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소리와 동전 소리
모든 사람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고,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때까지 아무도 완전한 도덕자가 될 수 없다.
- 스펜서
시골에 살고 있던 젊은이가 펜팔로 알
게 된 친구의 초청으로 번화한 도시에 오게 되었습니다. 도시는 가
는 곳마다 인파들로 넘쳐났고 사람들의 말소리, 차들이 울려대는 경
적 소리로 몹시 시끄러웠습니다.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중 시골에서 올라 온 한 젊은이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습니다.
"잠깐,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지 않니?"
"뭐, 귀뚜라미? 안 들리는데?"
도시 친구는 귀를 기울여 봤지만 들리는 것이라곤 도시의 소음뿐
이었습니다.
그러자 시골 친구는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넝쿨나
무 아래로 갔습니다. 그가 넝쿨 잎을 살짝 들추자 귀뚜라미가 찌르
륵거리고 있었습니다.
"넌 시골에서 자라서 나보다 귀가 훨씬 밝구나."
도시 친구의 말에 시골 친구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내가 한 번 그걸 증명해볼까?"
시골 친구는 호주머니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 아스팔트 거
리로 던졌습니다. '쨍그랑' 동전이 떨어지자 웬만한 거리에 있는 사
람들은 모두 동전 소리를 듣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길을 걸어가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동전을 주워 호주머니에 얼
른 집어 넣었습니다.
시골 친구가 도시 친구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봤지? 오백 원짜리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보다 크
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었잖아. 하지만 나를 제외
한 그 누구도 귀뚜라미 소리는 듣지 못했어. 그것은 내 귀가 밝기 때
문이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가 달랐기 때문이야. 관심이 있으면 귀는
늘 열리는 법이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우리 곁에 다가온 유흥준 교수님은 그
책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보려는 자에게 더 잘 보이고, 들으려 하는 자에게 더 잘 들리고,
사랑하려는 자에게 더 잘 느겨지는 것은 세상이 주는 선물입니다.
힘내고 귀 기울이세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그
때부터 그대 앞에 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출처 : 행복한 정거장(박성철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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