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경주 양동마을 - 생전 처음 본 아름다움, 연꽃

doggya 2010. 9. 19. 06:00

 

 

 옛날 고향의 정취가 듬뿍 담긴 지난 번에 함께 보셨던 고택 초가집과 기와집들 보다도 사실 제 마음을 더 사로잡은 게 있었어요.

마을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띄던 연이 빽백한 연못이었어요.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었지요.

물론 한국에 계시는 분들께서는 익히 많이 보아 온 광경이겟지만, 저에게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이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사진에 담아 봤지요.

 

 

이렇게 전문적인 사진사처럼 보이는 분도 계셨고.

 

 

아마추어라는 것이 한 눈에 들어나게 카메라 폰을 들이댄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어떤 카메라로 어떻게 찍든 어찌 그 아름다움을 담지 않을 수 있겟어요. ?

 

 

저는 두 손으로 얌전하게 카메라를 받들고 경건하고 겸손한 자세로 그 아름다움을 담았지요. ㅎㅎㅎ

 

 

연곷은 활짝 피어도 예쁘고 이렇게 시들어 가는 과정도 아름답더군요.

 

 

아마도 이 사마귀는 피지 않은 봉우리를 더 좋아하는 가봐요.

 

 

 

아무도 봐 주는 이 없는 거 같은 시들어 가는 꽃에도 잠자리가 동무해 주니 외롭지 않겠지요?

 

 

여기서 연 씨를 넣은 중국의 문케이크도 많이 먹어 봤고, 또 아삭아삭하게 졸여 놓은 연근도 먹어 봤지만, 이렇게 생긴 줄은 몰랐어요. ㅎㅎㅎ

 

 

얼른 보고는 아니 내가 언제 튤립을 찍었지? 너무나 튤립 같지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뻗어 있는 한 송이 꽃이 참 청초하게 보이더군요.

 

 

집에서 서양연꽃을 많이 키워봤지만, 동양연이 무리지어 있는 이 광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하얀 연꽃을 보니 몇년 전에 아는 대사님께서 주셨던 연차가 생각이 나네요.

 

 

색깔도 모양도 신비롭게 까지 보이는 건 왜일까?

 

 

꽃 뿐이 아니고 잎만 보아도 참 아름답네요.

 

 

서양연은 색깔이 다양해서 사람의 눈길을 끌지만, 동양연은 화려한 색이 아니라도 눈을 끌기에 충분하네요.

 

 

수즙은 듯 살짝 입술을 벌리고 있는 그 아름다움이 참 청초하네요. 

 

 

아직까지 연 잎에 고여 있는 한 방울의 이슬도 그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 거 같았어요.

 

 

꽃이 지고 난 이 부분을 연밥이라고 하던가요?

 

 

커다란 연 잎 위로 우뚝 솟아 피어도, 그 밑에 수줍은 듯 숨어서 피어도 그 아름다움에는 변화가 없는 거 같아요. 그쵸?

 

 

맞는 지 틀리는 지 모르겟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하얀 연꽃의 잎이 더 진한 녹색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진짜로 그런가요?

 

 

세상에 많은 꽃들이 봉오리였을 때와 활짝 피었을 때는 예쁘지만,

그 시절이 지나고 시들어 갈 때는 예쁘다기 보다는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연은 꽃잎이 떨어지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가지고 있네요.

나도 나이 들어가면서 연꽃처럼 우아한 자태를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ㅎ

 

 

그래서 그냥 예쁘다고 생각되는 꽃들을 무작정 찍었지요, 닮고 싶은 욕심에서... ㅎㅎㅎ

 

  

 

서양연하고는 달리 고고하게 쭉 뻗은 줄기가 위로 올라와 피어 있으니 더 우아해 보이네요.

 

 

보고보고 또 보고, 찍고찍고 또 찍어도 여전히 아름답네요.

 

 

 

그러다 보니 꽤나 많이 찍은 거 같아요. 

어쩌면 연곷의 향기에 취해서 손가락이외에는 마비가 되었엇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양동마을을 떠나 지나는 길가에도 이렇게 연밭이 있고 정자에 앉아 연의 향기를 맡으면서 세월을 보내는 분들이 부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