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웁살라 빙하 - 황홀한 색깔의 빙하 호수

doggya 2013. 12. 27. 05:51


지난 번에는 알젠티나 호수를 배를 타고 돌면서 거대한 빙산을 구경했는데

이번에는 제 몸을 깎아서 빙산을 만들어 구경거리를 보여주는 웁살라 빙하 가까이 가 보도록 하겠어요.



지난 번에도 보여드린 이 지도에서 젤 위쪽 2번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가게 되는 거랍니다.

이 웁살라 빙하는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가운데 조그만(?) 바위산이 있어 양쪽으로 줄기가 갈라졌어요.

그래서 한 줄기는 지난 번에 갔던 알젠티나 호수로 흘러들어가고 

또 한 줄기는 산으로 흘러내리는데 그 흐른 물이 산 꼭대기에 또 다른 작은 호수를 만들었답니다.


아 ~~ 그리고 지도에서 하얗게 표시된 곳들은 모두 빙하에요.



웁살라 빙하를 가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 바로 이 크리스티나 농장이에요

이 농장은 1900년에 영국에서 알젠티나로 이주해 온 죠셉 마스터스가 1914년에 부인과 함께 와서 일구어 놓은 농장이랍니다.

이 곳의 거대한 땅을 차지하고 주위의 산에 있는 거목들을 모두 베어버리고 거기다 양떼를 키우기 시작했지요.

그 베어져 황폐해진 산에 정부에서 다시 식목을 하는데 몇 십년이 흐르면 울창해지겠지요.

그리고 지금 보시는 이 곳은 양의 털을 깍던 곳이랍니다.



그 당시에 쓰였던 우체통인데 사람들은 그걸 핫메일(뜨거운 메일)이라고 부르더군요. ㅎㅎㅎ

왜냐하면 드럼통으로 만들어 진 모습이 꼭 난로 같아서요. 



제일 위에 있는 부부와 그 바로 아래에 있는 아들과 딸이 식구였는데 그 딸의 이름이 바로 크리스티나였다고 해요.

이 아가씨는 겨울에도 말타고 달리는 걸 좋아했는데 20살 되던 해 겨울에 말타고 나갔다가 감기에 걸리고 그게 폐렴이 되어 죽었답니다.

그래서 부부가 이 농장의 이름을 딸의 이름을 따서 크리스티나라고 불렀다고 해요.

하나 남은 아들은 나이가 들자 여기가 싫다고 도시로 나가버리고 부부만 남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도시에 나가서 성공도 못 하고 그럭저럭 시간만 죽이며 살다가 어머니가 병이 중해지자 중년이 훨씬 넘어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 때 어머니를 간호하는 여인이 집에 상주하고 있었다고 해요.

얼마 안 있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독신인 아들만 남게 되자 

이 여인은 그 아들이 이 거대한 땅과 재산의 유일한 상속자라는데 눈독을 들이게 된답니다


결국 노년에 들은 그 아들과 결혼하는데 성공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모든 재산은 두 사람의 것이 되었지요.

그러다 남편도 죽고 모든 상속을 혼자 하게 되었지만 ~~~

그 때는 이미 정부에서 이 땅을 국립공원으로 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던 차라 계획에 차질이 생겼대요.


결국 국립공원에는 양을 키울 수 없기에 모두 처분하긴 했지만, 죽을 때까지 여기 사는 건 허락했다네요.

그래서 그 때부터 빙하를 탐험하러 오는 사람들을 하숙치며 살았다고 해요.

위의 사진에서 말과 함께 서 있는 여인이 바로 그 여인이랍니다. 



그 때부터 이 창고는 탐험가들의 숙소로 그리고 전진기지로 이용되었던 거지요.



탐험대들이 쓰던 장비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는데, 이 것이 가장 눈길을 끌더군요. 무얼까?

물어 보니 시범을 보이는데, 의자에 앉아서 앞에 있는 손잡이 돌리면 전기를 일으키는 발전기랍니다.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와 농장을 구경하기로 했어요.

정말로 거대하더군요.



주인들의 식구가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채의 건물들이 눈에 띄었어요.

그 중에는 일꾼들을 위한 숙소도 있었겠지만 주인들이 쓰던 남겨진 건물들을 보니 꽤나 화려하게 살았던 가 보더라구요.



이 황량한 땅도 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초록빛과 꽃들이 참 보기 좋지요?



집에서 한 참 떨어진 곳으로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 강에서 물레방아의 원리를 이용해 나무로 만든 관을 따라서 건물까지 물이 흐르게 해서 썼다고 하는군요.



이제 트럭을 타고 웁살라 빙하가 있는 근처까지 약 40분을 산길로 올라가게 되었지요.

가는 중에 눈에 들어 온 작은 빙하호수를 비롯한 주위의 경치가 참 아름다워 잠시 서게 되었어요.



건너 편 산에 있는 것은 눈이지만 대략 100년 전만 해도 저 곳이 빙하로 덮여 있었고.

그 것이 녹은 물이 파란 호수로 되었답니다.



빙하 호수는 멀리서 보아도 알 수 있겠더라구요.

투명한 물이 아니고 우유에다 파란 물을 탄 거 같은.

빙하가 흘러 내려 오면서 미네랄을 깍아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이제부터 차에서 내려 산길을 따라 빙하 바로 옆에까지 가게 되는데 왠 바람이 그렇게 부는지....



길 옆의 바위가 좀 특이하게 보이지 않나요?



옛날에는 울퉁불퉁한 바위였겠지만

빙하가 내려가면서 이렇게 깍아 놓은 대리석처럼 매끈하게 만들고 갔어요.

그러니 빙하의 힘을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만져 보니 진짜 대리석처럼 매끈매끈하더군요.

그러니까 지금 걸어 가고 있는 이 곳이 100년 전에는 두터운 빙하로 덮여 있던 곳이라는 얘기에요.



이 바위는 그리 심하게 깍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표면이 동글동글 누군가 사포로 밀어 놓은 거 같더라구요.



바람에 뒤로 밀리면 또 걷고 또 뒤로 밀리면 또 앞으로 나가기를 한 참 ~~ 정말 춥더군요. ㅠㅠ



아까 보셨던 농장에 머물며 빙하탐사를 하던 사람들이 눈보라를 만나거나 할 경우에 쓰던 피난처에요.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작은 호수는 이 곳을 덮고 있던 빙하가 녹아 고인 물이고요.



빙하에 깍인 바위들은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매끈하게 깍인 바위는 지천으로 널려 있었어요.



이 것도 빙하에 깍인 거라고 하는데 빙하의 흐르는 속도에 따라서 깍인 형태가 달라졌다고 하는군요.



에고 ~~ 힘들어.

바람불고 경사는 심하고 미끄러지는 돌길에.....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가자 ~~ ㅎㅎㅎ



와 ~~ 빙하가 보인다 ~~



짧은 거리지만 걸어 가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앞에서 거센 바람이 길을 막아서요. ㅠㅠ



그래도 끝까지 왔어요. 두 번째로 큰 웁살라 빙하 ~~

조 ~ 기 가운데 바위 같은 것 양쪽으로 흐르는 빙하 중에서 왼쪽은 먼저 배를 타고 갔던 알젠티나 호수로 흘러 빙산을 내보내는 것이고.

오른 쪽으로 흐르는 것은 새로이 이 작은 호수를 만들어 내었답니다.



이 환상적인 빛깔의 호수는 8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아마도 시간이 갈 수록 더 빠른 속도로 호수는 커지고 빙하는 줄어들겠지요?



바람 소리가 장난이 아니지요?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은 웁살라 빙하의 두 갈래를 갈라 놓는 반도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장관을 담겠다고 사람들은 몰려서서 나올 줄을 모르네요. ㅎㅎㅎ

이 빙하는 먼저 트레킹을 했던 모레노 빙하와는 좀 다르답니다.

모레노 빙하는 그렇게 빨리 흐르지 않고 안정되어서 트레킹이 가능했지만

이 웁살라 빙하는 빨리 흐르기 때문에 표면이 안정되지 않아서 위험하다고 해요..



주위로는 이런 돌산들이 널려 있었는데..



바위의 색깔들이 참 다양했어요.



마치 녹 슨 쇠판 같은 이 바위에는 철분의 함량이 무쟈게 많겠지요?



이렇게 눈이 달린 바위도 있었고요.



참말로 다양하더군요.



처음엔 누가 페인트로 낙서를 해 놓은 건줄 알았어요. ㅎㅎㅎ



더 있어도 좋다고 했지만 꽁꽁 얼은 몸으로는 도저히 더 견딜 수 없어 모두 돌아 가자는데 의견을 모았어요.



그렇게 보기 힘든 콘돌이 잘 가라고 하늘 높이 배회하며 작별을 하네요. 



다시 부지런히 걸어 차로 가는 길이랍니다.

이렇게 해서 웁살라 빙하의 구경이 끝났어요.

그러고 보니 여기와서 빙하와 빙하 호수 구경은 원없이 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