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징기스칸의 나라 몽골 - 갓 낳은 낙타 새끼, 엄마 닮았네 ~~

doggya 2011. 6. 16. 03:39

힘들게 모래바람을 헤치고 겨우겨우 당도한 유목민 텐트.

주위를 구경하면서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고 부르네요.

나 혼자라면 저녁을 늦게 먹는데, 아마도 점심을 사발라면 하나로 떼우고 나니 배들이 고팠던가봐요.

아님 ~ 모래바람때문에 너무나 긴강했거나..

 

 

텐트로 들어가니 운전사겸 요리사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네요.

흐유 ~ 안심... 그래도 저녁은 제대로 먹을 수 있나보다...

지난 번 유목민텐트에서는 연료통에 나무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게 뭐지?

아니 ~~ 똥이네요. ㅠㅠ

근대, 아무런 냄새도 안 나요.

무얼 때더라도 따뜻하기만 하면 장때인 것이 현재의 형편이니.. 뭐.

 

 

잠깐 앉아 주위를 둘러 보니 살림들이 새 살림이더군요.

물어 보니 이 집 아들의 신혼살림집이래요.

그런데 오늘은 선뜻 저에게 내준거였어요. 고맙게도. ^+^

 

 

두 남자가 만드는 음식은...

아침에 마눌님이 미리 삶아서 싸준 야채에다가 소고기 통조림을 하나 털어 넣고,

거기다 역시 집에서 가져온 찬밥을 쏟아 부으니 저녁이 준비 됐네요.

그러면 그렇쥐 ~~~ ㅠㅠ

그래도 맛은 그런대로 괜찮아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웠지요.

남자들한테서 무얼 기대하겠어요 ~ ㅎㅎㅎ

 

 

저녁을 후딱 먹고 잠깐 바람도 쐴 겸 텐트 밖으로 나가니 바로 앞으로 낙타가 한 마리 지나가네요.

그런데 주위를 둘러 보니 ~~

 

 

한 마리가 아니었어요.

 이 집에서 낙타를 아주 많이 기르고 있더군요.

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낙타등의 혹들이 모두 누워 버렸고.

어미와 등치가 거의 비슷한 새끼는 아직도 젖 먹느라 바쁘고.

일찌감치들 옷을 벗어 버렷으니 오늘밤 추워진다는데, 어찌 견딜건지 걱정이 되네요.

 

바람이 너무나 세고, 또 거기에 실려 오는 모래에 맞으니 아프더군요.

그래서 다시 텐트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쥔장 아들이 불러요. 왜?

낙타가 새끼를 낳았으니 가 보라는 거였어요.

낙타가 ~~~ 새끼를 ~~~ 와 ~~ 가야지...

워디 ~ 워디요 ~~

 

 

낳은지 30분 됐다는 낙타새끼, 벌써 엄마젖 빠느라 아주 바쁘네요.

 

 

그래도 지난 번 유목민집의 소처럼 사람이 젖을 뺏아 가지 않으니 이 새끼는 포식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ㅎ

맛은 있었지만...

 

 

아직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잠시 젖을 빨다가는 그냥 주저 앉아 버리네요.

너무나 얌전히 앉지요?

사하라에서 본 낙타도 또 고비에서의 낙타도 같은 모양으로 무릎 끓고 앉는 걸 보니 낙타들은 조상이 꽤나 양반이었던가봐요.

아니면 무릎 꿇고 벌을 많이 서 봐서 유전자 속에 있거나.. ㅎㅎㅎ

 

 

갓낳은 새끼인데도 등에 혹이 두개가 있네요. 비록 작긴 하지만,.... 와 ~ 신기하다.

 

 

새끼가 앉아 버리자, 엄마도 피곤한지 그냥 앉아 버려요. ㅠㅠ

이제서야 다시 목이 마른지 새끼는 엄마를 조르네요.

 

 

엄마 ~~ 일어나 ~~ 젖 먹게.... ㅠㅠ

 

 

처량하게 옆에 앉아 있어도 보지만...

엄마는 끄떡도 없어요. ㅠㅠ


 

엄마를 조르는 새끼의 모양이 재밌어서 동영상으로 찍어 봤어요.

 

 

아무리 졸라도 소용이 없자 이리저리 돌아보다 저와 눈이 마주쳤어요.

 

 

어 ~~ 저게 무슨 동물이지?

첨 보는거네 ~~ 하는 눈빛.ㅎㅎㅎ

 

 

에이 ~~ 아무리 졸라도 반응이 없는 무심한 엄마 ~~

잠이나 자야겠다 ~~ ㅎㅎㅎ


 

한참을 낙타와 함께 있다가 텐트로 돌아가면서 보니 낮에 나갔던 동물들이 모두 돌아와 동네가 시끄러워졌네요. ㅎㅎㅎ

 

 

염소들을 우리에 가두는 아드님.


 

가축들을 다 가둔 다음에는 내 텐트에 부지런히 똥을 날라다 주는 아드님.

작은 똥은 오래 타지 않는다고 큰 똥들만 골라서 갔다주는 배려를 해 주네요.

그것도 몇 번씩이나 부지런히... 왔다 갔다.. ㅎㅎㅎ



 

지금까지 평생을 살면서 남자로부터 똥을 선물 받아 보기는 첨이에요. 것도 큰 것들로만.... ㅎㅎㅎ

큰 것들은 소 똥인데, 여기 있는 가축들은 모두 풀만 먹기에 똥이 그냥 풀이라고 생각하면 되어요. 위액으로 인해서 덩어리로 만들어진.

똥이 탈때는 냄새가 마치 낙엽을 태우거나 아니면 향을 피우는 거 처럼 향기롭더군요.

그리고 이것 들을 그냥 다 손으로 만져요. 그리고 그 손으로 뭘 먹고...

거기에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좀 더 가야 하겠더군요.ㅎㅎㅎ

 

사방이 어두워지자 바람은 점점 더 세어지고, 함께 날리는 모래덩어리가 텐트를 쳐서 마치 우박이 쏟아지는 거 같았어요.

또한 바람에 흔들흔들.... 가만 이거 자다가 무너지는 거 아냐? 엄습하는 불안감 ~~~ ㅎㅎㅎ

 

 

이웃 텐트에서 마실을 왔어요.

가이드와 운전사, 그리고 쥔장 할아버지.. 아니면 아저씨 ~~ ㅎㅎㅎ

 

 

잘 찍어서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라면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는 걸 잊지 않은 할아버지... 나를 위해서 노래를 불러 주겠다네요.

불러 보세요.

우리나라의 민요같은 건데, 태양열로 발전한 조그만 전등불 하나라서 어두워 잘 안 보이니

사진은 위의 것을 보시고, 아래 동영상을 소리만 들으셔요. ^+^


 

노래 몇 곡을 연달아 불렀는데, 나중에는 요리사까지 합세.

보통 때는 잘 안부른다면 특별히 한 공연이라고 해요.

그리고 살짝 비밀을 알려 드리면...

이 할아버지가 보이프렌드 되어 주겠다고 제안한 가장 연로한 분이셨어요. 평생에... ㅎㅎㅎ

 

공연이 끝나고 잠을 청했는데, 똥은 화력은 좋지만, 오래 가지 않는 단점이 있어서 한 밤중이 되자 너무나 추웠어요.

백팩에서 옷이란 옷은 다 꺼내 입고, 잠을 청해 보지만.

텐트는 흔들흔들... 모래는 바삭바삭 텐트에 부딛치고... 불안해서 어디 잠이나 ~~~

그럭저럭 눈을 부쳤는지 덜덜 떨면서 일어나 제일 먼저 난로에 똥으로 불을 지폈어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손으로 만져야 했던 시간..

 

 

불이 지펴지는 동안 잠깐 문을 열고 나가니...

하얗게 눈이 사방에 덮여 있네요.

 

 

소들도 우리 귀퉁이에 서로 몸을 닺대고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어젯밤에 염소 한 마리가 집에 돌아 오지 않았다고 찾아 나섰는데, 찾았는지 ...

염소와 양이 한데 섞여 추위를 견디고 있었어요.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뜨거운 물을 한 병 보온병에 얻어 길을 나섰지요.

 

 

길이 없을 거 같은 곳을 옹케도 길 잃지 않고 근처의 오아시스이며 휴양지인 카다란 호수로 간다고 하네요.

 

 

바람은 점점 더 세어지고, 모래 바람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악화가 되었어요.

이 잡풀들 위에 호수가 있는데, 바람에 물살이 세어서 안전할 거 같지도 않고... ㅠㅠ

 

 

내려서 구경하겠냐고 하는 걸 사양하고...

가이드는 내렸다가 바람에 한 쪽으로 쓸려 가는 불상사를 당했지요.

그러니 나야 뭐 ~~ 에고 ~ 그냥 차에서 구경할래요. ㅠㅠ

 

 

다시 차를 달려 다음 행선지로........... 가자 ~~

 

 

시간이 갈 수록 바람은 더 거세지고, 모래는 더 날리고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갈 길이 아직도 몇 시간 남았다는데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