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나뭇잎들은 벌써 노랗게 물들었다가 바닥에 딩굴고 있고
붉은 단풍은 아직 좀 더 몸을 불태우려고 기다리고 있지만
날씨는 확실히 가을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다른 어느 해 보다도 날씨 때문에 모종 값도 안 빠지는 밑지는 장사를 한 농사였지만
이젠 가을 걷이를 할 때가 되었나 봐요. 아쉽지만...
올해는 유난히 고추농사가 아주 잘 되었어요.
생전 식품점 진열대가 아닌 밭에서 붉은 고추를 따 본 적이 없어서 따야 되나 말아야 되나 ~~ 갸우뚱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는 빨갛게 물든 고추가 나 여기 있소 ~ 하고 눈짓을 하네요.
이건 따도 되겠지요?
고추가 좀 모이면 고추가루나 만들어 볼까 하고 있어요. ㅎㅎㅎ
고춧잎은 따서 말렸다가 나중에 무쳐 먹으려고요. 꿈도 크지요? ㅎㅎㅎ
여름동안 신나게 깻잎 따서 먹었는데 가을이 되니 꽃이 피네요.
예쁘기도 해라 ~~
요즘은 벌에 쏘일까봐 깻잎 근처에도 못 간답니다.
벌이 이렇게 많은 거 보면 청정지역인 것만은 틀림이 없겠지요?
들깨는 털어서 전에 한국에서 먹어 본 들깨 국수를 해 먹을까 하고 벼르고 있답니다.
예쁘게 입을 오므린 호박꽃을 열어 보니 그 안에 아직도 반딧불이 있더라구요.
여름 지나고 없어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익지 않는 토마토는 걷어 버리고 밭을 다시 일구고 적은 양이지만 가을 걷이를 하고 있어요.
에고 ~~ 허리야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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