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번이 벌써 하와이 여행기 다섯번째가 되네요.
혹시 이 여행기를 처음보시는 분들께서는 카우와이섬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지도가 하와이의 카우와이섬 - 커피 좋아하시면 오셔요 ~~ 에 있으니 참고로 하세요.
오늘은 하와이의 하늘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볼까요?
하늘이 다 똑같지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하와이중에서도 이 카우와이섬의 한 해안(Waimea beach)은 세계에서 몇 군데 안 되는 Moonbow, 다시 말하면 해가 뜨면 나타나는 레인보우(무지개)가 아니고 달이 뜨면 나타나는 달의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그래서 기대를 참 많이 걸고는 해 질때만 되면 바닷가로 달려 나갔었지요.
그 덕분에 태평양으로 지는 아름다운 노을을 몇군데 해안에서 보고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답니다.
이건 하와이의 자동차 번호판이예요. 무지개가 그려져 있지요.
미국에서는 각 주마다 자기 주를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한 도안을 번호판에 그려 넣는데, 왜 하와이는 아무데서나 볼 수있는 흔한 무지개를 넣었을까 하고 의아해 했지요.
그런데 카우와이섬에 있으면서 전에 가 봤던 하와이의 다른 섬들하고는 달리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몇개씩의 무지개를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보면서 그 이유를 알았지요.
비가 자주 오다가 금방 그치고 또 해가 강하게 비추기 때문에 무지개가 정말로 흔한 곳이었어요.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보아 왔던 무지개의 숫자보다 더 많은 걸 이번 여행에서 본 것 같았거든요.
지는 해를 바라보고 서 있다가 잠깐 뒤돌아 섰는데, 하늘에 둥그렇게 걸린 무지개를 보고는 해가 지는 것도 외면한 채 사라질때까지 바라보고 있었지요.
이렇게 완전한 반원의 무지개는 보기가 그렇게 흔하지 않잖아요.
아마도 이런 걸 많이 볼 수 있어서 위의 번호판에 반원의 무지개를 그려 넣었는가봐요.
위의 무지개가 사라지고 지는 해를 보려고 돌아 서려는데, 조금 옆에 이렇게 쌍무지개가 떠 있는 거였어요. 아마도 해가 낮아 지면서 나타나는 무지개의 방향이 달라 졌던가봐요.
쌍무지개는 행운의 상징이라고 하지요?
여러분들께 저의 행운을 나눠 드릴께요. ^_^
이젠 무지개도 사라지고, 해는 점점 밑으로 내려가 바다 속으로 갈아 앉아 가고 있었어요.
막 바다로 떨어지는 해는 해라기 보다는 구름에 가리운 달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어요.
구름을 조금씩 벗어나는 해가 바다위로 낮아지고.....
떨어지는 해를 쫓아 가기라도 하는 듯, 자동차 한대가 해를 향해 달려 가고 있더군요. 그리고 바다에는...
노을을 구경하러 바다에 나간 유람선이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는 것이 참 환상적으로 보이더군요. 아마도 배에 타고 있으면 이런 광경은 보지 못 할거라고 생각하니까, 돈 안내고 더 멋있는 광경을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더 좋더군요.
자동차는 해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린 해가 남기고 간 여운을 아쉬워하며 회항하고 있는 배가 마치 불속을 향해 떠 가는 것 같은 착각을 받았지요.
이렇게 해가 넘어가고 나면 바로 뜨는 달빛에 달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 빙빙 돌면서 찾았어요.
그때 멀리 있는 산에서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불기둥같은 무지개가 솟아 오르는 게 보였지요.
어 ~~ 달 무지개?
안타깝게도 아직 햇빛이 남아 있어서 생긴 해무지개였어요. ㅠㅠ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내일을 기약하고 돌아서는데 웅덩이에 비친 노을빛 고운색이 대신 위로를 해 주더군요.
그래 내일 또 나오자 ~~~
다음날도 서둘러 낮에 돌아 볼 곳을 다 보고 일찌감치 해 지는 바닷가를 향해서 떠났지요.
그런데.....
호텔을 나오면서 앞 산을 보니 달무지개는 커녕 해지는 거 조차도 볼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산을 감싸 안은 구름이 무섭게 까지 보이더군요.
에이 ~~ 그래도 이왕 길을 나선건데 가 보자....
호텔이 있는 동쪽 해안을 돌아 항상 날씨가 좋다는 남쪽 해안을 끼고 달리기 시작하자,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무지개가 희망을 주었지요.
오늘은 ~~~~
해변에 도착해 파도 소리 들으며 모래위에 자리 잡고 앉으니 해는 수줍은 듯 구름속에 숨어 있네요.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듯 구름사이를 미끄러지듯 스치며 지나는 해가 만드는 광경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어요. 이때는 달무지개같은 건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있었지요.
마치 할로윈에 가장 무도회에 참석한 거 처럼 구름으로 가면을 쓴 햇님이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더군요.
멀리서 보이는 석양은 마치 용이 여의주를 물은 듯, 구름에 가려진 해가 불을 뿜고 있네요.
넘어가려는 해를 놓치 않겠다고 붙잡고 있는 것 처럼 구름은 가지 말라고 매달리며 햇님의 길을 막는 것 같았고......
햇님은 구름을 놀리 듯 아니면 애무하듯.... 구름은 햇님을 안았다 놓았다를 되풀이 하네요.
어느 듯 햇님과 구름은 하나가 되었지만, 이젠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할 때가 됐는가봐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해는 떨어져 가고 있었고.....
이름 모를 물새 두마리가 나와 함께 작별을 고하는 햇님을 아쉽게 배웅하고 있었어요.
이미 해는 떨어지고, 달무지개를 찾아서 헤매는 길에 해변에 있는 공원의 어둠이 깃든 실루엣이 아주 환상적으로 보이더군요.
이렇게 해는 넘어가 버렸지만, 하늘에는 붉은 노을의 잔재뿐 ... 아무리 둘러 보아도 달무지개는 없었어요.
너무나도 섭섭한 마음에 현지인들에게도 물어 봤지만, 달무지개는 너무나 희귀하고 또 달빛이 해보다 빛이 약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있어도 잘 인식을 못 할 정도로 색이 약하다고 위로를 해 주대요. ㅠㅠ
아쉬운 마음으로 호텔로 돌아 오는 허탈한 심정을 하늘에 달무리를 그리며 떠 있는 달님한테 하소연이라도 해 볼까나?
이 날의 달무리는 주위에 무지개색 비슷한 테두리를 두르고 있어서 마치 무지개를 보는 듯 마음의 위로를 삼았지요.
결국 있는 동안 한번도 달 무지개는 못 보았답니다.
언젠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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