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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누기

doggya 2011. 2. 11. 07:57

 

 

사랑 나누기

 

 

만약 너를 다시 만난다 해도 네 이름을 알지 못해.

하지만 상관없어.

내 마음은 변함없으니까.

널 영원히 사랑해.

진심을 다해 사랑해.

-영화<러브 어페어>

 

 

어린 남매가 있었습니다.

오빠는 동생의 낡은 구두를 수선하러 갔다가 그만,

시장에서 구두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사실을 안 여동생은 서럽게 울었습니다.

"내 구두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 난 몰라!"

"미안해. 오빠가 정말로 미안해."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구두가 없어졌어."

"엄마한테 말할 거야."

"그건 안돼. 엄마, 아빠는 돈이 없잖아. 엄마를 힘들게 해선 안돼."

우는 동생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오빠는 부탁 하나를 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구두를 잃어버린 사실을 비밀로 해줘."

그렇습니다.

어린 남매의 집은 너무도 가난해서 새 신발을 살 수 없었습니다.

여동생은 밤새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맨발로 학교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오빠는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내 신발을 같이 신자."

"신발을 어떻게 같이 신을 수 있어?"

"너는 오전반이고 나는 오후반이니까 가능해."

네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내가 그때 그 신발을 신고 학교에 가면 되잖아."

"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동생은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매일 같이 집을 향해 뛰었습니다.

오후 수업을 받을 오빠가 혹시라도 지각할까봐

그렇게 숨이 차도록 달렸던 것입니다.

남매는 같은 신발을 번갈아 신으며 매일 같이 뛰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은 학교에서 자기가 잃어버린 구두를 신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고 그 아이가 미웠습니다.

동생은

그 구두를 되돌려 받으려고 오빠와 함께 그 아이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에겐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인 아빠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빠, 저 아이의 아빠는 앞을 못 보시나 봐."

"그러네. 우리 그냥 가자."

"왜? 내 구두는 어떻게 하고······."

"내 신발이 있잖아.

그리고 좀 불편해도 우리에게는 튼튼한 다리가 있잖아."

"그래, 좋아. 오빠."

그 아이와 앞을 못 보는 아빠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남매는

그냥 뒤돌아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낡은 구두지만 우리보다 더 불우한 이웃이 그걸로 인해 행복하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오늘도 남매는 부지런히 뛰어서 학교에 다닐 것입니다.

신발 하나로 둘이서 번갈아가며 신고 있지만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이웃도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미를 몸소 느끼며

살아가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 당신을 만나기 전 나는 반쪽에 불과했다(김이율 감성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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