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한 방목된 유전자 66개의 야생마를 보고 나서 서둘러 후스타이 국립공원을 떠났어요.
오늘 어쩌면 심한 모래바람이 불지도 모른다고 해서요.
그리고 눈도 내릴지도 모른다고 ~~ 엥 ~~
아까는 해가 좀 났었는데, 점점 하늘이 흐려지면서 바람이 차가워지대요.
조금씩 불안해 지네요. ㅠㅠ
그래도 볼 건 봐야지요? ㅎㅎㅎ
좌우를 열심히 둘러보는데, 운전사가 차를 길에서 벗어나 모래언덕길을 달리네요.
어딜 가는걸까?
어 ~~ 저게 뭐지?
낙타에요.
야생은 아니고, 임자가 있는 거지만, 자기들 끼리 이렇게 떼지어 다니면서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하네요.
달리고 있는 혹이 두개(백트리안)인 낙타에서 한 가지 신기한 걸 발견했어요.
전에 사하라에서 타고 다녔던 혹 하나(드라마데리)짜리 낙타의 혹은 돌덩어리처럼 단단해서 그 위에 안장을 놓고 올라 앉았었는데.
이 두개짜리의 혹은 위의 하얀 낙타의 혹처럼 바람이 불어도 흔들흔들 금방 누워버리는 부드러운 거였어요.
그러니까 이 낙타를 타려면 두 혹의 사이에 안장을 얹게 되어요.
계절 탓인지 낙타들이 하의를 모두 벗어 버린 불량한 모습으로들 다니네요. ㅎㅎㅎ
낙타는 털갈이를 저렇게 심하게 한다고 해요. 에유 ~~ 창피해라 ~~~ ㅠㅠ
지나면서 만나는 광활한 자연의 모습에 과연 참으로 넓은 나라구나 ~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속을 주인도 없이 노니는 짐승들은 표시가 없어도 아무도 안 훔쳐간다고 해요.
한가히 노니는 소떼들이 무척 여유롭게 보이긴 하지만..
곧 주위가 어두컴컴해 지더군요.
그리고 하늘의 먹구름이 점점 땅으로 내려 오는 거였어요.
그리고는 구름이 점점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거였어요.
아니 ~~ 그러고 보니 구름이 아니고 모래바람이었어요. ㅠㅠ
구름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점점 가까워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지고.
차를 한 구석에 세우고 구름이... 아니.. 모래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지요.
이젠 차에 부딪치는 모래소리가 마치 우박이 쏟아지는 거 처럼 시끄러워지네요. ㅠㅠ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운전사와 가이드의 얼굴이 불안한 표정으로 변해 가는 것이 보이더군요.
완전히 모래바람 속에 들어갔을 때는 앞에 아무 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옆으로 창밖을 내다 보니 바람이 지나가는 것이 보이네요.
이제 바람이 많이 지나간 거 같지만, 아직은 출발을 못 한대요.
그 뒤에 어떤 것이 또 올지 모르기 때문에요.
한참을 서 있다가 모래 바람이 완전히 지나 간 후에 다시 출발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
분명히 차 문들을 꽁꽁 굳게 닫고 있었는데....
내 몸을 보니 입었던 검은 색의 옷이 어디론가 들어온 모래로 인해 노란 색깔로 그리고 돌맹이 무늬옷으로 변해 있었어요.
나도 모르게 코 속으로 들어 간 건 얼마큼일까.... 상상이 안 되네요.ㅠㅠ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모래를 터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ㅠㅠ
여기다 눈까지 온다고 하고 바람은 계속 불고 게다가 언제 그칠지 모른다고 하니
더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고 엉덩이가 깨지도록 털털 거리면서 달렸어요.
커다란 바위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아늑한 곳에 유목민의 집이 보이네요.
저기가 오늘 밤을 지낼 곳이라고 해요
지금까지 불안했던 것과는 달리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아름다운 경치에 마음이 놓이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모래바람 후에 우리가 출발하고 나서 한 시간 정도 있다가 길에 폭설까지 내려서
차들이 모두 길에 묶여 몇 시간을 서 있었다고 하대요.
흐유 ~~ 운이 좋았다 ~~
아직도 바람은 무섭게 불어 걷기 조차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주위를 구경하러 단단하게 무장을 하고는 나섰어요.
저 ~ 기 세워 놓은 차 바로 뒤에 있는 하얀 텐트가 오늘 밤 저의 보금자리가 될 모양입니다.
조금 언덕 위로 올라가니 이런 무더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어요.
가까이 가 보니 짐승들의 똥을 말리고 있는 거였어요.
아무런 냄새도 안 나고 더럽다는 느낌도 안 들더군요.
이 런 곳에서 봄은 오는지... 자갈 사이에서 꽃은 피고..
주변의 산들은 이렇게 금방이라도 허물어져 내릴 거 같은 바위들이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었어요.
그래도 그 세찬 바람에도 돌 하나 굴러 내리지 않는다고 안심하라고 하대요.
아까 오던 길을 보니 그 곳에는 아직도 모래바람이 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하늘은 먹구름이 덮여 어두웠어요.
이 곳은 그렇게 심한 모래가 날리진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평화로운 모습이었지요.
짐승들도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풀을 뜯고...
앞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 언덕에를 올라가 보고 싶은 유혹이 들더군요.
어 ~ 그런데 렌즈를 당겨 보니 누가 올라가고 있어요.
가만히 보니 가이드와 운전사가 올라가고 있는 거였어요.
나 보다 더 발이 빠르네... ㅎㅎㅎ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언덕위에다 텐트를 치고 자려고 자리를 찾는 중이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 바람이 너무 불고, 밤에는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데... 텐트가 견디겠어요? ㅠㅠ
나도 뒤를 따라 언덕을 우르다 보니 바위들이 참으로 재미있게 보이더군요.
왼쪽에 있는 바위는 몽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말머리같지 않나요?
아니라구요? 나한테는 그리 보이던데... ㅎㅎㅎ
두 남자는 이 쪽을 보고 서있고... 그 옆에 두 남자는 뒤 돌아 서 있네요.
어디냐구요?
아 ~ 멀리서 보고 두 남자인 줄 알았더니, 모자상 같군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건너 편을 바라보니 오늘 묵을 텐트와 유목민 집이 보여요.
이 사람들은 앞으로 한 이주 정도 지나면 물이 있고 풀이 많은 탁 트인 여름집으로 옮겨 간답니다.
다른 쪽은 여전히 어둡고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여기는 그런대로 평화롭기만 하네요. ^_^
그런데 우연히 고개를 들어보니 ~ 우악 ~~~~~~~~
뱀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어요 ~~~ 허걱
그 뿐이 아니네요 ~~ ㅠㅠ
한 발 뒤로 물러서자 거기에는 또 다른 뱀이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ㅎㅎㅎ
이 언덕은 거의 모두가 바위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 번에 갔던 거북이바위처럼 바위 사이사이에서 뿌리를 박은 자작나무가 많았어요.
어떻게 영양분과 물을 훕수하는지 모르겟지만. 하여튼 생명력은 참으로 신비하지요?
위로 못 자라면 옆으로라도 자라야 한다는 강한 생명력의 의지..
바람이 너무 불어서 눈을 뜰 수도 없고 숨을 쉬는 게 불편해서 이제 텐트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텐트 앞에서는 이렇게 귀여운 바둑이가 지키고 있어 오늘 밤은 안심하고 자도 될 거 같았어요.
텐트로 들어가기 전에 물었어요.
화장실이 어디죠?
조기요 ~~ 어디요~~
저기 보이잖아요. 빨간 거 ~~
왠일이니 ~~~~~
못 쓰게 된 자동차의 문짝으로 사방만 가려 놓은 이 화장실.
지붕이 없는 건 말 할 것도 없고.
일어서면 유리창으로 다 보여요.. ㅠㅠ
클났다 ~~ 오늘은 내가 대중을 위해서 스트립쑈를 해야만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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