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을 모시고 갈 곳은 오토만 제국의 마지막 왕의 한이 서려있고
터키 공화국 건설의 영웅 아타 털크가 살다가 숨을 거둔 초호화 그리고 터키에서 가장 큰 궁전인 돌마바체 궁이요.
진하디 진한 터키 커피를 아무 것도 안 타고 마신다고 다들 놀래지만, 그래야 그 맛을 희미한 것까지 즐길 수 있어서 냠냠 ~~
전에도 한 번 갔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닫는 날(월요일과 목요일)이어서 헛걸음을 했지요.
카페인으로 무장하고 오늘 문을 여는지 확인에 재확인을 하고 호텔을 나섰어요. ㅎㅎㅎ
어제 왕자의 섬에 가는 배가 출발하던 부두에서 트램을 내려 시계탑만 보고 걸어갔지요.
역시 일찍 나오니 사람도 많지 않고 좋네요. ㅎㅎㅎ
이 궁은 오토만 제국의 마지막 거주지로써 31대 왕의 지시로 1843년에 착공해서 1856년에 준공을 했다고 해요.
지난 번에 보셨던 왕족이 오랫동안 살았던 토카피 궁전도 화려했었는데, 그게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새로 지은 거라고 하네요.
이 궁전을 짓는데 들어간 경비는 모두 35톤의 금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화가 쓰여 졌고.
45,000 평방미터에 달하는 궁전의 천정에 바른 순금칠과 장식만도 14톤의 금이 쓰여졌다고 하니 한숨이 나오네요.
국민에게 뜯은 돈으로 꼭 그렇게 호화롭게 살아야 했을까 ~ 하고 말에요.
건물만 보고 걸어 가느라 정신이 없어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몰랐어요. ㅠㅠ
거의 한 시간이 되도록 표 사는 줄에 서 있는데, 바로 뒤에 있던 부녀가 말을 걸대요.
수도인 앙카라에서 왔다는 고등학교 학생인데, 더듬더듬 영어 연습을 하기 위해서 말을 걸었더군요. ㅎㅎㅎ
부녀와 얘기하느라 잠깐의 시간을 보냈지만, 참 지루하더군요. 그런데 ~~
어디선가 호령소리가 들려요. 돌아 보니 보초병들의 교대 시간인가 봐요.
늠름해 보이는 저 군인들이 바로 전 유럽과 아시아를 섭렵했던 그 용감한 오토만 제국 병사의 후손들이겠지요?
저한테 한 가지 이상한 버릇이 있는데....
저렇게 반듯하게 정장을 하고 엄숙한 표정을 한 사람을 보면 옷을 벗고 편하게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상상해 보는거요. ㅎㅎㅎ
교대 시간이 끝나고 다시 줄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며 두리번 거리는데, 이 초소에 있는 보초가 눈에 띄대요.
왜 ~ 초소건물을 바라보고 서 있는걸까? ㅎㅎㅎ
건물의 정교함에 감탄을 하고
저게 다 손으로 조각한 걸텐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인걸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눈길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내 차례가 되었네요.
힘들게 산 표 한장을 들고 입구로 걸아가는데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보초를 여기저기 훑어보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재미있더군요.
걸어 가는 척 하면서 일행에게 얼른 사진을 찍으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뒷모습을 찍는 사람도 있고.
용기가 좋으면 이렇게 당당하게 옆에 서서 촬영 ~ ㅎㅎㅎ
궁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외부의 장식이 이렇게 화려하니 안은 어떨까? 기대 되네요.
왼쪽에 전면이 조각으로 된 문을 들어서면 궁안으로 공식적으로 들어서게 되는거지요.
들어가는 문의 천정에 새겨진 조각들... 이 것이 아치형 천정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어요.
문 하나를 들어서면 또 하나의 문이 나오고
그 또한 이렇게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더군요.
그 문을 들어서면 눈 앞에 펼쳐지는 정원과 보스포러스 해협이에요.
바로 바닷가에 지었으니 저 넓은 해협이 바로 정원의 한 부분이 되는거지요.
궁전 앞에 있는 이 분수는 유명하다고 하는데.. 왜?
아무리 둘러봐도 모르겠어요.
나는 그 분수보다 이 동물의 조각이 더 눈을 끌대요.
사자의 눈이 마치 살아 있는 거 같고, 어미 등에 앉은 새끼의 성난 표정이 재미있어서요.
두개의 문으로 들어와 궁전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줄은 길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더군요.
에고 ~ 내 스타일은 절대 아닌데........ ㅠㅠ
이 궁은 자유롭게 들어 갈 수는 없고 궁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를 따라서 한 번에 한 그룹씩 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그게 또 한 시간이 더군요. ㅎㅎ
계단에 빽빽히 늘어선 사람들을 피해서 찍다보니 이렇게 삐딱하게 ~~ ㅎㅎㅎ
궁 바로 옆에 있는 정식 문인데, 전에 문 닫는 날 왔다 허탕치고 바깥 구경만 하고 간 곳이지요.
그런데 오늘 보니 이곳은 나같은 서민이 드나드는 문이 아니었네요. 비록 현대라 해도. ㅎㅎㅎ
보스포러스를 건너는 버스를 타고 갈 때 본 바깥 부분의 밤 경치에요.
그 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에요.
실제로 그 문으로 들어와 첫 눈에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기가 막힌 경치였을 거에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누가 배라도 타고 들어오나?
바닷가로 난 그 수많은 문에 이렇게 모두 보초들이 있더군요.
이 궁전의 총 넚이가 11만 평방 미터라고 하니 머리 속에 계산은 얼른 안 되지만 무척이나 넓더락요.
비록 창살 사이로 보이는 경치지만, 멋있긴 멋 있더군요.
처음엔 왔다 갔다 하면서 조바심을 쳤지만, 그러면 오늘 해가 다 져도 못 들어가겠더라구요.
새치기 하는 그 숱한 사람들 틈에서... ㅎㅎㅎ
그래서 끈질지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드디어 들어갔어요.
이 것은 입구에 있는 건데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참으로 정교한 것이라서 가이드를 기다리는 사이에 할 일도 없고 한 장 찍었어요.
이 계단이 궁궐의 입구라고 해도 될거에요.
이 계단의 전체 모양은 마치 말발굽처럼 생겼는데, 크리스탈과 놋쇠 그리고 마호가니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되게 화려하지요?
이 궁전의 카페트들은 특별히 제작한 것들이고 많은 부분들에는 러시아에서 선물로 받은 150년 된 곰가죽으로 장식이 되어 있다고 해요.
참 ~ 이 궁의 내부에서는 절대로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래의 사진 몇 장은 궁전 홈페이지에서 빌려 온 것들이에요.
이 궁전의 건축 양식은 바로크, 로코코 그리고 클래식 후기의 스타일에 오토만의 고유 양식을 섞어서 만든 거라고 해요.
이 전의 궁전인 토카피 궁전은 순전히 오토만 스타일이었지만, 이 것은 장식도 그리고 스타일도 유럽식이 많이 가미되었지요.
손님이 오면 게스트 룸에서 기다리게 되지요.
이 궁에서 바다로 면한 방들은 고위직 관료들이 사용했고. 육지를 면한 방들은 그 밑의 사람들이 사용했다고 해요.
보시다 시피 이 방은 바로 바다를 면하고 있지요.
이 방은 의식이 있을 때 사용하던 방이라고 해요.
여기 있는 이 보헤미안 수정 샨들리에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큰 거라고 하네요.
이 것은 궁을 지을 때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로 준거라고 해요.
무게만도 4.5톤이고 램프만 750가 달려 있다고 하네요. 우와 ~~~~~
이 방은 외교관들이 모일 때 쓰는 방이었대요.
위를 올려다 보시면 저 누런 천정이 모두 순금이라는 거 아녜요. 그래서 24시간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가 봐요. ㅎㅎㅎ
이 궁전은 남자들만 허락된 곳과 여자들만 허락된 곳이 있는데, 왕의 여자들과 가족들이 살 던 곳을 하렘이라고 한답니다.
일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패망을 하게 되고 연합국의 통치하에 들어가자
자취권을 쟁취하겠다고 일어선 터키의 아버지, 영웅 그리고 초대 대통령인 아타 털크가 1938년 아침 9시 5분에 죽은 방과 침대에요.
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여름에만 이 궁궐에서 거주를 했다는데, 다른 방들에 비해서 소박한 느낌이 드는 방이더군요.
이 궁전의 모든 시계들은 아주 오랫동안 아타 털크가 죽은 시각인 9시 5분에 정지해 있답니다.
최근에 와서 다른 곳의 시계들은 다시 제기능을 발휘하게 되었지만, 이 방의 시계만은 여전히 9시 5분에 정지해 있대요.
아타 털크의 방에 비하면 다른 부분들은 진짜로 호화의 극치를 달리고 있더군요.
비록 아름답긴 하지만.... ㅠㅠ
이렇게 화려한 걸 보면서 은근히 분노가 치미는 걸 보면 난 역시 귀족의 피를 물려 받진 못했는가봐요.
지금도 그런 사람들 보면 화가 먼저 치미는 것만 봐도 그렇고.... ㅎㅎㅎ
이 궁는 1856년 부터 1924년까지 오토만 제국이 망할 때가지 6대의 왕들이 살았었는데,
그 후에는 이 궁궐의 소유권이 터키 공화국 유산국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해요.
하여간에 누렇게 보이는 건 다 금으로 보이더라구요. ㅎㅎㅎ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끝까지 다 왔네요.
이 문 위에 있는 스테인드 글래스는 안에서 열게 되어 있는 창문인데, 높이는 발 목 정도로 바닥에 바짝 붙어 있었어요.
바닷 바람을 바닥으로 들이기 위해서.
이 궁전을 지은 땅은 원래 18세가와 19세기에 귀족들의 여름 별장으로 쓰이던 궁들이 여기저기 있었던 곳이라고 해요.
그리고 18세기에는 왕족들을 위한 가든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구요.
이 궁궐의 돌마바체란 돌마 - 메운다는 뜻이고 바체 - 가든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곳곳에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었던 거 보면 해협에서 물놀이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이런 건물들이 해협을 따라서 쭉 한 참 늘어서 있어요.
나도 이 꼬마처럼 그 앞에 가서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 ㅎㅎㅎ
다시 한 번 궁전을 뒤돌아 보면서 시간 되게 많이 보냈네. ㅠㅠ
다시 또 들어 오던 문을 이번엔 표 없이 나갔지요. ㅎㅎㅎ
나가면서 눈에 띄는 탑의 모양이 정교해서 한 장 찍고...
다시 트램을 타고 내려 걸으면서 마치 터번을 쓴 거 같기도 하고 터키식 모자를 쓴거 같기도 한 동네에 있는 옛날 공동묘지를 돌아보고...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전통적인 식당의 내부도 한 장 찍고...
방에 들어와 창문을 여니 바로 밑에 관광객들이 앉아서 사진을 보고 하루를 정리하고 있네요.
이젠 나도 얼른 샤워하고 그래야 할까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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