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호카이도의 11일 -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오타루

doggya 2013. 5. 4. 02:50

노보리베츠에서 염라대왕을 알현하고나서 기차에 몸을 싣고 사포로까지 왔어요.

일단 그간 몇 번을 들락날락했던 호텔에 짐을 풀고는 다시 역으로 갔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까지 마지막인 레일패스를 최후의 순간까지 이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아서요. ㅎㅎㅎ

그래서 내친 김에 그냥 오타루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역으로 나갔어요.


오타루는 사포로에서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요.



그러고 보니까 호카이도에 와서 처음에 북쪽 바다, 그리고 동쪽 바다 또 남쪽바다를 봤고 오늘은 서쪽 바다를 보게 되네요.

오타루는 원래 아이누족들이 살던 어촌인데, 오타루란 이름은 그들의 말로 "모래사장을 통해 흐르는 강" 이란 뜻이라고 해요.

사포로에서 오타루까지의 열차가 개설된 게 1880년이라고 하고

1899년에 미국과 영국에게 항구를 개방했다고 하는군요.



오타루역에서 내려 앞을 보니 멀리 바다가 보이네요.

그렇다면 도시가 아주 작다는 얘기가 되나?



1924년 12월 26일에 600 케이스의 다이나마이트를 실은 기차가 테미야역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창고와 항구시설이 모두 파괴되는 일이 있었대요.

돌아서서 오타루역을 한 번 찍어주고는 꽁꽁 싸매고 걸음을 옮겼어요.



두리번거리면서 한 개도 놓치지 않겠다고 눈을 부릅뜨고는 걷다가 보니 수산시장이 눈에 띄네요.

한 번 들어가 봐야지. 저녁거리로 적당한 게 있으면 하나 사든지 먹든지 하려고.



문앞에 자리 잡은 이 곳에서는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요리를 해 주는 거였지만, 구미를 당기는 게 없더군요.



와 ~~ 120달러.... 비싸다...  패스~~



오타루에서 유명한 곳을 꼽아 본다면 첫번째가 낭만적인 붉은 벽돌건물 옆에 있는 운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오르골 가게라고 하던데....

아무리 둘러봐도 내 눈에는 안 보이네요. ㅠㅠ



아 ~ 드뎌 운하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게 맞는겨 ~~ ?

너무나 평범한 그리고 지난 번에 하코다테에서 본 운하와 별 다를 게 없는 운하에 조금은 실망했다고 할까요?

하지만, 모두들 이 곳의 밤경치가 멋있다고 하니 덜덜 떨리게 춥지만 그때까지 기다려 보는 수 밖에요. 


이 운하는 일본자체의 관광객도 많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참 많이 온다고 해요.

이 운하를 따라 서 있는 빅토리안 스타일 가로등때문이라고 하네요.



조금 바다 쪽을 향해 걸어가니 확 ~ 트인 바다가 눈에 들어 오네요.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이 오타루항이 사포로의 항구역할까지 맡아서 한다고 하니 마을은 작아도 항구는 크네요.

고깃배인지 여름에 불티나는 유람선인지 정체 불명.. ㅎㅎㅎ



여름같으면 앞에 보이는 산에 올라가 오타루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텐데..... 아쉽다 ~~ 



혼자 앉아 있는 이 까마귀와 내 신세가 다를 게 없지만, 그래도 용감하게 동네를 살펴보자.. ㅎㅎㅎ



운하를 따라 줄지어 있는 옛창고들을 개조해서 식당, 주차장, 그리고 술집등으로 쓰고 있어 관광객들을 끌고 있더군요.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니 구미가 댕기는데 한 번 들어가 볼까나?



가까이 가보니 이 건물은 역사적인 건물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안에 들어가니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지 뭐에요. 주로 점심을 전문으로 하는 거 같았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오르골 가게는 눈을 씻고 찾아도 안 띄네요.

아마도 내가 큰 관심을 가지는 물건이 아니라서 눈에도 안 띄는가봐요. ㅠㅠ



오타루는 운하를 따라 있는 붉은 벽돌 창고군 뿐이 아니고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기로 또 유명하다고 하는데.

별 특색은 없지만, 이 것도 그 중의 하나인 거 같았어요



어쩐지 마음에 드는 건물 ㅎㅎㅎ



이 건물은 무슨 은행 건물같은데..... 


가까이 가보니 식당이네요.

그리고 그 앞에 붙은 안내문에는...



마침 한글 안내판이 있기에 찍어 봤는데 빛이 모자라서 그런지 좀 흐리네요. ㅠㅠ


아까 들어갔던 어시장을 멀리서 다시 한 번 보고는 지금쯤은 하고 다시 운하로 발길을 돌렸어요.

춥긴 왜 이렇게 추운거야 ~~ ㅠㅠ



생가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 처럼 어슬렁거리는건지, 산책을 하는건지, 아니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나온건지.... 

그런데 왜 해는 빨리 안 지는거야 ~~~~~~ ㅠㅠ



운하를 걸으며 식당건물의 뒤태도 찍어보고



물위에 비친 그림자도 찍어보고

혼자서 짜증도 내 보고

여길 왜 온거야? ㅠㅠ



하나 둘 건물 창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리위에 서서 구경을 하고 있구요.



글쎄요 ~~

나름대로 아름답긴 했지만, 여러 군데를 다녀 본 제게는 빅토리아 풍의 가로등이 그리 특별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ㅠㅠ

여기는 공원에도 저런 가로등을 해 놓거든요. 

하지만 예가지 왓으니 최대한으로 즐겨야겟지요? 



반대쪽 다리에서 본 경치는 그런대로 괜찮네요.

만약에 이 것만 보기 위해서 사포로에 왔다면 땅을 치고 통곡을 한 뻔 했다고 생각했어요. ㅎㅎㅎ


혼자서 투덜대며 다시 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반가운 거 ~~~



어디서 구수한 냄새가 난다했더니 타코야끼를 만들어 파는 차였어요.

하지만, 난 간식보다는 저녁 식사를 해야겟기에 구경만 하고.....



역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애끼벤을 하나 사고 호카이도의 유명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고 호텔로 돌아와서 먹은 ~~

성대한 만찬이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