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말하고 싶은 것

doggya 2010. 7. 17. 10:52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말하고 싶은 것

 

 

 

           옛날 영화 이야기입니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

그러면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대답하지요.

"동감이야."

여자가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서운해하면, 그는 사

랑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은근슬쩍 넘어가지요.

그후 남자는 사고를 당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제야 그는

가슴 깊이 후회하지요. 살아 있을 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

한 것을.

그는 왜 사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엄마에게 자기 상태를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입니

다. 아이가 말을 하게 되면 아프다고, 배고프다고, 혹은 사

랑한다고 직접 얘기할 수 있지요. 우리는 말을 배운 지 아주

오래되었는데도 사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지. 굳이 말로 해야 하느냐고요.

영화가 끝나갈 즈음 남자는 갖은 노력 끝에 여자 앞에 나타

납니다. 물론 살아 있는 육체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요. 그

는 여자에게 단 한마디만 전하고 빛이 되어 흩어집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

한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를 떠올리면 차가운

얼음을 맨 손으로 만지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스산해집니다.

단 한 번도 내 눈을 보며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연애를 하는 동안 내내 나 혼자만 사랑에 빠졌다는 좌절감을

느끼게 했지요. 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 역시 영화 주인공처럼 대답했습니다. 내가 당신 곁에 있

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사랑을 말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말이에요.

마침내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사랑의 결핍은 재앙을 부르게

마련이니까요. 암컷 비둘기는 수컷 비둘기보다 빨리 죽는다

고 합니다. 암컷은 수컷에게 몹시 헌신적이라고 해요. 그런

데 그것이 독이 되어 스스로를 죽입니다. 사랑받고 싶은 욕

구를 채우지 못하니 스트레스를 받아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의 사랑도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냉정한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꼭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나와 헤어진 다음날, 그 사람이  출근하려고 탄 지하철이 갑

자기 멈추었답니다. 무슨 일인가 했는데, 어떤 여자가 철로

로 뛰어들었다는 거예요. 큰 소동이 벌어졌고 한동안 그 사

람은 지하철 안에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내가 물었습니다. 내게 마지막

으로 할 말이 그것이냐고요. 어쩌면 코앞에 닥친 이별을 보면

서도 나는 끝까지 그에게 사랑을 구걸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그가 힘겹게 말을 이었어요.

"내가 당신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꼭 해주

고 싶었어요. 죽으면 다 소용이 없으니까요."

지금 사랑에 빠진 사람이든,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이든 내

일은 알 수 없습니다. 오늘 사랑한다고 말했던 이가 내일 차

갑게 돌아설지 모르고, 어제까지 나를 거부했던 사람이 내일

은 두 손을 내밀지 모르지요.

그러므로 오늘 말하세요.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다고. 살아 있는 날 동안 당신만 사랑하겠다고

이에요.

왜 말하지 못하나요?

우리는 이렇게 살아 있는데. 연인에게 마음껏 표현하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내일은 늦어요.

내일도 해가 뜬다는 말을 믿지 마세요.

지금 말하세요. 사랑한다고.

당장 전하세요. 당신의 마음을.

 

 

출처 : 당신이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이삭 지음)

 

 

            첨부파일 더원_사랑아_Gm[MR].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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