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엘 칼라파테 - 광야를 달리는 한국의 카우 걸

doggya 2013. 12. 30. 04:31

오늘은 엘 칼라파테에서의 아쉬운 시간을 끝내야 하는 날이랍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비행기가 오후 늦게 있기 때문에 오전 시간에  할 수 있는 걸 찾았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목동의 나라 알젠티나 까지 와서 말을 안 타 본다는 건 말이 안된다 ~~~

 


호스텔로 데리러 온 차를 차고 도착한 도시의 외곽에 있는 목장이에요.



그 유명한 오케이 목장은 아니지만 뭐 ~ 어때요? ㅎㅎㅎ



안에 들어서자 목장 분위기가 나네요.



안에다 백팩을 맡기고 간단하게 주의 사항을 들은 다음에 설레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어요.



옹기종기 모여있는 녀석들 사이에서 오늘 나하고 인연을 맺을 녀석은 어떤 것일까를 점쳐 보는데....



얘하고 딱 ~ 눈이 마주친 거에요.



음 ~~ 순하게 생겼네.

그래 너 오늘 나한테 왕자님이 되어 주려무나 ~~



단도 직입적인 대쉬에 수줍은 표정으로 눈을 살짝 내리 까는 것도 마음에 들고 ~~~ ㅎㅎㅎ



드디어 출발 ~~~

이렇게 세 시간에 걸친 친교의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근대 세 시간이면 좀 짧다 ~~ 




이 때까지만 해도 이 녀석이 그렇게 혈기왕성하고 남한테 뒤떨어지기 싫어하는 성질이라는 걸 몰랐지요. ㅠㅠ



앞에 가는 말 꼴을 못 보는 거였어요.

계속 앞에 가는 말 엉덩이를 툭툭 들어 받으면서 안 비켜주면 옆으로라도 뛰어나갈 자세... 

얘야 ~ 좀 천천히 가자 ~~ 사진 좀 찍게... ㅎㅎㅎ



어찌나 촐랑대는지 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 한 손에 카메라를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어요. ㅠㅠ

조금만 틈만 보이면 앞으로 달려 나가려고 해서요.




그래도 그 와중에 이리저리 경치를 즐기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타 본 말 중에서 제일로 촐랑거리는 녀석이었지요.

멀리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호수인 알젠티나 호수이고 거기까지 퍼져있는 사막이에요.



목장의 강아지들까지 모두 따라 나섰지만, 얘들은 완전히 폼이더라구요.

말 통제하는데 하나도 도움이 안 되어요. 

어떤 사람은 혼자서 아주 멀리 까지 달려나가는 바람에 목동들이 아주 혼줄이 났지요. ㅎㅎㅎ



가까이 보이는 호수에 훌라멩고가 떼를 지어 있었지만 

도저히 한 손으로 펄쩍펄쩍 뛰는 말등에서 줌을 할 엄두를 못 내 그냥 먼 거리만 겨우 찍었네요. 



3시간이 짦지 않을까 ~ 하고 생각했었는데 ~ 왠걸요 ~

어찌나 오두방정을 떠는지 손도 허리도 엉치도 에고 ~~ 아파라 ~~ 

말등에서 찍은 사진이 몇장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기록을 보고 있네요.

견공은 퍼지고 앉아 쉬고요. 지가 뭘 했다구~ ㅎㅎㅎ



그래도 얘야 ~ 수고 많았다 ~~ 




목장 안에 들어가서 한 빨대로 돌려가면서 마시는 마테와 비스켓으로 잠시 요기를 하고 다시 호텔로 데려다 주었어요.



일단 짐을 모두 챙겨 놓고는 로비에서 어느 식당에 괜찮은지 물어보고 점심을 먹으러 다시 시내로 나왔어요.



여기저기 요란한 간판들을 지나 발견한 곳.

카사블랑카 ~~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는 좀 실망스런 곳이었는데, 이 곳은 어떤지 한 번 봐야겟어요.




들어가니 실내 장식이 좀 독특하네요.



그리고 벽에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사진들이 걸려 있고요.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진이 멋 있네요.

사실 얼마전에 카사블랑카 영화를 다시 한 번 본 후라서 그런지 이 포스터가 참 정겹게 눈에 들어 오대요.



근대 둘러 보니 메뉴도 험프리 보가트 사진



제공하는 메뉴에도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있네요.

근대 두 사람이 시켜야 한다니 나는 안 되고...

혼자 시켜도 되는 걸로 카사블랑카 피짜를 시켰지요.



테이블에 앉아서 둘러보니 실내장식이나 흘러 나오는 음악들이 복고풍으로 참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일단 따뜻하게 몸을 녹여줄 마테차를 시켜 놓고

여기서 보니 티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마테차도 있네요.



이게 20달러(2만원정도)가  넘는다는 게 믿어지질 않대요.

하긴 이 곳의 물가가 비싸니까 ~~

여기서는 10불도 안 줘서 정말 온갖 거 다 얹은 맛나는 피짜를 먹을 수 있는데..... ㅠㅠ



험프리 보가트 얼굴에 입을 닦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지요.

피짜요?

그저 그랬어요. ㅠㅠ



이러저리 구경을 하면서 널널한 시간에 천천히 다 먹으려고 애를 써도 다 못 먹고 결국은 싸가지 부에노스 아이레스 까지 가지고 갔답니다.

그 다음날 점심으로 먹었지요. 




다시 호스텔로 돌아와 공짜로 주는 마테차를 한 잔 시켜 놓고는 공함 셔틀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이렇게 엘 칼라파테와도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되었네요.



비행기에서 내다 본 안데스 빙하대와 알젠티나 호수에요.




기장이 안내방송을 하네요.

멀리 보이는 것이 빙하 트레킹을 했던 모레노 빙하라구요.




그리고 저기 보이는 것은 빙산으로 눈을 현혹하고 바람에 날라갈 뻔 했던 웁살라 빙하구요.



땅에서는 알젠티나 호수의 전경을 드디어 하늘에서 보게 되네요.



세사간 반에 걸친 비행 끝에 드디어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어요.

늦은 밤에 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한 리무진이 안 와서 한 시간을 기다리며 안절부절하고 있었는데.

다른 승객을 마중 나온 어떤 여자 기사가 호텔에 전화를 해주는 친절을 베풀어 주었어요

만약 기사가 안 오면 자기가 자기 손님 태워주고 나서 날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어찌나 고마운지...

그런데 한 시간이 훨씬 지나서 어슬렁어슬렁 리무진 기사가 나타난 거였어요.

시간을 보니 밤 12시가 가까워 오더군요. ㅠㅠ

그래도 왓으니 다행이다 ~ 하고 그 여자분과 나를 위해서 잠시 기다려준 그 분의 손님들한테 인사를 하고는 호텔로 갔지요.


이제부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탐험이 시작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