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가 654에이커(얼마만한 크기인지 전혀 상상이 안 되는...)에 달하는 휘롤리의 Filoli 저택을 지난 번에 구경하셨고
오늘은 저와 함께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나가 보시게 되겠어요.
저택의 옆문으로 나가면 원래는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알 수 없는 커다란 건물이 있어요.
아마도 온실이나 창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게 저의 짐작이랍니다.
지금은 기념품 가게로 쓰이고 있는데 많은 것들이 자연과 관계된 것들이었어요.
가게를 옆으로 돌아 정원으로 나가기 바로 전에 수탉 한 마리가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더군요.
닭의 입에 물이 차면 입을 열어 앞의 양동이에 물을 뱉어내는데 그 순간을 포착 못했어요.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넘으면 바로 태평양으로 가게 되는데.
여기서 서서 보니 마치 저 산까지 정원의 일부인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네요. 그쵸?
아직 철이 일러서인지 연꽃이 조금 밖에는 안 보였어요.
앞에 보이는 건물은 아마도 차를 마시거나 아니면 담소를 나누던 가든 하우스가 아닌가 하는데...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는 연못이 그리고 뒷쪽으로는 넓게 펼쳐진 잔디밭이 보이는 곳이에요.
조금 걷다가 나온 곳을 뒤돌아 보니 기념품가게의 탑이 보이네요.
이쪽으로 가면 장미정원이 있다는데 거긴 좀 있다 가기로 하고요.
우선 햇볕이 따가우니 수영장에 가서 눈으로라도 기분 좀 내봐야 겠어요.
가면서 옆을 보니 도대체 어디가 끝인지를 모르겠더군요.
밟기 미안하지만 밟아도 된다고 해서 잔디를 건너 수영장 쪽으로 향했어요.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 ~~ 하여간에 좋네요.
수영장 끝에 와서 오던 길을 다시 뒤돌아 봤어요.
100년전에 만들어진 이 수영장은 모든 것이 현대의 수영장과 비교해도 하나도 손색이 없게 설치되어 있더군요.
물 귀한 캘리포니아에서 100년전에 수영장이라 ~ 진짜 왠만한 부자가 아니면 상상도 못 햇을거에요.
햇빛을 받아 일렁이는 물이 환상적이라서 한장 찍다가 어지러워 하마터면 풍덩할 뻔 했지요. ㅎㅎㅎ
한 쪽에 있는 그늘에서 잠깐 쉬며 물 한 잔 마시고.
물 이외에는 어디에서도 먹는 거 마시는 게 허락이 안 되니까요.
이제 여기서 옆으로 빠져서 장미 정원으로 가려고 해요.
나무에 낀 이끼를 타고 올라가는 꽃이 예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어요.
장미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인데 이 문을 지나면서 진짜 에덴의 동산으로 들어가는 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원을 에덴이라고 말들 한다니까요.
어떤 부분은 영국의 정원을 본딴 거 같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서 명상에 잠기면 시상이 저절로 떠오를 거 같더군요.
옛날에 주인이 가꿔 놓은 정원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네요.
장미정원의 입구인데, 들어서자 마자 온 천지에 퍼져 있는 장미 향기가 기분을 너무나 좋게 하더군요.
요즘의 장미는 여러가지로 개량한 품종이 되어서 질병에 강하고 꽃은 이뻐도 향기가 없거나 아주 약한게 대부분인데
이 곳의 장미들은 개량종이 아닌 옛날부터 있던 것들이라서 그런지 진한 향기가 옛날에 맡던 그런 장미향기였어요.
장미 정원에서 잠시 옆길로 새어 산쪽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 아까 봤던 가든 하우스의 뒷쪽이 보이네요.
저기 앉아 아침 해를 받으면서 커피 한 잔 들고 밖을 내다보고 앉아 있으면 그냥 그게 천국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그런가요?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이 쪽에는 모두가 유실수 종류들로 채워져 있더군요.
그러니까 과수원이라고 해야 하겟지요? ㅎㅎㅎ
사과가 익어가고 있고
배도 영글어 가고 있었어요.
옛날에 읽었던 앙드레 지드의 소설 좁은 문을 연상하게 하는 작은 문을 지나 밖으로 나오니 거긴 바로 산의 발치 부분이더군요.
그리고 거기에는 야외 공연장이 있었어요.
이런 울창한 숲이 저택의 일부분이라니...되게 ~ 좋았겠다 ~~ ㅎㅎㅎ
아까 나갔던 문에서 조금 떨어진 또 다른 작은 문으로 다시 정원으로 들어오니 제일 먼저 수국이 반겨 주네요.
고개를 돌리니 다시 저택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는데, 이런 부분까지 다 유지하려면
20불의 입장료가 비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장미정원으로 들어오니 은은한 장미 향기에 그냥 행복감에 젖어 들게 되대요.
거기에 눈까지 즐거우니....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 그냥 행복한 거지요. ^+^
아직 꽃도 피지 않았고 또 인공적이긴 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미 정원을 지나가면 농원이 나와요.
거기에서는 많은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었지요.
이 곳은 또 아이들의 체험실습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아직 여름도 안 됐는데 가을 기분이 나네요. ㅎㅎㅎ
모두들 장미넝쿨 밑에 앉아 사진들을 찍더만 ~~
혼자 앉기도 그렇고...
나는 빈의자 ~~~~~~ ㅎㅎㅎ
코를 바짝 대고는 킁킁 ~~ 아 ~ 너무나 좋다 ~~~ 천국같은 향기 ~~~
으아 ~~ 벌이다 ~~~
이렇게 욕심없는 어느 부자의 배려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을 두고두고 행복하게 해 주고 잇다는 것이 참으로 흐뭇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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