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모래바람을 헤치고 겨우겨우 당도한 유목민 텐트.
주위를 구경하면서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고 부르네요.
나 혼자라면 저녁을 늦게 먹는데, 아마도 점심을 사발라면 하나로 떼우고 나니 배들이 고팠던가봐요.
아님 ~ 모래바람때문에 너무나 긴강했거나..
텐트로 들어가니 운전사겸 요리사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네요.
흐유 ~ 안심... 그래도 저녁은 제대로 먹을 수 있나보다...
지난 번 유목민텐트에서는 연료통에 나무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게 뭐지?
아니 ~~ 똥이네요. ㅠㅠ
근대, 아무런 냄새도 안 나요.
무얼 때더라도 따뜻하기만 하면 장때인 것이 현재의 형편이니.. 뭐.
잠깐 앉아 주위를 둘러 보니 살림들이 새 살림이더군요.
물어 보니 이 집 아들의 신혼살림집이래요.
그런데 오늘은 선뜻 저에게 내준거였어요. 고맙게도. ^+^
두 남자가 만드는 음식은...
아침에 마눌님이 미리 삶아서 싸준 야채에다가 소고기 통조림을 하나 털어 넣고,
거기다 역시 집에서 가져온 찬밥을 쏟아 부으니 저녁이 준비 됐네요.
그러면 그렇쥐 ~~~ ㅠㅠ
그래도 맛은 그런대로 괜찮아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웠지요.
남자들한테서 무얼 기대하겠어요 ~ ㅎㅎㅎ
저녁을 후딱 먹고 잠깐 바람도 쐴 겸 텐트 밖으로 나가니 바로 앞으로 낙타가 한 마리 지나가네요.
그런데 주위를 둘러 보니 ~~
한 마리가 아니었어요.
이 집에서 낙타를 아주 많이 기르고 있더군요.
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낙타등의 혹들이 모두 누워 버렸고.
어미와 등치가 거의 비슷한 새끼는 아직도 젖 먹느라 바쁘고.
일찌감치들 옷을 벗어 버렷으니 오늘밤 추워진다는데, 어찌 견딜건지 걱정이 되네요.
바람이 너무나 세고, 또 거기에 실려 오는 모래에 맞으니 아프더군요.
그래서 다시 텐트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쥔장 아들이 불러요. 왜?
낙타가 새끼를 낳았으니 가 보라는 거였어요.
낙타가 ~~~ 새끼를 ~~~ 와 ~~ 가야지...
워디 ~ 워디요 ~~
낳은지 30분 됐다는 낙타새끼, 벌써 엄마젖 빠느라 아주 바쁘네요.
그래도 지난 번 유목민집의 소처럼 사람이 젖을 뺏아 가지 않으니 이 새끼는 포식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ㅎ
맛은 있었지만...
아직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잠시 젖을 빨다가는 그냥 주저 앉아 버리네요.
너무나 얌전히 앉지요?
사하라에서 본 낙타도 또 고비에서의 낙타도 같은 모양으로 무릎 끓고 앉는 걸 보니 낙타들은 조상이 꽤나 양반이었던가봐요.
아니면 무릎 꿇고 벌을 많이 서 봐서 유전자 속에 있거나.. ㅎㅎㅎ
갓낳은 새끼인데도 등에 혹이 두개가 있네요. 비록 작긴 하지만,.... 와 ~ 신기하다.
새끼가 앉아 버리자, 엄마도 피곤한지 그냥 앉아 버려요. ㅠㅠ
이제서야 다시 목이 마른지 새끼는 엄마를 조르네요.
엄마 ~~ 일어나 ~~ 젖 먹게.... ㅠㅠ
처량하게 옆에 앉아 있어도 보지만...
엄마는 끄떡도 없어요. ㅠㅠ
엄마를 조르는 새끼의 모양이 재밌어서 동영상으로 찍어 봤어요.
아무리 졸라도 소용이 없자 이리저리 돌아보다 저와 눈이 마주쳤어요.
어 ~~ 저게 무슨 동물이지?
첨 보는거네 ~~ 하는 눈빛.ㅎㅎㅎ
에이 ~~ 아무리 졸라도 반응이 없는 무심한 엄마 ~~
잠이나 자야겠다 ~~ ㅎㅎㅎ
한참을 낙타와 함께 있다가 텐트로 돌아가면서 보니 낮에 나갔던 동물들이 모두 돌아와 동네가 시끄러워졌네요. ㅎㅎㅎ
염소들을 우리에 가두는 아드님.
가축들을 다 가둔 다음에는 내 텐트에 부지런히 똥을 날라다 주는 아드님.
작은 똥은 오래 타지 않는다고 큰 똥들만 골라서 갔다주는 배려를 해 주네요.
그것도 몇 번씩이나 부지런히... 왔다 갔다.. ㅎㅎㅎ
지금까지 평생을 살면서 남자로부터 똥을 선물 받아 보기는 첨이에요. 것도 큰 것들로만.... ㅎㅎㅎ
큰 것들은 소 똥인데, 여기 있는 가축들은 모두 풀만 먹기에 똥이 그냥 풀이라고 생각하면 되어요. 위액으로 인해서 덩어리로 만들어진.
똥이 탈때는 냄새가 마치 낙엽을 태우거나 아니면 향을 피우는 거 처럼 향기롭더군요.
그리고 이것 들을 그냥 다 손으로 만져요. 그리고 그 손으로 뭘 먹고...
거기에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좀 더 가야 하겠더군요.ㅎㅎㅎ
사방이 어두워지자 바람은 점점 더 세어지고, 함께 날리는 모래덩어리가 텐트를 쳐서 마치 우박이 쏟아지는 거 같았어요.
또한 바람에 흔들흔들.... 가만 이거 자다가 무너지는 거 아냐? 엄습하는 불안감 ~~~ ㅎㅎㅎ
이웃 텐트에서 마실을 왔어요.
가이드와 운전사, 그리고 쥔장 할아버지.. 아니면 아저씨 ~~ ㅎㅎㅎ
잘 찍어서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라면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는 걸 잊지 않은 할아버지... 나를 위해서 노래를 불러 주겠다네요.
불러 보세요.
우리나라의 민요같은 건데, 태양열로 발전한 조그만 전등불 하나라서 어두워 잘 안 보이니
사진은 위의 것을 보시고, 아래 동영상을 소리만 들으셔요. ^+^
노래 몇 곡을 연달아 불렀는데, 나중에는 요리사까지 합세.
보통 때는 잘 안부른다면 특별히 한 공연이라고 해요.
그리고 살짝 비밀을 알려 드리면...
이 할아버지가 보이프렌드 되어 주겠다고 제안한 가장 연로한 분이셨어요. 평생에... ㅎㅎㅎ
공연이 끝나고 잠을 청했는데, 똥은 화력은 좋지만, 오래 가지 않는 단점이 있어서 한 밤중이 되자 너무나 추웠어요.
백팩에서 옷이란 옷은 다 꺼내 입고, 잠을 청해 보지만.
텐트는 흔들흔들... 모래는 바삭바삭 텐트에 부딛치고... 불안해서 어디 잠이나 ~~~
그럭저럭 눈을 부쳤는지 덜덜 떨면서 일어나 제일 먼저 난로에 똥으로 불을 지폈어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손으로 만져야 했던 시간..
불이 지펴지는 동안 잠깐 문을 열고 나가니...
하얗게 눈이 사방에 덮여 있네요.
소들도 우리 귀퉁이에 서로 몸을 닺대고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어젯밤에 염소 한 마리가 집에 돌아 오지 않았다고 찾아 나섰는데, 찾았는지 ...
염소와 양이 한데 섞여 추위를 견디고 있었어요.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뜨거운 물을 한 병 보온병에 얻어 길을 나섰지요.
길이 없을 거 같은 곳을 옹케도 길 잃지 않고 근처의 오아시스이며 휴양지인 카다란 호수로 간다고 하네요.
바람은 점점 더 세어지고, 모래 바람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악화가 되었어요.
이 잡풀들 위에 호수가 있는데, 바람에 물살이 세어서 안전할 거 같지도 않고... ㅠㅠ
내려서 구경하겠냐고 하는 걸 사양하고...
가이드는 내렸다가 바람에 한 쪽으로 쓸려 가는 불상사를 당했지요.
그러니 나야 뭐 ~~ 에고 ~ 그냥 차에서 구경할래요. ㅠㅠ
다시 차를 달려 다음 행선지로........... 가자 ~~
시간이 갈 수록 바람은 더 거세지고, 모래는 더 날리고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갈 길이 아직도 몇 시간 남았다는데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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