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그네님의 발자취

새해 첫 날 금봉산에 뜬 해.

doggya 2008. 1. 2. 15:25

해맞이 가는 산악회가 없어서 집 옆 금봉산에 가기로 했다.

산 옆에 산다는 건 축복 받은 거다. ㅋㅋ

6시 기상.

6시 30분에 출발해서 헉헉대고 깔딱고개(깔딱 깔딱 숨이 찬다더니 정말 그렇다.)를 넘어 남산성으로 진군~

어두워 랜턴은 밝혔지만 눈은 없넹~(아이젠 꺼낼 필요 없겠다.^^)

7시 20분까지는 정상에 닿아야 되는데.....

깔딱고개에서 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길은 바람이 제법 세다.

정상에 오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완전무장을 해서 누가 누구인지 하나도 모르겠당.

가끔 빠끔 나가는 산악회에서 온다고 했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카메라가 눈을 감고 뜨지 않네.

휴우~

(밧데리가 다 닳은 거 같다고 바꾸라고 했건만.....)

'혹시 언 건 아닐까'

파카 속 겨드랑이에 끼웠다가 켜도 여전히....툴툴툴....ㅠ.ㅠ

내편이에게 짜증이 확 솟는데....걍~ 참았다.

새해 첫 날이니까.

요런 것까지 화를 낸다면 그야말로 우리집이 냉전지대일테니까.....

내편이가 건네 준 커피를 마시고나니 하늘이 붉으래해진다.

'와아~ 정말, 엄청, 많이, 굉장히 아름답다!'

다시 카메라를~~~역시나 안 되네.

'그래, 오늘은 생생하게 눈에 담자. 우와와~~~~~'

용암 분출하는 것처럼, 용광로에세 막 뿜어져 나오는 불꽃처럼, 벤 살에서 배어나는 필물처럼...

붉디 붉은 해가 솟았다.

 

 

 반짝 반짝 빛나는 물이 바로 충주호지요.^^

 

 해가 삐죽 나오는 곳이 문수봉, 앞에 누운 얼굴 코 부분 같은 게 월악 영봉입니다.

 (산악회 회원이 찍은 사진을 얻어 왔음)

넋을 놓고 해를 바라보다 발 길을 돌렸다.

내편이가 사람들 가거든 가자며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로 올라갔다.

난 장감을 두 켤레나 끼고도 손이 시리다고 했더니, 자기 장갑을 벗어준다.

'화 안 내길 잘했지. 누가 나한테 장갑을 벗어주겠어.'

내 엉성한 장갑을 건네 주고 내편이 장갑을 꼈다.

따뜻하다아~~~~

금빛 햇살을 받으며 하산.

집에 오자마자 만들어 둔 만두속으로 만두를 빚어 떡만두국을 끓였다.

아침 준비를 하는 동안

내편이는 청소를 하고

작은 아들놈은 늘어져 잤다.

아침을 차려 놓으니 도장에서 합숙 중인 큰아들 놈이 생각나네.

(엉터리 엄만데 이럴 땐 안 보이는 아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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