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별똥별

doggya 2009. 3. 29. 02:43

별똥별 / 조세핀 김


 어둠 속에 홀로 있는 공원벤치 

저 만치 찰랑찰랑 흔들리는 연못의 물도
깊숙히 연못 바닥에 갈아앉은 별들도
흔들리는 물결에 쪼개진 달조차도
스쳐 지나는 바람과 밀어를 속삭이지만
나는 바람의 언어를 잊은 지 오래다

구름에 걸친 달빛 아래
나뭇잎을 애무하는 초가을 바람도
조심스런 고양이 발자국 소리조차도
고요를 깨는 어둠 속에서
가물가물 아이의 울음소리만이
세상이 살아 있는 걸 느끼게 한다.

조이는 듯 엄습해 오는 외로움
어둠을 헤치며 걸어봐도
곁을 스치는 사람에게 나는 투명인간인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에
나는 튕겨져나간 톱니인가
산들바람에라도 금방 쏟아져 버릴 듯 한 
수 많은 별 중에

유성 되어 이곳에 떨어져 버린

나는 별똥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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