요.

 

 

분화구의 밑 바닥은 갈라진 곳이 많이 보였는데, 그 밑으로는 아직도 용암이 있다고 하네요. 

 

 

최근에 터진 용암이라서 아직도 검은 색을 띄고 있네요.

 

 

 

시에라 화산에서 건너다 보이는 바다와  다른 작은 화산의 분화구들이에요.

이런 것들은 기생화산이라고 부른다고 전에 말씀 드렷지요

 

 

 

이 것은 시에라화산 바로 옆에 있는 치코화산인데, 이것도 기생화산중의 하나라고 하대요.

 

 

 

이 화산의 정상에는 돌의 색깔이 두가지로 되어 있었어요.

 

 

 

이 건 터진지 오래 된 용암으로 이미 공기중에서 철분이 산화돼 붉은 색을 띠고 있고요.

 

 

이건 터진지 몇 년 안 되는 것으로 철분이 산화가 되질 않은 상태로 검은 색을 띠고 있지요.

 

 

마치 철광에서 나온 쇳덩이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용암조각이었어요.

 

 

이 건 몇년전에 화산이 터졌을 때 용암이 흘러 내리면서 서 있던 나무를 태워버린 자욱이라고 해요.

나무는 없어지고 구멍만 남았네요. ㅠㅠ

 

 

유명한 잡지인 내쇼날 지오그래픽에서 운영하는 무쟈게 비싼 배의 가이드인데,

노는 날이라서 하루 자유로 일하러 나왔다고 하는데, 아주 박식하더군요.

이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 갈라파고스 군도 전체가 일년에 6 cm 씩 남아메리카 대륙을 향해서 움직인대요.

저야 가망도 없겠지만, 아주 오래 사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언젠가는 걸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봐도 될 거 같네요. ㅎㅎㅎ

 

 

마치 달 표면을 보는 거 같았는데.....

 

 

 

이 곳이 우리가 싸 가지고 온 샌드위치를 먹어야 할 곳이라네요.

이런 뙤약볕에서 ~~~

앉으면 엉덩이부터 익어 버릴 거 같은데..... ㅠㅠ

 

 

그래도 중간중간에서 일행의 공지에서도 뒤쳐지면서 찍었던 고지대의 꽃들이 마음을 한 결 부드럽게 해 주대요.

 

 

꽃인지, 열매인지 구별할 수도 없는 식물...

 

 

꽃의 몇배에 해당하는 과실.

 

 

 

이렇게 한 눈을 팔면서 내려오니...

 

 

 

말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네요.

 

 

그 중에서 내 말을 찾으려고 다니는데, 희귀한 녀석이 눈에 띄더군요.

백마는 아닌데, 군데군데가 탈색된... 그리니까 멜라닌 색소가 변형된 알바이노였어요.

그래도 눈 색깔이 예쁘지요?

 

 

 

 

내리막길에서 마구 달리는 녀석때문에 앞으로 꼬꾸라져 말에서 떨어질 뻔한 위기를 몇 번을 넘긴 끝에.

그래도 그 극성꾸러기 덕분에 젤 먼저 도착해 쉬고 있으니 하나 둘 들어 오대요.

모두들 저렇게 태연해 보여도...

내리자 마자 다들 어기적어기적.... 엉덩이가 사흘동안 아팠어요. ㅎㅎㅎ

 

 

호스텔에 도착해 시원한 맥주 한잔을 사서 마시고 있는데, 옆에 앉아서 자고 있는 고양이의 팔자가 젤로 상팔자로보이더군요.

너무나 덥고 피곤해 저녁도 안 먹고 그냥 잠이 들어 버렸네요

하긴 새벽에 배를 타러 나가야 하니까 일찍 일어나야 하긴 하지만... 

 

 

이 곳은 바로 적도라서 열두시간 해가 있고 열두시간 밤이고 그래요.

해가 뜨기 약 20분 전 배를 타러 부두에 나가서 배를 기다리며 찍은 적도의 여명이에요.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