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시내 탐험

doggya 2013. 11. 19. 07:00

어제 저녁에 일찍 해가 중천에 있을 때(그래도 9시가 넘었을 때) 죽은 듯이 잠을 자고 나니 아침 일찍 눈이 떠지대요.

하긴 5시에 벌써 창문이 훤하게 밝아 오니 깊은 잠이 올리는 만무이고... 


여기서 며칠 있을거니까 옷장에 짐을 풀어 놓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어요. 

집에서는 아침을 안 먹지만 여행을 가면 되도록 먹도록 한답니다. 

그래야 하루종일 돌아다닐 에너지도 보충받고 또 만약에 점심을 못 먹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리 큰 일은 아니니까요. ㅎㅎㅎ



식당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풍경이 참 마음에 드네요.



한 쪽에 마련된 내 자리에 앉아 실내를 둘러 보았어요.

어 ~ 그런데 누가 나를 쳐다보고 있네요. 아는 사람인가?



바로 마즌켠에 걸린 그림이었지요. ㅎㅎㅎ



오늘은 우수아이앙 시내에 나가서 앞으로 무엇을 할건지 조사연구도 해 봐야겠기에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겼어요.

지나가는 중간에 있는 동네의 모습을 알프스에 비교할 수 있을까 ~ 하고 생각을 해 봤지요.



지난 번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이 곳의 집들은 이렇게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입한 조립식집들이 태반이라고 하는데,

조립식집으로 안 보이지요?



버스를 타는 게 좀 까다롭더군요. 자주 오지도 않을 뿐더러 돈을 낼 수가 없고 패스가 있어야 한다는데 가게들은 다 문닫고... ㅠㅠ

할 수 없이 그냥 택시를 집어 탔어요.

시내까지 약 10불정도 이니 그리 나쁜 건 아니더군요. 거리에 비하면 비싸지만. 


시내의 중심가에 내려주고 택시가 가버리자 두리번두리번 ~~

안내소 앞에 서 있는 시내 관광 버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저건 항상 저기 서 있더군요. 밤이나 낮이나... ㅎㅎㅎ


두 발로 좌우 살피며 유람하듯 천천히 걸어서 한 시간도 안 되면 다 보는곳을 굳이 돈 주고 누가 버스를 타겟어요? ㅎㅎㅎ 



걸어가다 네 거리에서 한 쪽을 보면 바로 비글해협이 보이고.



반대쪽을 보면 산으로 올라가는 동네의 끝이 보이는 정도로 작거든요.



우연히 만나게 된 정부청사 옆에 있는 공원은 에비타 즉 에바 페론을 기념하는 공원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제가 간 도시에는 어디나 에바 페론에 관한 것들이 있더군요.

아마도 관광객을 위한 장삿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대요.



이 곳 우수아이아에서는 먹어봐야 할 것이 딱 두가지 있다고 해요.

하나는 근처에서 잡히는 왕게 이고 또 하나는 양고기에요.

식민시절 영국에서 양을 가져 와 키우기 시작한 시절부터 양고기는 이 곳의 특산물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리 기웃 저기 기웃 게 파는 식당의 메뉴를 다 봤지만, 값만 비싸고 맘에 드는 건 없더군요.



이젠 여기 머무는 동안 무얼 할건지, 하루 한 시간을 아껴서 보람있게 써야하는데.....

정보를 얻기 위해서 헤맸지요.



우연히 가다가 마주친 땅끝 박물관이라는데 아직은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그냥 패스 ~~




어 ~ 저건 무슨 박물관일까?



가까이 가서 보니 잉여군수물자를 파는 가게였어요.
건물을 데코레이션 한 게 참 재미있더군요.



탈옥하는 죄수를 잡으려는 간수들의 모습을 찍는 사람들이 꽤나 이 건물앞에 많더군요.

그래서 나도 한 장 ~ 



와 ~ 여기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까지가 3040 킬로미터래요.

서울서 부산의 거리를 생각하면 ~~~ 우와

하긴 비행기로 4시간 가까이 날아 왔으니 ~



이건 뭘까?

가까이 가 보니 우수아이아의 모든 배들이 드나드는 항구였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우수아이아가 Fin del Mundo 즉 세상의 끝이라는 표지판이 서서 나릉 반겨 주네요.



섬사이를 지나가는 해협이라서 작을 줄 알았는데 거기서 바라 보는 비글해협은 생각보다 참 크게 보이더군요.



이 곳에서 남극으로 떠나는 쿠르즈선들이 모두 출발한다는데, 그건 날씨가 좋아지는 12월부터가 성수기라고 하대요.

나중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발하는 남극 쿠르즈를 갔다 오는 길이라는 보스톤에서 온 사람을 만났는데,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빙하 뒤에서 5일을 피신해 있느라고 정작 남극에는 못 갔다고 하대요.

들인 돈은 8,500 달라. 저한테는 엄청난 액수지만, 배에 300 명 정도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부두에서 반대로 서서 바라본 시내의 전경이에요.



우연히 지나치게 된 해군기지인데 여기는 칠레하고의 국경문제 때문에 해군이 상주한다고 하네요.



봄이라서 여기도 민들레가 피는구나 ~ 하고 반가워 가까이 가서 본 어떤 집의 정원.

그런데 꽃은 민들레처럼 보이는데 민들레가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슬슬 배가 고파오는대요.

뭘 먹을까?



창문으로 들여다 보고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들어갔어요.

우선 음식과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현지에서 잡은 연어를 넣은 오믈렛인데, 정말로 특징없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대요.

값은 모두 합쳐서 25불 정도.

미국에서 먹는 값에 비하면 눈이 나오게 비싼 가격이지요.

알젠티나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참 비싼 곳이라는 인상을 떠나는 날까지 지울 수가 없었어요.



밥을 먹고는 다시 바닷가로 나왔어요.

거기서 좌우 전후로 살펴보면서 찍은 사진인데 그림엽서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대요.

참 아름답지요?


돌아다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 무엇을 할건지 계획도 세웠고, 이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길 일만 남았네요.



우수아이아는 이렇게 비글해협의 한 쪽에 있는 도시에요.

비글이란 이름은 다윈이 타고 온 배의 이름이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윈이 여기서 식물에 대한 연구를 참 오래 했더군요.



배를 타고 해협으로 나가면서 바라본 우수아이아의 전경이에요.



옆으로 지나가는 경치는 모두가 눈덮인 산들이고.


이렇게 가다 보면 비글해협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 해협에는 태평양과 대서양의 물이 각각 흘러들어와 섞여서 흐르고 있답니다.

전에 남아프리카의 최남단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극적인 모양을 봤는데, 여기는 그저 조용히 흐르기만 한다고 하더군요.


이제부터 비글해협으로 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