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꿀물
중상은 악인이 죄 없는 사람을 처형할 때 사용하는 도구다.
- 제레미 테일러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귀
가를 하던 한 청년에게 사탄이 찾아왔습니다. 사탄은 자신이 들고온
열 개이 병을 내보이며 청년에게 게임을 하자고 말했습니다.
"이 열 개의 병 중에 단 한 개에만 독약이 들어 있고 나머지 아홉
개의 병에는 달콤한 꿀이 들어 있지. 만약에 자네가 꿀이 들어 있는
병을 고른다면 엄청난 돈을 주겠네. 자, 한번 골라보게나."
청년은 고민하다가 한 병을 골라 마셨습니다.그러자 달디단 꿀물
이 목을 타고 들어왔습니다.
"와, 살았다! 자, 어서 약속한 돈을 주고 썩 꺼져버려!"
의기양양한 청년에게 사탄은 약속대로 엄청난 돈을 주며 말했습
니다.
"언제라도 돈이 필요할 때 날 찾아오게나, 다음엔 돈을 곱으로 줄
테니."
청년은 많은 돈을 쉽게 번 후부터 생활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다
니던 직장도 그만두었고, 술과 도박에 깊이 빠져버렸습니다. 술 때
문에 건강도 극도로 나빠진 상태였고, 더 이상 직장을 구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점점 나이만 먹어갔습니다. 돈이 필요할 때는 스스럼
없이 사탄을 찾아가 게임을 하고 돈을 가져왔습니다.
어느덧 청년은 노인이 되었고 이제 남은 병은 두 개뿐이었습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남은 두 개의 병 중에서 하나를 골랐습
니다. 그리고 단숨에 들이켰습니다. 꿀물이었습니다.
"내가 이겼어! 마지막까지 내가 이긴 거야. 자, 돈을 줘. 어서 돈을
달라고!"
기뻐하는 그의 모습을 비웃으며 지켜보던 사탄은 마지막 남은 병
을 자신이 들이켰습니다.
"자, 이래도 네가 이겼다고 생각해? 애초에 독약이란 것은 있지도
않았어. 하지만 너는 독약으로 인해 이미 죽어가고 있어. 내가 준 돈
으로 네 인생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졌다고! 하하하! 나는
돈으로 네 인생을 산 거야."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세요. 돈과 쾌락으로 흐트러진 그대를 가장
좋은 먹잇감으로 삼고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을지 모르니······.그 유
혹은 언제나 한꺼번에 그대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지극히 조금씩 그
대를 갉아먹고 있기에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세요.
출처 : 행복 정거장(박성철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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