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일을 보낼 이 곳은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국립공원인 테렐지산이라고 해요.
날 좋을 때는 아스팔트길로 약 2시간이면 가고.
저처럼 날 안 좋을 때는 반나절이 걸리는 곳이지요.
이 곳이 국립공원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 1960년이고 완전한 국립공원으로 면모를 갖추고 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1994년이라고 해요.
이 곳은 평균 고도가 1600 미터이고 젤 높은 봉은 2900 미터정도 된다고 히네요.
여기서 북쪽으로 들어가 칸 켄티산악지대로 가면 징기스칸의 줄생지가 나온다고 하는데,
힘들여 갈만한 가치는 없다고 하대요. 아무 것도 없대요.
가이드와 동네 할머니는 물 길러 가고, 요리사는 저녁 준비하고 있는 사이에
내 텐트의 난로에 불을 지펴 놓고는 잠시 뒷동산에 올라 마을을 돌아 보기로 하고..
눈에 빠지면 엉금엉금 기어 올라 갔어요. 내려 갈 일이 걱정이긴 하지만...
동산에 올라가 동네를 내려다 보니 자그마한 동네에 건너 산 쪽으로 관광객 텐트들이 즐비한 게 보이네요.
사진에는 눈과 텐트의 색이 같아서 잘 안 보이지만..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건 전에도 말씀 드렸던 어와.
여기도 예외없이 파란 실크를 많이 묶어 놓은 걸 보면 행복과 행운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공통된 거 같지요?
더 오래 명상에라도 잠기고 싶었지만, 앉을 곳도 없고, 바람은 너무나 세게 불어 올라 가던 곳과 반대쪽으로 내려 왓지요.
어딜 둘러보니 눈에 덮인 풍경뿐....
벌써 여름집으로 이사를 했는지 마굿간이 텅 비어 있네요.
두리번 두리번 하는데, 아까 물길러 갔던 할머니가 말을 데릴러 간다고 같이 가겠냐고 하더군요.
그러마고 뒤를 따랐지요.
저 멀리 나무 옆에 말이 한 마리 있지요?
난 또 많은 줄 알고 카우보이를 연상했더니 겨우 한 마리잖아 ~~ ㅎㅎㅎ
이 말은 이 할머니집에서 마차를 끄는 말인데, 낮에는 이렇게 혼자서 풀을 뜯어 먹게 놔두고 저녁에는 데리러 온대요.
그래서 그런지 이 말도 발이 묶여 있네요.
발에 묶은 줄을 풀러주고...
다정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말을 따라 그 할머니 집에 들어가니 아니 ~~ 저 귀신 같은 게 뭐야~~
지금까지 멀리서만 보았던 야크였어요. ㅎㅎㅎ
이 할머니 집에서는 야크를 많이 키우고 있더군요.
야크는 고기도 먹고, 우유도 먹고.. 그런데 어느 짐승의 우유보다 야크 우유는 기름기가 많다고 해요.
또 털 깍아 섬유 짜고.
그러고 보니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짐승이네요.
마굿간 담은 이렇게 똥으로 메대기를 쳐 놓아서 손을 데려다 기겁을 했지요.
아직 젖어 있었거든요. 눈 때문에.. ㅎㅎㅎ
텐트에 돌아 오니 불씨만 남고 장작이 다 타버려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다시 피웠어요.
옛날 시골 집 아궁이에 불 지피는 생각이 나대요. ㅎㅎㅎ
간범에 장작을 난로에 왕창 넣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어찌나 추운지 잠이 일찍 깨었어요.
불을 지피다 보니 서툴러서 그런지 온 텐트가 연기로 꽉 차 ~~ ㅠㅠ
잠시 밖에 나갓더니 해가 막 떠오르고 있엇네요.
오늘은 가까운 산으로 하이킹을 갈 예정이에요.
아침을 일찍 먹고는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가이드가 설겆이를 하네요.
저 조그만 냄비 같은 거에다 반도 안 되는 물을 붓고는 거기다 모든 걸 다 씻는 거에요.
그리고 물에서 나오면 마름 수건으로 닦는 것이 설겆이 끝.
수건은 항상 벽에 걸어 놓고 쓰니...... 눈을 감는 것이 상책 ~ ㅠㅠ
진짜로 물이 귀하지요?
잠깐 먼저 나와 바람을 쐬고 있는데, 머리 위로 독수리가 날아가네요.
저 독수리는 몽고의 서쪽 카삭스 사람들이 길을 들여서 사냥할 때 쓰는 거대한 몸집의 독수리에요.
허지만 몽골 사람들은 그런 사냥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눈 때문에 어떨지 모르지만, 하여간 일단 길을 나서기로 했지요.
옆으로 지나가는 관광객을 위한 캠프들은 지금 이 계절에는 텅텅 비어 있지요.
아니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어요.
우리가 타고 간 차로는 이 물을 건널 수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도움을 기다린다는 거였지요.
와 ~~ 백마 탄 기사님이 나타났다 ~~~
가만 ~ 근대 가까이 온 걸 보니 백마가 아니네요.
에이 ~~ 그래도 ~~
나를 젤 먼저 태워 강 건너에 내려 놓고 그 다음 사람을 태우러 가는데....
뒷 모습을 보니 꼬리가 하얗네요. 그렇담 백마라고 해도 되나 ~~ ㅎㅎㅎ
다음으로 요리사가 오고...
그러고 보니 다리도 하얗네요..
걍 백마라고 우길래요.
그리고 뒤에 탄 사람은 왕자님이고 ~~~ ㅎㅎㅎ
마지막으로 백마 탄 왕자님(계속 그렇게 우길거에요... ㅎㅎㅎ)이 가이드를 태우러 가네요.
이 곳이 바로 백마의 왕자님 집이에요. 여름집이래요.
겨울 동안은 바람이 덜 불고 덜 추운 곳에 있다가 봄이 되면 이 곳으로 말과 소를 데리고 온다고 해요.
말을 상당히 많이 키우고 있었어요.
새틀라이트가 있어 TV 도 볼 수 있고.
또 이렇게 태양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발전하기도 하지요.
텐트에 들어간 안 주인이 애기를 안고 몽골의 차인 술태체와 과자를 권하네요.
따뜻한 차로 몸을 덥히고, 잠시 쉬다가 나왔어요.
저 앞에 보이는 언덕으로 하이킹을 가기로 하고요.
들 판에는 야크와 소들, 그리고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이대요.
벌써 여름집으로들 떠났는지 여기저기 빈 집들이 눈에 띄었어요.
이 곳도 빈집인데, 다시 겨울이 되면 가축들을 데리고 돌아 온다고 하네요.
아주 가까이서 야크들을 보니 참 희한하게들 생겻더군요.
무얼 먹을까 ~~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열심히들 먹고 있는 걸 보면 뭔가가 있긴 있는 모양이에요.
이 긴 털을 가지고 담요나 코트를 만든다면 참 따뜻할 거 같지요?
여기서는 유기농이란 말을 쓰지 않더군요.
모든 게 다 유기농이니까요.
언덕 하나를 올라가자 가지고 온 담요를 펴고 앉는거엿어요. 조그맣게 보이지요?
아니 ~ 벌써 ~~?
난 혼자라도 올라갈 테에요.~~
마른 풀에 덮인 눈은 발이 푹푹 빠져 여간 힘드는 게 아니더군요.
나도 다시 돌아가서 저기 합세를 할까?
아니다 ~ 계속해서 올라가자 ~~ 헉헉 ~~
이 산에는 소나무 종류가 많은데, 다른 데서 보던 것보다 솔방울이 참으로 작더군요.
낮게 나는 독수리 사진도 한 장 더 찍고...
다시 한 번 까마득하게 보이는 아래와 주위를 휘 둘러 보았지요.
가슴이 확 ~~ 트이는 듯 상쾌하고 시원하더군요.
마치 나도 한 마리 독수리가 되어서 상공을 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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