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이고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따뜻한 날씨네요.
역쉬 ~~ 제주도는 손님 대접을 할 줄 안다니까 ~~ ㅎㅎㅎ
방을 나와 처음으로 마주치는 민박집 주인 아저씨가 아름답게 가꾼 정원에 피어 있는 배꽃이었어요.
가을에 배가 실하게 열리라고 꽃을 솎아주고 계시더군요.
배꽃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 거 같네요.
오늘은 우산을 안 가지고 나가도 될 거 같아요.
혹시 바닷가라서 바람이 불지도 모르니 얇은 쟈켓을 걸쳐 입고 민박집을 나섰지요.
골목 골목을 거쳐 바닷가로 내려 가는 길이 어제 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미국의 동네에서는 벌써 겨울부터 동백을 보았지만, 여기서 보는 동백은 더 아름답게 보여요. 왤까?
봄나물을 캐고 계시는 아주머니와 그 분을 지켜 주고 있는 견공.
무슨 나물을 캐시나 ~
어디선가 향기로운 냄새가 나서 둘러 보니 머리 위에 화사한 꽃이 한 가득...
아무래도 미국에서 보던 벗꽃과는 좀 다른 거 같아요.
최신의 건축물에서 눈에 띄는 건 제주 특유의 정낭이었어요.
정낭은 서까래 크기의 나무 세 개를 양쪽에 세운 정주석에 끼워 놓거나 빼놓음으로써 집에 사람이 있고 없음을 알리는
제주도 특유의 풍물이라는 건 다 알고 계시겠지요?
세 개의 나무 기둥 가운데 하나만 걸쳐 있으면 '잠시 집을 비웠다',
둘은 '외출한 뒤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셋은 '장기간 출타했다'를 의미하고
세 개의 나무 기둥이 모두가 내려져 있으면 주인이 집에 있음을 알려 주었다는대요.
옛날에는 마당 안의 멍석에 보리, 조 등의 곡식을 말리면서 소나 말이 먹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설치되었다가
점차 정보 전달 수단으로 변모하였다고 하네요.
위의 집에는 나무 기둥이 어느 곳에도 없는 것으로 봐서 그런 의미로는 쓰인 거 같지는 않았지만
제주 특유의 풍습을 잊지 않고 만들어 놓은 것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더군요.
바닷가로 거의 내려 오면 펼쳐지는 광경이에요. 참 아름답지요?
오늘은 논짓물에서 오른 쪽으로 월평까지 가서 나머지 8코스를 끝낼 예정이랍니다.
어 ~ 논짓물이라고 ~ 이게 뭘까?
아무리 가까이서 봐도 뭔지 감이 안 잡히네요.
그래서 좀 멀리 떨어져서 보기로 했지요. ㅎㅎㅎ
와 ~~ 시원하다 ~~
'논짓물'은 바닷물과 민물이(담수)서로 만나는 곳이랍니다.
초여름에는 이 곳에서 논짓물 축제가 열리고 사람들이 참 많이 찾는 명소라고 하네요.
논짓물이란 물을 그냥 버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엔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민물과 바닷물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곳이래요.
밑에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고는 위의 콸콸 흘러내리는 담수에 몸을 담그면 해수욕 후에 샤워가 따로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논짓물을 벗어나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돌담인데, 이건 흔한 제주의 예사 돌담이 아니랍니다.
이 것은 황해장성이라고 하는데 고려 원종 11년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세운거라고 해요.
지금은 약 500미터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하는군요.
다시 바다 쪽을 바라보면 검은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해변에 바닷물을 먹고 자라는 식물이 싱그럽게 자리잡고 있는게 신기했어요.
뿐만 아니라 ~~
이 꽃 한 송이에서 생명의 끈질긴 힘을 볼 수 있지요?
몇 걸음 가지 않아서 이 번엔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예래 생태 공원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네요.
그렇담 들어가 봐야겟지요?
아름답기는 한데 이렇게 옆으로 자꾸 새다가는 은 ~~ 제 17.6 Km 를 다 가나?
와 ~ 어제 바닷가에서 주상절리를 보았는데, 이렇게 작은 언덕도 주상절리대가 있네요.
나 혼자만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는 그 즐거움 ~~
다리가 아프진 않지만, 저 꽃 속에 파묻혀 잠시 앉았다 가야겠어요. ㅎㅎㅎ
예래 생태 공원을 끝까지 뒤진 다음에 다시 올레길로 나왔어요.
지난 번에 제가 묵었던 민박집 안 주인께서 잠깐 설명을 해 주셨지만.
예래는 동쪽바다에 범섬이 범의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항할 사자가 온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예는 사자라는 뜻이고 래는 온다는 뜻이라고 하니 재미있지요?
어디로 가야하는 지도 모르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지요.
차도 한 쪽에 마련해 놓은 보도는 약간 푹신한 느낌이 있어서 걷는데 그리 피곤한 느낌을 주지 않았어요.
무슨 건축물 같은데 미화를 위해서 돌로 장식을 하다 말았네요. 처음엔 일부러 만들어 놓은 작품인 줄 알았어요.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지요. ㅎㅎㅎ
그 언덕에 잠깐 올라가 내려다 본 바다에요.
저 멀리 그냥 바위 절벽인 줄 알았던 절벽의 바위 모양이 가까이 가니 좀 이상하게 보이네요.
아 ~ 저게 바로 갯깍 주상절리대인 가 봐요.
조금 더 가면 산에서 흘러 내리는 예래천의 하구를 만나는 곳.
이 곳에는 여름이면 반딧불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그 만큼 물이 맑다는 말이 되겠지요?
거기서 오른 쪽을 보면 바다는 온통 검은 화산석으로 덮여 있는데..... 가만 ~~~ 저기 뭐가 있다 ~~
바로 초쿄파이지요. ㅎㅎㅎ
한 입 베어 먹고 싶은 충동 ~~ ㅎㅎㅎ
저렇게 큰 건 아마 며칠을 두고두고 먹어도 될 거 같아요. ㅎㅎㅎ
반딧불의 천국 예래천 하구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곳이네요.
이 곳을 먹돌마당이라고 하는데 자갈들이 모두 다 새까매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가봐요.
잠시 좋은 시간을 가지고 있는 가족인 듯한 사람들을 보다가 뒤 돌아 보니 내가 뒤에 두고 온 길도 그리고 바닷가도 참 아름답네요.
와 ~ 저기 해녀가 있다 ~~
영화에서나 사진에서는 봤지만 해녀을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었어요. ㅎㅎㅎ
반딧불이 보호지역을 지나면 바로 하수도 종말 처리장이 나오고 그 바로 옆에서 부터 들어서는 길은 해병대길이라고 불러요.
보시다 시피 커다란 돌로 채워진 해안을 정리해서 쉽게 걸어 갈 수 있도록 만든 길이지요.
물론 요기만 지나면 이렇게 다져진 길은 아니지만 ~ 그래도 ~~ 고마운 마음 ^+^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고 쉬었다 가라고 벤치까지 만들어 놓는 배려가지 잊지 않았네요.
얼마나 오랜 세월을 저렇게 씻기고 씻겨서 모가 난 화산석이 저렇게 둥글둥글 ~~ 모가 다 없어졌을까?
잠시 오던 길을 돌아 보니 하도 옆으로 자주 새서 그런지 많이 온 거 같은데 실제로는 얼마 오지도 못했네요. ㅎㅎㅎ
그래도 괜찮다이 ~~~ ㅎㅎㅎ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하수도 종말 처리장이고 언덕 위에 하얀 건물은 팬션을 짓는 거더군요.
이제 여기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최대높이 40m 그리고 해안을 따라서 1㎞에 걸쳐 있는 중문 대포해안과 더불어 국내 최대 규모의 갯깍 주상절리대랍니다.
중문에 있는 주상절리는 바다에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이 곳은 바로 곁에서 보고 만지고 그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잇지요.
그럼 다음에는 이 갯깍 주상절리대를 좀 더 가까이서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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