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제주도 - 노란 유채꽃이 비에 젖던 날

doggya 2012. 5. 24. 03:55

몇 년 전에 한 겨울에 제주도에 가서 택시를 대절해 관광지만 돌아다니던 적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그리고 관광객들로 붐비는 그런 것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제주를 보고 싶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올레길을 걷는 거였어요.

 

이 것 저 것 리서치를 해 보고 얻은 결론은 정해진 시간 속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서귀포 쪽의 7코스와 8코스를 걸어 보자는 거였지요.

걷는 것과 아름다운 자연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결국 어찌하다 보니 6코스까지 가게 되었지만,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어요.

 

중국 단체 관광객 중에 한 사람이 안 나타난다고 30분을 기다린 끝에

비행기가 연발하는 바람에 제주도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요.

서귀포가는 리무진을 타고 중문단지에 내리니 11시가 넘은 시각.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정류장에 차를 세워 놓고 2시간을 기다리셨다고 하면서도 환한 미소로 반가이 맞아 주시대요.

그리고 밤이 늦어 식당들이 문 닫았다고 밥하고 김치 그리고 김을 초라하다며 가져다 주셔서 맛나게 먹고 잠이 들었지요.

 

 

침대에 누워서 내다 보니 발코니에 뚫린 구멍으로 바다가 보이네요. 와 ~~!좋다 ~~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방에 죽치고 앉아 있을 조이가 아니지요. ㅎㅎㅎ

제가 머물었던 민박이 위의 지도에서 왼쪽에 있는 논짓물에서 5-10분 거리에 있는 예래마을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일단 대평포구까지 짧은 거리를 걷기로 했지요.

 

 

제가 묵었던 방 앞 발코니에서 바라 본  바다에요. 바로 올레 8코스지요.

이 사진은 이 다음 날 날이 좋을 때 찍은 거랍니다. ㅎㅎㅎ

 

 

이 민박집은 이층에 방이 3개 밖에 없는 아주 조용한 곳인데, 모든 방에서 모두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 아주 마음에 들더군요.

제가 묵었던 방은 오른 쪽 제일 끝방이었어요.

이 민박에 대해서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글 남겨 주세요.

 

이런 날씨에 얼마나 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우산 하나 빌려 쓰고 무장을 하고 나섰어요.

8코스는 월평에서 대평포구까지 총 17.6 Km 라고 하대요.

오늘 코스는 논짓물에서 대평포구까지. 얼마냐고요?

편도가 아니고 왕복이었으니 ~~ 글쎄요 ~ 구간마다 거리 표시가 없어서 몰라요 ㅎㅎㅎ

 

참 ~ 올레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 참 궁금해서 물었지요.

올레길이란 큰 길에서 자기 집 앞으로 들어가는 동네길을 뜻한다고 하대요.

아 ~~ 그렇구나 ~~ 진짜로 그렇네 ~~ ㅎㅎㅎ

 

 

밖으로 나와 일단 민박 주위를 한 번 돌아보기로 했지요.

근처에 있는 작은 우체국 앞에 다소곳이 서있는 빨간 우체통이 너무나 오래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찍었더니

길 가던 어떤 분이 이상하다는 듯 한참을 쳐다 보시더군요. ㅎㅎㅎ

 

 

바닷가롤 내려 섰어요.

비가 오는 날씨에도 환하게 나를 반겨주는 유채꽃의 향연으로 마음이 퍽이나 편안해 지더군요.

비에 좀 젖으면 어때? ㅎㅎㅎ

 

 

멀리 바닷가까지 뻗은 화산석 바위군의 모양이 재미있네요.

마치 바다에 나간 주인을 기다리는 동물들 처럼 바다를 바라보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듯 보였어요.

 

 

그 중에서도 조 ~ 녀석 ㅎㅎㅎ

 

 

바위군을 돌아서자 넓게 펼쳐지는 화산석 해안과 시원한 바다가 마음을 탁 트이게 하대요.

 

 

비오는 평일이라서 그런가 ~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서 우산쓰고 랄라롤로 ~~~      

 

 

와 ~ 주상절리다 ~~

전에 제주에 왔을 때는 주상절리가 한 군데만 있는 줄 알았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 섬 전체가 크고 작은 주상절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더군요.

 

 

어쩜 저것도 한 때는 거대한 기둥들이었겠지요?

 

 

바닷가 언덕에 있는 주인 모를 무덤이 외로워 보이네요.

역시 돌이 많은 곳이라 무덤 주위를 돌로 둘러 놓아 처음엔 무덤인 줄 몰랐지요.

 

 

참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비가 오더라도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도 아울러 들고요.

저 멀리 나온 부분이 아마도 작은코지가 아닌가 하네요.

 

 

멀리 큰코지에 등대가 보이는데 갈 수 있다면 거기도 들어가 보고 싶어지네요.

 

 

이번에는 무리 지어 있는 묘지들을 지나게 되었어요.

꽃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어 외롭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대요.

 

 

드디어 등대로 들어가는 입구에 까지 왔네요.

처음에 이런 돌을 봤을 때는 탄성을 질렀는데, 나중에는 가는 곳 마다 발뿌리에 채이는 관계로 그냥 한 번 쳐다 보고는 또 있네 ~~ ㅎㅎㅎ

 

 

이 등대의 이름은 진황등대이고 무인등대인데 아마도 예전에는 출입금지였던 거 같았어요.

들어가는 입구에 군대 초소와 작은 막사가 있는 걸 보면요.

 

 

등대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뒤쪽으로 돌아가니 이런 날씨에도 낚시를 하시는 분이 있네요.

하긴 날이 흐리면 고기가 더 잘 물린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잘은 모르지만... ㅎㅎㅎ

 

 

거기서 바라 본 것이 아마도 산방산 쪽이 아닌가 하네요.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칼로 깍은 거 같은 절벽으로 된 산인지 바위인지...

 

 

등대에서 나와 다시 길로 접어 드니 곧 바로 만나는 게 하예포구.

그런데 이 포구를 동난드르 포구라고도 하네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아무데도 설명이 없어서. ㅠㅠ

포구 바로 앞에 있는 식당겸 숙박업소 앞에 항아리에 시를 적어 놓은 것이 눈에 띄대요.

이 시의 제목이 바로 동난드르 포구였기 때문이지요.

 

 

포구 쪽에서 바라본 산방산이 아까보다 더 선명하고 가까이 보이네요.

 

 

아마도 나 처럼 정신나간 사람? 아니면 극성인 사람? 은 그리 많지 않나봐요. ㅎㅎㅎ

그래도 화사하게 피어 비에 젖은 유채가 아주 싱그럽게 보이대요.

 

 

가만 저 산 이름이 군산이라고 하던가? 흠 ~~~ 가물가물... ㅠㅠ

 

 

바람이 몹씨도 불고 비도 왔지만, 우산 쓰고 걷는 모습도 어설펐겠지만, 그래도 즐거워 ~ 랄라롤로 ~~

 

 

아까 보이던 군산(?)이 계속 따라오고 유채와 섞여 있는 싱싱한 마늘 밭이 보기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대요.

빗방울이 굵어지는 관계로 발걸음을 빨리 해서 대평포구까지 갔다가 재빨리 되돌아 왔지요.

 

 

되돌아 오는 길에 아까 봤던 바위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가만 ~~

 

 

숫사자 잖아 ~~ ㅎㅎㅎ

제주도에 사자가 있는 줄 몰랐네 ~~ ㅎㅎㅎ

 

8코스를 완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5시간에서 5시간 30분 걸린다 하대요.

중간에서 시작해서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거리가 2시간이 조금 넘었어요.

 비 오는데 청승은 고만 떨고 낼 날 좋을 때 다시 나가 반대쪽으로 가 보기로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