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 두번 째로 큰 웁살라 빙하를 아래 위로 누비다

doggya 2013. 12. 23. 05:21

혹시나 늦게 일어날까봐 알람을 해 놓고서도 늦잠 잘까봐 불안해서 그랬는지 예정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일어났어요.

오늘 가는 곳은 지난 번 트레킹을 했던 모레노 빙하보다 훨씬 윗쪽에 있는 웁살라 빙하에요

웁살라 빙하는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두번째로 큰 빙하인데, 

모레노 빙하와는 달리 엄청난 빠르기로 줄어들고 있는 빙하랍니다.



얼마나 일찍 일어났는지 나갈 준비를 다 하고 로비에 나와서 7시에 데리러 오는 차를 기다리는데 아직도 멀었더라구요. ㅎㅎㅎ

한참을 기다리다 온 차를 타고 알젠티나 호수로의 쿠르즈를 위해서 부두로 가는 길이랍니다.



차로 거의 한 시간을 달렸지만 가는 길이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해가 아직 높이 뜨지 않은 시각이라서 그런지 하늘과 산 그리고 호수의 색깔이 상당히 대비를 이루고 있네요.



이런 경치를 보면 여기가 확실히 사막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가 있겠지요?



드디어 부두에 도착했어요.

여기서 배를 타고 빙하 하이킹을 하기 전에 두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쿠루즈를 하게 된답니다.  


그럼 우선 지도를 보고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한 번 잡아 볼까요?



왼쪽 밑에 보면 지난 번에 트레킹을 했던 모레노 빙하가 있고요. 

오늘은 모레노 빙하와 닿아 있는 솜브라스 반도의 반대쪽에서 배를 타게 된답니다.


거기서 배를 타고 알젠티나 호수를 거슬러 올라 우선 1번으로 가게 되어요.

1번 쪽으로는 웁살라 빙하가 바로 호수에 닿아 있고 또 빙하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거대한 빙산들이 떠있답니다.

그런 다음에 다시 나와서 2번쪽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는 크리스티나 농장을 거쳐 웁살라 빙하의 얖으로 해서 빙하까지 트레킹을 하게 되어요.

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건 이 빙하 위에서는 트레킹을 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이유는.....

빙하의 흐름이 빨라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거지요.

그럼 함께 가보실까요?



처음 배를 탔을 때는 물이 잔잔하고 햇빛도 환하게 내리 쬐여 기대를 많이 했었지요.



그랬는데 ~~

호수로 들어가자 파도가 심하고 또 배의 속도때문에 파도가 들이쳐서 창으로 보이는 경치는 이렇게 추상화가 되어 버렸어요.



그렇다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어요.

배의 속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도 바람에 파도가 높아 

혹시나 하고 사진 찍으러 밖에 나갔던 사람들이 물에 빠진 생쥐같이 젖어 들어 오는 걸 보니.....


 얼음물에 샤워하고 싶은 생각이 싹 없어졌어요.

안 그래도 추운데... ㅎㅎㅎ



맨날 볼 수 있는 추상화가 아니니 이걸로 만족하자 ~ 하고는 자리를 꽉 지켰지요.

안 그러면 창가 자리를 뺏기거든요. 

동유럽권에서 단체로 온 아주 시끄럽고 예의 없고 무댑뽀인 사람들 때문이었지요. 



그래도 추상화 사이사이 물에 떠다니는 빙산을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웁살라 빙하 밑으로 가까이 갈수록 물에 떠다니는 빙산이 점점 더 많아지대요.



내가 그림을 그린다면 이런 그림이 나올 거 같아서 조타 ~~~ ㅎㅎㅎ


조금 바람이 잦아 졌는지 창문에 파도가 덜 들이치니 물도 그리고 산도 또 빙산도 잘 보이네요.



다시 또 밴 고흐의 그림 별밤 하늘처럼 멋있는 그림을 그리네요.



이제 조금씩 빙하를 업고 있는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언제 또 파도가 들이칠지 모르니 창문이 조금만 맑아지면 연신 셔터를 눌러 댔지요. ㅎㅎㅎ



지금까지 보다는 조금 더 큰 빙산이 보이네요.

물 속으로는 한참 더 깊이 내려가겠지요?

헌대 ~~

이렇게 가다가 혹시 타이타닉처럼 가라 앉는 건 아니겠지?

얼음물에서 옷 입은 채로 수영을 할 수도 없는데.....ㅎㅎㅎ



빙산은 조금 더 커지기 시작하더니



집채만하다고 표현을 해도 될 엄청 큰 덩어리가 옆을 스치고 지나가네요.

그런데.....



조금 있으니 그 보다 더 큰 빙하가 날 봐라 ~~ 하고 손을 흔드네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덩어리인 이 빙산은 높이가 3-4층 건물 정도 되었어요.

그렇다면 밑으로는 몇 십층 건물에 버금가는 게 있겠지요?



이제 웁살라 빙하 근처에 까지 왔지만 가까이는 못 간다고 하네요.

항상 엄청 큰 빙하가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이 정도의 배는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여기서 배를 돌려 다시 나가 지도에서 보셨던 2번으로 뱃머리를 돌렸어요.



하지만 아까 올라갈 때와는 반대방향을 보고 내려가기 때문에 또 새로운 경치가 펼쳐지네요.



지금 가는 방향은 바로 저 산 넘어에 있는 웁살라 빙하의 또 다른 줄기이지요.



타이타닉이 부딛쳐 침몰한 빙산은 도대체 얼마나 컸었을까?



몇 년 전에 알라스카 쿠루즈를 가서 보았던 엄청 큰 윌리엄스 베이의 빙하에서 떨어지는 빙산도 부서져서 저리 크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큰 빙산은 처음 본다는 얘기가 되나요?


 

겁나게 큰 빙산이지요?



집채보다 큰 아니 산 만하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놓칠 수 없는 광경에 이리 저리 기울어지면서도 열심히 찰칵찰칵...

아마도 이러허게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기억에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었을거에요.

그저 아련하게 엄청난 빙산이었지? ~ 하는 거 밖에는요.



그렇게 반도를 돌아 반대쪽에 있는 크리스디나 농장에 도착했어요.

여기서 부터 다시 산으로 찬참 올라가 웁살라 빙하의 또 다른 쪽 면을 보게 된답니다. 



탁 터진 농장과 병풍처럼 둘러친 빙하를 업은 산들이 참 시원하지요?



한참 걸어 크리스티나 농장을 구경하고 거기서 점심을 먹은 다음에 본격적으로 웁살라 빙하로 올라가게 되어요.



저기 보이는 것이 크리스티나 농장이네요.

이 농장에 대한 얘기는 다음편에서 해 드릴께요.



봄의 전령사인 민들레가 여기도 예외없이 땅을 덮고 있군요.



이제 농장에 도착했어요.



그 규모를 볼 때 엄청난 크기의 농장이었다는 걸 알겠더군요.

지금은 개인 소유에서 국립공원에 속해졌지만 꽤나 역사가 깊은 농장이었어요.

그 때 ~~~ 누군가가 소리를 치네요 ~~



모두들 하늘을 향해서 카메라를 돌렸지만 ~~

어찌나 빠른지 그리고 높은지 ....

다른 사람들은 까만 점만 나왔다고 하대요.ㅎㅎㅎ


보기 힘들다는 콘돌이 이렇게 우리를 반겨주려고 마중을 나왔지 뭐에요.

저렇게 날개를 펴면 끝에서 끝까지가 약 3-4 미터가 된다고 하는군요. 아주 큰 것은 5미터 정도.


그럼 잠깐 쉬었다가 또 발길을 옮겨 볼까요?


한국은 벌써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있네요.

여긴 하루가 느리지만.


즐거운 크리스 마스에 축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들 건강한 연말연시를 맞으시기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