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싸준 도시락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체스가 아니라, 보물찾기 같은 것이다.
- 에렌부르크
어느 초등학교에 가난한 집안 형편으
로 도시락을 잘 싸오지 못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년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날에는 책상
속에 따스한 도시락이 들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그 아이를 위하여 갖다놓은 것이겠지만 소년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 도시락에는 항상 '하나님이 소
년에게'라는 쪽지가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반 친구가 선생님이 소년의 책상에 도시락
을 몰래 넣어두는 장면을 목격하고 소년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소년은 하나님이 도시락을 갖다 준다는 환상이 깨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선생님께서는 감기로 며
칠 동안 결근을 했습니다.
소년이 학교에 와서 책을 정리하려고 책상 서랍에 손을 넣었는데
신기하게 그날도 정성스럽게 싼 따스한 도시락이 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이 소년에게'라는 쪽지와 함께······.
과연 그 하나님은 누구였을까요?
구름처럼 누군가에게 상상의 희망이 되어주는 삶을, 행주처럼 평
생 더러운 것을 닦아주는 삶을, 하늘처럼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삶을, 우표처럼 임무를 다해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주는 삶을, 콘트라베이스처럼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다른 악기
의 화음이 되어주는 삶을, 연기처럼 자신을 태워 누군가를 데워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 것만 고집하기보다는 함께 나눌 수 있는 삶이 아름다운 것임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스한 눈빛, 정겨운 말, 힘겨운 이를 위해 우리가 내미는 손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우리들 사이에 숨겨진 마음의 강둑을
허물어 마음과 마음이 맞닿을 수 있는 사람의 강물이 넘쳐났으면 좋
겠습니다.
출처 : 행복 정거장(박성철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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