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유럽

터키 - 밤 열차에 몸을 싣고 내륙으로

doggya 2011. 12. 8. 06:11

오늘 밤에 일단은 거의 일주일 동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천방지축으로 돌아 다녔던 이스탄불을 떠나게 되었어요.

약 2주 후에 다시 돌아와 나머지를 또 돌아봐야겠어요.

 

 

지난 번에 잠깐 이스탄불에 있는 기차 정류장을 소개해 드렸는데, 그곳은 유럽의 시작이자 끝.

오늘 내륙으로 떠나는 기차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 아시아 쪽에 있는 기차역이었어요.

보스포러스를 건너는 철도가 없기 때문이지요.

아시아의 시작이자 끝이에요.

 

 

역에 도착했을 때가 밤 9시 반.

기차의 출발은 10시 반.

밤이 늦어서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네요

 


 

그리 화려하지도 그리 크지도 않은 역을 한 번 돌고 나니 시간이 남네요.

뭘 한다 ~~~ ?

잠깐 둘러 보니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어요. 어디로 가는 걸까?

한 번 나가보자, 뭐 ~ 큰일이 나겟나? ㅎㅎㅎ

 

 

문을 나서자 마자 거센 바람과 이런 경치가 반겨 주더군요.

아니 ~~ 바다잖아 ~~?

 

 

그러고 보니까 명실공히 아시아 대륙의 젤 끝에 아니 시작에 있는 기차역이었어요.

저 건너는 아시아 쪽 이스탄불이지요.

 

 

나중에 돌아와서 저길 배타고 가 봤는데, 꽤나 복잡한 시가지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이 여태 머물었던 유럽쪽 이스탄불이에요.

 

 

기차역 바로 앞으로  뱃고동을 울리며 연락선이 지나 가고

 


뒤를 돌아 역을 보니 안에서 그리고 정문에서 보던 것과는 아주 다르네요.



그러니까 역사의 이쪽은 순전히 구경하면서 시간 보내라고 만들어 놓은 거 였어요.

역에 들어 갈때 표 같은 게 필요없으니 아무나 와서 쉬어도 되는 공간이기도 하구요.



위를 올려다 보니 불빛에 드러난 건축물이 참 아름답네요.

그런데 너무나 추워요. ~~ ㅠㅠ


 

다시 역 안으로 들어와 어영부영하다보니 기차에 타도 좋다고 하네요.

 

 

이 기차는 수도 앙카라로 가는 급행열차에요.

모두 다는 아니지만 차량의 많은 부분이 침대차 지요. 밤 새 약 10시간을 가야 하니까요.

 


 

전에 모로코에서 침대차를 탔을 때도 그랬지만, 일단 기차를 타면 역무원이 기차표를 모두 회수해요.

그리고 아침이면 다시 나눠준답니다. 아마도 보안상의 이유 때문이겟지요.

 

 

이 인승 방에 들어가니 한 켠으로는 세면대가 있고 그 앞 에는 둘이 앉을 수 있는 아주 편안한 의지가 있었어요.

물론 깨끗한 타올과 실내 슬리퍼까지.

그 슬리퍼는 여행하는 내내 신었고, 또 집에 까지 가져와서 깨끗이 빨아 보관해 두었답니다. 다음 여행 때 쓰려고. ㅎㅎㅎ

종이 섬유로 만들어져 있는데 참 편하고 가볍고 걸을 때 소리도 안 나고 세탁할 수도 있고

몰래 가져왓냐고요? 아네요 ~~~ 가져 가라는 거였어요. ㅎㅎㅎ

 

 

그리고 한 옆에는 냉장고가 있었는데, 그 안에는 물병, 사과 쥬스, 과자 그리고 초콜렛이 있었어요.

물론 승객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는거지요. 다 못 먹어서 다음 날을 위해서 백팩 속으로 쓕 ~~~ ㅎㅎㅎ

 


그냥 잠자리에 들기는 허전하고 하여 차라도 한 잔 마시자고 식당차에 갔는데, 결국은 맥주 한 병으로 끝내고 돌아왔지요.

낼을 위해서 자자 ~~~ ㅎㅎㅎ



기차가 많이 흔들렸을텐데도 아주 잘 자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먼 동이 트네요.


 

의자위로 내려오는 아래 쪽 침대는 룸메이트가

그리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위 침대는 내 차지..  내가 내려오면서 침대를 올려 지금은 안 보이네요.

침구도 침대도 너무나 편안했어요.

물론 침대를 내려 주고 올려 주는 역무원한테 팁을 주는 건 예의.

 

 

밑의 침대를 올리면 이렇게 훌륭한 공간이 되고

 

 

아직 침대를 올리지 않은 옆 방의 모습을 몰래 찍어봤어요. ㅎㅎㅎ

 

 

멀리 지나가는 마을의 불 빛이 참 따뜻하게 보이네요.



날이 금방 밝아지고 벌써 수도인 앙카라 외곽을 지나고 있다고 내릴 준비 하라고 역무원이 알려 주네요.

얼른 세수하고 옷 갈아 입고..... 바쁘다 바빠 ~~ ㅎㅎㅎ



수도인 앙카라의 역은 너무나 수수하게 보였어요.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미니 버스에 올라 이른 아침의 앙카라 시내를 돌아봤어요.

앙카라는 터키에서 이스탄불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고 도시 전체의 고도가 약 938미터이니 낮은 산 등산하는 거나 맞먹겟지요?

외적으로 부터 안전하기 위해서 이스탄불보다는 나라의 중심지에 수도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1923년에 결정됐다고 해요.

하지만 오랫동안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가 근 10여년 사이에 개발이 진행되어 오늘의 모습을 가지게 된거랍니다.

이 곳의 인구는 440만명이라고 해요.

 

 

이 곳은 계획된 도시라서 그런지 꽤나 질서가 있고 깨끗하게 느껴졌지요.

앙카라는 정부 청사와 외국의 대사관들이 있는 정치의 중심지 일 뿐만 아니라 경제와 생산활동의 중심지 이기도 하지요.

 

터키의 다른 곳 만큼이나 이 곳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리스의 헬레닉 시대보다 더 앞서 왕국이 있었고.

물론 로마와 비잔틴 그리고 오토만 제국들의 역사적인 유물들이 많이 있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이 파괴가 되어 온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네요.

 

 

그리고 대도시 답게 고층 아파트들이 많이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재미가 없어지네요. ㅠㅠ

아침 먹을 곳을 찾아서. 이리저리 다녔는데...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문 닫은 곳이 많고 또 열었다 해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되어서 외곽으로 빠지기로 했어요.


 

스쳐 지나가는 경치가 마치 캘리포니아를 달리는 거 같았는데, 알고보니 이 곳은 내륙이라서 캘리포니아처럼 건조해서 그렇다네요.

 

 

가끔씩 이런 경치도 나타나지만, 여전히 산위에는 키큰 나무 한 그루 없는 낮은 풀들로 덮여 있어요.

 


앙카라로부터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생전 처음 먹어 본 것이 있었어요.

장미 쨈이에요. 장미 향기가 너무나 좋은 쨈에 반해서 나중에 집에 올때 하나 사가지고 왔지요.

위의 가게는 식당에 붙은 가게인데, 진짜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더군요.

많은 것들이 중국제... ㅎㅎㅎ

 


터키식의 독특한 과자.

마치 우리나라 옛날에 엿장수가 울릉도 호박엿을 잘라 팔듯이 귀퉁이를 떼어 주는데 너무 달아서 사양 ~ ㅠㅠ


 

가끔씩 보이는 집들과 주위의 경치는 여기가 어딘지 구별을 할 수 없는 평범한 경치더군요.


 

어 ~ 차가 서네요. 화장실가라는 건가?

근대 여기가 어딘가요?

 


 

이 곳은 터키에서는 두번 째로 큰 소금호수이고 세계에서도 몇 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래요.

Tuz Golu 즉 소금호수라는 말이지요.

이 호수의 넚이는 1,665 km

그리고 깊이는 1.5미터로 그리 깊지는 않지만 여기서 나오는 소금은 21가지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에 여러가지로 아주 좋다네요.

 

 

이 곳에 물이 고이는 것은 지하수와 그리고 이 곳으로 흘러 들어오는 시냇물들인데, 빠져 나가는 곳은 없대요.

그래서 햇빛에 증발해서 천연적인 대형 소금 밭이 된거지요.

이 곳의 소금의 농도는 32.9% 라고 하니 굉장히 짜다고 봐야 할거에요. 바닷물이 겨우 3.5 퍼센트인 것에 비하면 말에요. ㅎㅎㅎ

 

여기서 생산되는 소금이 터키 전체에서 쓰이는 소금의 62 퍼센트라고 하니 굉장하지요?

그래서 이 주변에는 소금 정제 산업을 비롯하여 소금에 관계된 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하네요.

 


먹는 소금 뿐이 아니라 여름에는 물이 더 많이 증발해서 약 30 센티미터 두께의 소금이 생성되기 대문에

이렇게 공예품도 만들 수 있다고해요. 

 

또한 이 호수의 남쪽에 있는 섬들 근처의 소금밭에는 플라멩고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덩어리를 팔기도 하고 또 여러가지 가공품을 팔기도 하는데,

제 룸메이트가 소금 스크럽을 한 병사서 함께 써 봤어요.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때미는 수건으로 박박 밀고 로션을 바르는게 훨씬 싸고 더 낫더군요. ㅎㅎㅎ

 

 

끝이 없어 보이는 소금밭이에요.

 


가끔 보면 아직도 웅덩이에 물이 고인 것이 보이지요.

 



그리고 소금의 입자는 굉장히 크고 거칠게 보였어요.

부는 바람에 입에 소금이 들어가서 어찌나 짜던지... ㅎㅎㅎ

 


한가지 신기한 건 이런 바다보다 짠 물에서도 식물이 자란다는 거에요.

하긴 한국의 염전에도 거기서만 자라는 식물이 있다고 하던데.... 뭐라더라 ~~~ ???

 


소금밭을 떠나 다시 황량한 경치를 보면서 달려갔지요. 어디로?

카파도키아로 ~~~

 

 

아까 보던 목마른 경치에다 조금씩 푸른 것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와 ~~ 바위집이다 ~~~

바위 속에 구멍을 파고 살림집과 축사, 그리고 심지어는 교회까지 지어 로마의 종교적 박해로부터 피해 살았던 곳의 입구에요.

 

이제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려는 순간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