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그네님의 발자취

비 오는 날 뭐 하닝?

doggya 2015. 7. 13. 14:12

 주말에 염소탕을 먹으로 가자는 말에

 "웬 염소탕?"

 "네 생일이라 아부지가 사준대" 하는 뜬금없는 엄마 말에

'요즘 내 얼굴이 피곤해 보이나? 아님 엄마가 드시고 싶은가?' 하며 마지못해 그러자고 했다.

 생일은 아직인데.....

그렇게 먹은 염소탕이 엄마랑 먹은 마지막 식사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 쯤 일이다.

 

오늘은 작정하고 엄마한테 가기로 했다.

내 식으로 나답게...

남산을 타고 가기로 했다.

 

남산 진입로 빈밭에 소리쟁이는 벌써 씨앗을 맺고 계란꽃(개망초)는 흩으러지게 피었다.

비가 후두둑~

사람들이 서둘러 내려오지만 난 작정하고 갔으니 부러라도 여유를 부려 보려 한다.

화장실에 가니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 나오나

으~~냄새~~~ㅠ.ㅠ

누리장 나무는 꽃을 맺었다.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눈을 호강시키는 누리장나무에서 냄새가 난다고???

뱀무

 

사진을 찍다보니 너무 어두워~~

카메라를 만지작 만지작~

똑딱이로 조정을 해? 걍~ 자동으로 놓고 찍는 거 아닌감? ㅎㅎ

 한결 밝아진 사진.

이 느티나무가 금봉산의 성황당 나무다.

나 그네 맘대로....ㅎㅎ

약수터에 갔으나....

수질 적합, 부적합...이 안 쓰여있네.

검사해서 항목과 수치만 드르륵~ 적어놨는데....어쩌라고?

'마셔? 말어.'

걍~~패스하고 다시 오름질.

물 먹은 고추나물꽃

버섯의 계절이로군

이 계단이 121계단 이던가?

암튼 여기를 오르면 깔닥고개

오르며 뒤돌아 서서 본 풍경.

깔닥고개에 오르니 바람이 아우성이다.

'잘 왔어, 잘 왔어'

 나뭇잎들이 손들어 환영한다.

나 그네의 착각...^^

비 와도 조망은 좋은 날이다.

 

초록별에 온 것 같다.

입구에서 만난 분이 저만치 가네...

싸리 버섯

딱 한 송이 본 나리꽃

까치수염

비오는 날은 싱그러운 숲으로~~

금봉산 따알기~~^^

이 쪽으로 안 갈 거 같아서....

 

올해 처음 만난 수국.

지난 번 개님들과의 산책 때는 안 피었었다.

인증샷~~

패랭이꽃

금수산 어딨어? 소백산은?

월악 영봉이 손짓하네...^^

튼실한 소나무.

내려가는 길

성벽 끝 나무 한그루는 진달래 나무다.

올해는 꽃을 못 봤지만...

산수국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다.

성벽 밑에 핀 산수국

영지 버섯

노란 물레나물.

찍사 기질이 엹어진 듯....

멀리서 대충 찍다.

조록싸리가 다다다다~ 피어 있었다.

뱀무꽃 

비 맞고 둔해진 잠자리.

순전히 비 덕에 찍은거다. ㅎㅎ

박샌가? 000 난 인가?

고삼꽃

숲의 청소부라는 버섯.

죽은 나무를 분해 중...

이끼랑 나무랑 덩굴 식물이랑....

00 버섯

산행을 하는 중에 빗방울 연주회에 맞춰 탭댄스도 추고 왈츠도 추고...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타악기 못지 않게 생동감이 있다.

??

이제 이 길을 걸어 엄마한테 간다.

우산은 접고 고어텍스 재킷에 방수 모자를 쓰니 빗방울이 모자 챙에서 뚝뚝~떨어진다.

신발은 물을 흠뻑 먹은지 오래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오로지 엄마만 생각하며 한 산행.

난 아직도 엄마한테 할 말이 많은 가 보다.

집에 갈 때는 계명산을 탈까?

 

비 맞으며 가면 우리 엄마는 사서 고생을 하냐고 나무라실까?

오느라 고생했다고 하실까?

 

비에 젖은 생쥐 꼴로  참외 한개, 자두 한 개 엄마 앞에 놓았다가 내가 다 먹고....

얼마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조카도 찾아 보고,

 엄마보다 일년 전에 사고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세상에서 가장 예뻤던 꼬마도 찾아 보고...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건 몇 시간 내에 희노애락을 다 경험하는 것이다.

곧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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