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마음에 들고 아름다운 성 펠레스를 떠나서 브라쇼브로 향했어요.
달려가는 도중에 만나는 시골 동네가 참 깨끗하고 아름답네요.
가다가 눈에 띄는 산 꼭대기의 십자가 있어 물으니 일차대전에 이 근처 전장에서 죽은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거라고 하대요.
이 근처가 격전지라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이렇게 두어시간을 달려서 드디어 브라쇼브에 도착했어요.
산 위에다 헐리웃 사인을 본 따서 커다랗게 도시 이름을 붙여 놓았다고 하네요.
도시 중앙 광장 바로 앞에 있는 이 호텔은 지어진지가 몇 백년은 되었다고 하네요.
크거나 현대식은 아니었지만 고즈넉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 호텔은 옛날 건물이라서 엘리베이터가 없이 위층까지 모두 계단이었고 짐을 날라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결국 가방을 낑낑 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답니다.
근대 복도가 좀 으시시한 기분이 들지요?
방은 부카레스트에서 있었던 곳에 비하면 옛날 건물이라서 얼마나 작은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신기한 걸 하나 발견했지요.
일단 방에 들어가 이것 저것 둘러보는데 진공청소기가 벽에 달려 있는 거였어요.
아니 ~ 이게 왜 ~~
알고 보니 헤어 드라이였는데 아무리 둘러 봐도 스위치도 없고 쓰는 방법을 몰라서 한참 주물럭 거렸지요. ㅎㅎㅎ
일단 밖으로 나가서 은행에서 돈도 좀 찾고 또 호텔 주변을 익히기 위해서 나섰어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노천 가페에서 차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겟더군요.
하지만 난 돈을 찾아야 되기 때문에 은행을 먼저 찾았는데 보안에 문제가 있어 돈을 안 주는 바람에 한참 진땀을 뺐네요.
그러고 나니 김이 다 빠져서 그냥 호텔로 돌아와 내일 더 많은 탐험을 하기고 했어요.
호텔값에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었기에 일찍 내려가 배를 채우기로 했어요.
보통 집에서는 아침을 안 먹지만 밖에 나오면 꼭 챙겨 먹는답니다.
그래야 배가 불러서 점심 시간에 쫓기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부자 나라도 아닌데 참 고기가 많더군요.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먹어둬야 겠지요?
혼자인 나는 구석 테이블의 구석 자리에 앉았는데 일행이 있다면 저런 자리도 괜찮을 거 같네요.
아침을 먹고는 다시 광장으로 나왔어요.
아침에 보는 모습은 어제 오후에 보던 거 하고는 좀 다르네요.
그래도 벌써 나처럼 부지런한 사람들은 산책을 나온 모습들이 보이는군요.
모닝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 비어 있어요.
광장에 서서 보면 바로 제가 묵은 호텔이 보여요.
하얀 건물에서 왼쪽으로 두 번째 건물이에요. 건물의 특성상 방들은 모두 뒤쪽으로 창문이 나 있었어요.
이 도시는 인종차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에요.
예전에 이 곳은 독일의 색슨족이 대거 이주해 와 살았다고 해요.
그 사람들은 손재주가 좋아서 공예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부를 축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도심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성을 쌓고 자기들만 살았답니다.
물론 루마니아 사람들은 성안에 거주를 못하게 성 밖에서만 루마니아 사람들이 살았지요.
그래서 오늘은 성 밖으로 한 번 나가볼 생각이에요.
도심을 벗어나니 성안의 집들과는 다른 수수한 시골집 같은 모습의 집들이 보이네요.
그 당시에는 색슨족들한테서 많은 차별을 받았다고 해요.
지금도 루마니아에는 많은 독일계통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데 그 우월감은 여전하다고 하네요.
차를 타고 5분 정도 밖에 안 나왔는데 전혀 다른 곳에 온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건축에서도 그리고 시설에서도 큰 차별을 받았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제가 원래 차별이라는 단어 자체에 아주 큰 거부감이 있어서요. ㅎㅎㅎ
루마니아 사람들 동네를 돌아 나와 이 도시에서 두번 째로 큰 광장에 왔어요.
이 광장 한 쪽에는 동방 정교회가 있는데 주변에서 가장 큰 교회라고 하더군요.
들어가 봐야겠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오늘은 안 된다네요. 왜요?
근처 다른 도시의 교회들에서 신부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는 날이래요.
그래서 잠깐 들어가서 휘 둘러 보고는 얼른 나와야 했어요.
나와서 보니 진짜로 이런 복장을 한 신부들이 대거 교회로 모여 들고 있더군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정교회 신부 중에 높은 분이 실언을 했다는 거였어요.
며칠 전에 할로윈 파티를 하던 부카레스트의 나이트 클럽에 불이 나서 청소년들이 많이 죽고 다치고 했어요.
그런데 정교회 신부중에 높은 분이 로크 음악은 사탄이 즐기는 거기 때문에 거기서 죽은 아이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대요.
그래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하대요.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서 그 동안 부정부패를 일삼던 수상까지 쫓아 냈는데 그런 망발을 하다니....
긴급회의를 할 만도 하네요. 파문이라도 해야 할까요?
교회 구경은 번갯불에 콩 튀기듯 했으니 그 뒤에 있는 묘지 구경이나 하자 하고 들어갔지요.
이 묘지는 예전에는 독일계 색슨족만 사용했는데 지금은 돈만 있으면 누구나 묻힐 수 있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것은 묘자리 하나에 가족이 다 묻힐 수 있는 거였어요.
이 묘지의 주인은 아직 살아 있는데 묘자리 사놓고 벌써 비석까지 만들어 놓았네요.
그러니까 지금 78세인가요? ㅎㅎㅎ
이 묘지에도 벌써 묻힌 사람도 있고 또 앞으로 묻힐 사람들의 이름까지 다 새겨 놓았네요.
자기 이름이 적혀 있는 비석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그렇게 가족이 묻힌다고 묘지가 큰 건 아니었어요.
이렇게 작은 자리에 켜켜 쌓아 놓은 거지요.
다시 도심 근처로 왔어요.
이 문은 루마니아 동네에서 색슨 동네로 들어가는 성문이었어요.
이 문을 나중에 새로 지은 거고
이 문은 옛날에 지은 것이랍니다.
성의 양쪽으로 있어요.
새문을 지은 이유는 이 문으로는 차가 다니지 못해서 지요.
앞에서 보면 사람만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지금은 그 나마도 쓰지 않고 있답니다.
당시의 색슨족들은 참으로 호사스런 생활을 한 거 같았어요.
이 곳은 그들이 사용하던 테니스 코트와 클럽이라고 하네요.
ㅓㅇ
그 바로 옆으로 이렇게 성곽이 있는데 여기는 성의 망루에 이름을 붙이는데 그게 재미 있었어요.
구두쟁이 망루, 대장쟁이 망루, 바느질하는 사람 망루 등등
그 협회에서 돈을 내서 망루를 지으니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이렇게 성을 삥 둘러 싸고 이런 망류가 여러개 있더군요.
대개의 경우에는 오토만 제국으로 부터 침입이 잦았다고 해요.
터키에서 가까우니까요.
산길을 걷다가 밤을 발견했어요. 먹어도 되나요?
떫어서 못 먹는다고 하네요. 아까워라 ㅠㅠ
이 곳이 독일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오랫동안 맺고 살았는지 그 증거가 여기 또 있네요.
이 곳은 1차 대전때 죽은 독일병사들의 묘지에요.
아직도 관리가 잘 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루마니아 병사들의 묘는 없었어요.
아까 보셨던 성문을 통과해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에요.
돌아서 보니 성문이 보이는데 이 길은 일방통행이에요.
한 쪽에 주차를 해 놓은 관계로 길이 좁아졌지요.
여기서 왼쪽에 보이는 철문으로 들어가 봤어요.
여기는 유태교의 교회인데 이 곳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루마니아에 살다가 이차대전때 히틀러의 수용소에서 죽은 사람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지요.
아직 한 번도 유태교의 교회안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외부인한테는 공개를 안 한다고 하대요.
이 간판이 가리키는 곳에 아주 유명한 곳이 있어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이 골목이에요.
바로 이 골목이요.
이 골목은 전 유럽에서 가장 좁은 골목이래요.
제가 서서 팔을 벌려 보니 두팔을 쭉 못 펴겠더군요.
골목의 시작부분은 이층집 밑에 있었지만 뒤부분은 진짜 골목이에요.
다시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눈에 띈 것은 검은 교회라는 별명이 붙여진 오래된 성당/교회지요.
원래는 성당으로 지어진 것이라서 건물의 바깥에 이렇게 열두 사도들의 조각이 있어요.
하지만 루터의 종교개혁 후에 루터란 교회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큰 불이 나서 건물의 한 쪽이 타서 꺼멓게 그을어 검은 교회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거라고 하네요.
워낙 유명하다니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오늘은 문을 닫는 날.
내일 다시 와 봐야겠어요.
내일을 기약하며 발길을 옮겼어요.
지금부터는 드라큘라 성으로 유명한 브란성으로 차머리를 돌릴 겁니다.
함께 가셔서 드라큘라를 한 번 만나 보실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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