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으로 해병대길에 들어서게 되었어요.
가지런하게 길을 만들어 놓은 입구와는 달리 커다란 검은 돌들을 밟고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는 길이지요.
그래서 이 길을 사랑의 돌길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천천히 그런대로 편편한 돌들을 조심히 골라 밟으면서 서로에게 의지하고 걸어가는 길이라서 그럴까요?
그래서 혼자서는 어딜 가도 서럽다니까요 ~~ ㅎㅎㅎ
끝도 없이 펼쳐진 거 같은 이 이 갯깍 주상절리는 지난 번에 잠깐 소개해 드린대로
최대높이 40m 그리고 해안을 따라서 1㎞에 걸쳐 있답니다.
널리 알려진 주상절리인 중문 대포해안과 더불어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고요.
그래도 좀 밟기 좋은 돌을 골라 발 밑에 신경을 쓰며 걷다 보면 커다란 동굴이 나오지요.
이 동굴을 해식동굴이라고 하대요.
바람과 파도에 깍인 동굴이라 그렇게 이름이 부른다네요.
가까이 가 봐도 얼마나 깊은 굴인지 그리고 얼마나 가서 다시 돌아 나와야 하는지.... 알 길이 없네요.
중문에 있는 주상절리는 바다에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이 곳은 이렇게 만질 수도 있고, 또 이렇게 둘어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위를 올려다 보니 돌의 모양이 참으로 특이하군요.마치 어금니를 모아 놓은 거 같아요. ㅎㅎㅎ
어쩜 곧 떨어질 거 같기도 해서 약간은 불안하기도 하고요.
작년엔가는 이 길이 낙석의 위험이 있어 길도 또 동굴도 모두 통행을 제한했다고 하대요.
굴 속으로 들어가며 다시 한 번 올려다 보고 불안한 마음으로 걸음을 굴 속으로 옮겼지요.
잠깐 들어와 뒤를 돌아다 보니 참 큰 동굴이라는 생각이 들대요. 그렇담 얼마나 멀리 들어가야 하는걸까?
그런데 ~~ 엥 ~~~?
거기서 몇 걸음을 더 옮기니 출구가 보이네요.
아니 다른 쪽에서 보면 그게 입구겠지요? ㅎㅎㅎ
다른 쪽의 입구이자 출구는 이렇게 작아요. 그리고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야 하고요
긴 굴인지 알았는데 너무 빨리 끝나자 아쉽더군요.
그래서 이 번에 이 쪽으로 둘어가서 반대쪽으로 나갔어요. ㅎㅎㅎ
들어 올 때는 보지 못햇던 바다 풍경이 나갈 때는 바로 보이네요.
굴에서 나와 조금 더 가니 다시 또 거대한 주상절리가 앞을 가로 막네요.
그런데 구비를 돌아서자 언덕 위에 보이는 게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가지만 난 그럴 수 없지요.
무엇인지 확인해 봐야지 아니면 두고두고 의문으로 남을테니까요. ㅎㅎㅎ
일명 다람쥐 굴이라고도 불리는 선사시대의 흔적이 있는 굴이더군요.
이 곳의 이름은 들렁궤라고 하는데 들러진(들렁) 직은 바위 그늘 집(궤)라는 제주 말이라고 하네요.
들어서니 아주 음침하고 축축한 느낌이 드는 굴이었어요.
이 곳에서는 삼국시대 이전에 쓰던 토기들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길이가 20미터에 달한다고 하는데, 마치 전에 과테말라에서 혼자 들어갔던 지하 공동묘지와 같은 느낌이 들대요.
바위 사이로 물이 떨어지고 그것 때문에 바위의 색깔들이 음침해서 벼로 기분 좋은 곳은 아니었어요.
어떤 사람은 이 곳에는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하대요.
너무 외떨어져 있고 사람들이 잘 안 가기 때문에 만약에 무슨 일이 있으면 아무도 알 수도 도와줄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요.
그렇담 얼른 나가야지 ~ ㅠㅠ
위에서 떨어진 물 때문인지 동굴의 입구에는 파랗게 풀이 자라 싱싱하게 장식을 해 주고 있어 보기가 좋대요.
거기서 나와 자갈길을 조심히 걸어 또 한 구비를 돌아서면 거기에도 조그만 동굴이 있지만 이 것은 사람이 들어갈 수는 없는 규모에요.
그 구비를 돌아서자 멀리 언덕 위에 하야트 호텔이 보이네요.
참말로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군요.
바다에 외로운 바위의 새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대화를 하는 거 같네요.
아직도 한 쪽에는 주상절리가 이어지는 절벽이지만, 그래도 길이 모래도 있고 해서 걷기가 좀 편하더군요.
여기가 바로 조른모살 해수욕장이랍니다.
아주 작은 모래사장이지만 아늑하게 느껴지대요.
아직도 거대한 주상절리가 뽐을 내고 있고...
미역줄기가 너부러진 모래와 까만 돌들이 조화를 이루어 참 아름답게 보였어요.
그 곳에서 우연히 물질을 끝내고 나오시는 두 해녀분을 만났지요.
무얼 잡았나 하고 보니.
문어와 낙지 그리고 홍삼 -- 전 홍삼이라고 해서 인삼을 가공한 홍삼인 줄 알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뭐에요. ㅎㅎㅎ
먹을 수 있냐고 묻자 여기서는 불가능하고 조금만 가면 해녀의 집이 있으니 그리로 오라고 하시대요.
찾아가기로 약속을 했지요. ^+^
연로하신 나이에도 물질을 하시는 게 좀 안쓰러워 보이고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영 ~ 안 좋더군요. ㅠㅠ
그걸 들고 해녀의 집으로 향하는 두 분을 보고 오늘 장사가 잘 되기를 바래 봤지요.
해녀분들이 지나 간 다음에 우연히 앞을 보니 망부석이 있네요.
누군지 모르지만, 아타까운 사연이 있는걸까 ~~ 그냥 한 장 찍어봤어요.
그런데 거기서 사진을 찍다 보니까 ~
뒤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보이네요. 가 봐야쥐 ~~ ㅎㅎㅎ
위에 있는 하야트 호텔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이 물은 '개다리 폭포'라고 하대요.
개다리 폭포의 '개'는 바닷가란 뜻의 제주 말이라고 하는군요.
물론 이 곳도 예외없이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곳인데 물을 맞으면서 하나씩 부서지고 깍여가고 있었어요.
앞에 있는 것도 곧 쓰러져 버리겟지요. 그리고는 ~~
오래지 않아서 이런 모양을 갖출 수도 있고...
아니면 이렇게 사랑에 가슴 아픈 사람처럼 구멍이 뻥뻥 뚫릴 수도 ~~
아니면 깍이고 깍이면서 이런 무늬가 속에서 살포시 나오게 될지도...
아까 해녀분들이 올라간 그 계단으로 길 표시가 되어 있기에 계단을 올라가며 온 길을 뒤돌아 보고 찍었어요.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지요?
계단을 올라서니 눈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까 멀리서 보던 하야트 호텔 마당이었어요.
이 곳으로 길이 나 있어 누구나 지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길의 끝 부분에 가면 '쉬리'벤치' 가 나온답니다.
영화 '쉬리'를 촬영한 곳이라고 하는군요.
그럼 다음에는 호텔을 지나 진모살 중문 해수욕장과 해녀의 집으로 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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