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수채화로 그린 그리움

부평초

doggya 2007. 2. 21. 02:40

 


 



부평초 / 조이랑


어디서부터가 시작이었는지 알 수도 없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볼 수도 없는
기나 긴 시간의 물결 속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밀려다니던
그대와 나
우연히 어깨 부딪쳐
어디에도 내리지 못하던 허허한 뿌리
칭칭 엉켜버리고 말았군요
이제는 풀 수도 없고
떨어질 수도 없이

하나가 되어버린 그대와 나의 영혼
풀려고 하지 말아요
그냥 그렇게 하나 되어
함께 흘러 흘러 가자고요

어느 날 우연히
물가 언덕에 다다르면
기슭에 뿌리내리고 줄기 뻗어
줄기마다 싱그런 잎을 내고
사이사이 향기로운 꽃을 피워
벌 나비를 불러 모아요
우리 그렇게 살다가
다시 물결따라 떠내려 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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