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가슴에 난 길

doggya 2010. 1. 30. 05:58


가슴에 난 길 / 조세핀 김


뜨거운 포옹과 달콤한 입맞춤으로
사랑을 주었던 그대
한 켜 그리움을 남긴 채
아무도 걷지 않는 길 하나 내 가슴에 내 놓고
그 길 따라 떠나 가버렸습니다

이제 홀로
그대 떠나버린 빈 섬에 남아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에
허공을 떠도는 그대의 눈망울을 쫓으며
많은 밤을 그렇게 지새웁니다

그대에게 주지 못했던 시간들
표현하지 못 했던 감정들
처음 스쳤던 그 눈빛으로 덮어 줄 수 있다면
사랑의 불씨 혼자 지키며
그대가 나를 그리워 했던 거 보다 더 많이
그대를 그리며 지내렵니다
그 길 따라 다시 오실 때까지

 



위의 시는 아띠문학 아카데미 (http://cafe.daum.net/munhaksanchek) 의 카페지기이시며,

아띠문학 발행인이신 유병권님께서 함께 나눠주신 아래의 시에 대한 답시입니다.

 

 

처음 설레던 눈빛으로 / 유병권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동안에
나도 그만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한때 우리는 뜨겁게 포옹도 했고
달콤한 키스도 나누었습니다

왜인지는 몰라도
그대는 사람들이 밟고 다닌
이지러진 길 밖의 소북한 새길을 따라
떠나갔습니다.

이제 나는 빈 섬에서
그 옛날 그대가 나를
그렸던 시간 보다 더 
그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대의
눈망울을 그리다 보면
괜스레 울컥하기도 하고
밤새 눈가가 쓰리우고
그걸 애써 지우는 사이
하얀 먼동이 터옵니다

그간 움츠려
베풀치 못한 시간들

처음 스쳤던 눈빛으로
덮어주신다면

아직도 내 가슴 속에
웅크리고 있는 불씨
빈 섬에서 홀로 지피며
그렇게 살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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