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포로에서 호카이도 제일 북쪽의 땅끝 마을인 와카나이로 5시간의 기차여행이 시작된답니다.
어제 사포로에 도착해서 미국에서 미리 준비해 온 JR 패스를 기차표로 바꾸고 오늘 기차의 좌석을 예약했지요.
일주일 동안은 맘대로 기차를 탈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열심히 돌아 다니려구요.
빨리빨리 ~~ ㅎㅎㅎ
승차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기차에서 먹을 도시락(에끼벤)을 하나 사서 개찰구를 빠져 나갔어요.
이 도시락의 값은 950엔, 있는 동안 도시락을 많이 사서 먹었는데, 제일 고가의 것이었어요. ㅎㅎㅎ
이른 아침인데도 출근하는 사람들로 역은 붐비고 있더군요.
기차는 매끄럽게 역을 빠져 나가 눈밭으로 치달리기 시작했어요.
아예 눈 속에 푹 파묻힌 집들이나 축사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아마도 집 주인은 따뜻한 곳으로 피한을 간 모양이에요.
눈이 많이 오고 너무나 추워서 비닐 하우스도 경제적이거나 실질적이 못 되는지 모두 거두어둔 상태였어요.
봄이 오면 다시 옷으로 단장을 하겠지요.
어느 덧 기차는 두시간을 달렸고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도시락을 까먹을까나 ~~~~~~ ㅎㅎㅎ
우와 ~~ 푸짐하다 ~~
뚜껑의 주머니 속에는 물티슈에 수저 그리고 이쑤시개까지 들어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
젓가락을 뽑아 들고는 새우튀김부터 먹기 시작했지요.
음 ~~ 맛나다 ~~ ㅎㅎㅎ
도시락을 먹고 난 후부터는 와카나이에 도착할 때까지 꼬빡꼬빡 졸았답니다.
어젯밤 먹은 라면에 알러지가 생겨서 알러지 약을 먹은 탓이었지요. 시작부터 ~~ ㅠㅠ
이렇게 5시간을 달려 와카나이에 도착했어요.
제일 먼저 찾은 것이 화장실이었는데, 최신식으로 지어진 역사에 걸맞는 모습이었지요.
그럼 간단하게 와카나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넘어갈까요?
와카나이는 17세기에 원주민인 아이누족과의 교역을 위한 곳으로 시작된 마을이었다고 해요.
원래 아이누 족은 시베리아에서 건너온 민족으로 이 곳 토족으로 남쪽의 일본 민족과는 다르지요.
그렇게 시작된 마을이 현대식 도시로 발돋음하게 된 것은 1900년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 곳에 기차가 들어오게 된 것은 1926년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차 대전 패전과 함께 사할린이 구쏘련의 땅이 되면서 와카나이가 일본의 땅끝 마을이 되었고 그때부터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답니다.
그리고는 소비엣과의 냉전 때는 미군의 군사기지로 쓰였다고 해요.
그러나 냉전이 끝난 후인 1990년 대에는 사할린으로 가는 뱃길이 열리게 되고 러시아와의 교역으로 다시 활기를 띄게 되었답니다.
이 곳으로 사할린에서 바로 오는 비행편도 있어서 많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오고가고 하더군요.
역에서 보면 간판이 보이는 그러니까 약 5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오늘 머무를 호텔이에요.
그런데 역 밖으로 나오니 왠 바람이 그리도 부는지.... ㅠㅠ
눈이 안 와서 다행이긴 하지만, 겁나게 춥네 ~~~ ㅠㅠ
일본 내에 체인으로 운영되는 도미 인(Dormy Inn)인데, 가격은 일본의 물가를 생각한다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어요.
그리고 옥상에는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천연온천이 있다고 하니 나중에 방문을 해 봐야지요. ^+^
커텐을 걷으니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눈을 시원하게 하네요.
그러니까 저 바다가 베링해라고 해야 하나 오호츠크해라고 해야 하나 ~~ 잠시 생각을 했는데,
이 곳 사람들은 근처의 바다를 오호츠크해라고 부르더군요.
바다가 부른다 ~~ 나가보자 ~~
삽으로 눈을 치운다는 건 여기서는 상식이 아닌가봐요.
포크레인이 여기저기서 눈을 치우고 있더군요.
Breakwater Dome (港北防波堤ドーム)
특이한 모습으로 유명해진 방파제가 가장 먼저 간 곳이었어요.
지도에서 보면 스마일의 입부분에 근처에 해당하는 곳이겠지요.
이 곳은 바람이 너무 심해서 1930년도에 이렇게 방파제를 만들었는데 길이는 427미터이고 70개의 로마식 기둥이 받치고 있답니다.
높이는 13미터라고 해요.
겨울에는 이렇듯 버려진 듯 하지만, 여름에는 마켓이 서 사람들이 북적대고 바베큐 식당들과 가라오케까지 모두가 살아 움직이게 된답니다.
비록 시멘트라서 운치는 없지만, 곡선은 참으로 아름답더군요.
그래서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어 봤어요.
방파제의 곡선과 건너편에 있는 호텔 옥상의 곡선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그쵸?
방파제 옆으로는 길게 보통 방파제가 있는데 올라가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왠걸 ~~~
경치를 보고 감탄을 한 다음 걷기 시작했는데, 미끄러워서 몇 번을 넘어질 뻔하다가 난간을 부둥켜 잡고 엉금엉금 기었지요. ㅠㅠ
저 산에 올라가면 노천 온천에 기념탑을 구경할 수 있다는데, 지금은 가는 사람이 없어서 가는 길이 너무나 어렵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그냥 바다를 따라서 걸을 수 밖에요.
위의 스마일 지도에서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걷는데, 걷는 길도 없네요.
그냥 가끔씩 지나는 차하고 길을 같이 쓰는 수 밖에요.
지금은 고기잡이 배도 안 나가는지 참으로 쓸쓸해 보이네요.
둥둥 떠 있는 해초위에서 졸고 있는 갈매기는 안 추울까?
난 꽁꽁 싸매고도 추운데... ㅠㅠ
한참을 가다가 뒤돌아 보니 조금전에 갔던 방파제의 뒷모습이 오른쪽으로 보이네요.
겨울방학에 들어간 보트 두척...
여름에는 참으로 바쁘겠지요?
원래의 목적이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강한 바람에 미역을 말리고 있네요.
여긴 그나마 미역도 없고 까마귀만 외로이 ~~~
그런데 일본에서 까마귀를 참 많이 봤어요. 까치는 별로 못 본 거 같구요.
하늘을 나는 갈매기는 바람의 영향을 안 받는 모양이지요?
난 이리저리 밀려 다니는데... ㅠㅠ
눈발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니 너무나 춥네요. ㅠㅠ
그리고 배가 고파오고요.
식당같이 보이지도 않는 이런 건물이 식당인데, 반갑긴 하지만, 한 가지 큰 고민이 있어요.
이런 메뉴를 보고 무얼 먹을 것인가 결정을 내린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
뭐가 뭔지 알아야지요. ㅠㅠ
워쩐다 ~~
헤매다 보니 어느새 다운타운(?)으로 들어서게 되었어요.
가게들은 문만 열었지, 장사도 안 되는 가운데, 슈퍼 한 군데가 문을 열었더군요.
무얼 산다기 보다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들어섰지요.
그런데 ~~~
사람들이 자꾸 쳐다봐요. 왤까 ~~?
이런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나?
몇 걸음 옮기다 기둥에 걸린 거울을 보는 순간 ~~ 알았지요, 그 이유를.... ㅠㅠ
털모자쓰고 그 위에 후드 쓰고 또 그위에 머플러로 둘러 머리와 입을 가리고 바람을 막기 위해 썬글라스를 썼으니...
그 모습을 상상해 보셔요.
총만 들었으면 ~~~~~~ 하하하
슈퍼에서 과자 몇 가지와 스시 벤또를 사서 가방에 넣고는 일단 호텔로 가기로 했어요.
적어도 먹을 때는 따뜻해야 하겠기에.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본 절이 궁금해서 발길을 옮겼어요.
행사가 있었던 거 같은데 이미 끝난 뒤라서 안에는 못 들어가고 밖에서만 빙빙 돌았지요.
우리나라의 절에 있는 종각과는 조금 건축형식이 다르네요.
아마도 이 절을 창건했거나 아니면 무언가를 했거나.... 그런 사람의 동상인가봐요.
아 ~ 배가 고프다 ~~ ㅎㅎㅎ
일단 호텔에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탄 김에 꼭대기의 온천 구경이라도 하기로 했어요.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는 남탕이~~
그리고
안 쪽으로는 여탕이 있어요.
이따 밥먹고 느긋하게 한 번 오라와 봐야겠어요.
이 호텔에서는 손님들한테 이런 라면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지만, 어제 먹은 라면으로 생긴 알러지 때문에 난 사양하고.....
방으로 올라와 쇼핑백을 열었어요.
짠 ~~~~~~
이게 870엔을 주고 산 스시 도시락이었어요.
생각보다 아주 고급 생선들을 넣어서 만든 것이 아주 싱싱하고 좋았어요.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 보니 이런 정도라면 식당에서 보통 2,000엔 에서 3,000엔 을 호가하더군요.
값만 싼 것이 아니고 맛은 호카이도의 곳곳에서 먹어본 스시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3개 중에 하나랍니다.
나머지 두개는 아주 비싼 값이었지만요.
다음에는 온천의 여탕 실내를 구경 시켜드릴게요. ㅎㅎㅎ
그래도 되는 건가?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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