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수채화로 그린 그리움

나를 슬프게 하는 것

doggya 2007. 6. 24. 07:03

 

나를 슬프게 하는 것 / 조이랑

 

 

만약에 내가

당신을 몰랐더라면

당신을 모른 채로 살고 있었다면

이 세상은 어떠했을까

 

아직도

파란 하늘에 구름은 흘러가고

따뜻한 햇볕 아래 들꽃은 계속 피고 있었을까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싱그럽고

이슬 또한 눈부신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을까

눈이 시리도록 하얀 눈이 겨울을 장식하고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소나기는 아직도 내리고 있었을까

 

만약에 당신이 어느 날

다시 또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도 없이

내 곁에서 떠나 버리게 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아직도

산 위에 걸린 아침해는 세상에 희망을 주고

연인들은 반짝이는 별빛을 보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을까

매일 굴뚝에 앉아 예쁘게 울던 새는 계속 그 자리를 찾아오고

꽃들은 잊지 않고 계절 따라 피고 지고 있을까

벌 나비들은 여전히 꽃 속에 얼굴 파묻고

사랑의 전령사 노릇을 하고 있을까

 

내가 당신을 몰랐었다 해도

당신이 날 영원히 떠나 버린다 해도

이 세상에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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