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그네님의 발자취

구름 위에 노닐다 날아갈 뻔하다...지리산

doggya 2017. 10. 24. 16:53

지리산 산행을 염두에 두고 지난 주 월악산 산행을 했던터라 걱정없이 산행 준비를 했으나 " "백무동 코스 만만치 않아" 걱정하는 사람들 때문에 "안 가 본 코스니까 이번 기회에 가 보는거야 " 위안을 삼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
랜턴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니 두 개.
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보온도시락에 자반 김. 따뜻한 물. 아들이 준 왕 꿈틀이. 아몬드 한 줌. 저녁대용 바나나 두 개. 과일은 포도. 옷은 조끼와 고어텍스 자켓. 내피겸용 자켓. 장갑은 반 장갑과 겨울장갑....그리고 멀미약. 밧데리...

장장 다섯 시간 차를 타고 4시에 출발.
B코스 ㅡ세석대피소 방향.
대충 스트레칭을 하고 어둠 속으로...
어둠에 익숙해지기 전에 몸 컨디션을 고려 해 장터목대피소로 가는 해수님 부부와 잠시 안녕~
본격적으로 산행에 접어드니 모든 걸 삼킨 채 아가리를 벌린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온 천지를 채우는데, 보이지 않아 궁금타 하던차에 만난 다리.
랜턴으로 아래를 비추니 계곡이 보인다.
백무동 코스는 계곡길. 너덜길이었다.
산수국이 아래를 향해 꽃송이를 돌린 채 벌과 나비를 거절하네.
잠시 랜턴을 끄고 하늘을 보며 별을 헤다보니 햐아~~난코스에 진입.
희뿌옇게 밝아오는 하늘을 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 온 김에 지리산 일출을 봐 볼까? '
헐레벌떡 세석대피소까지 왔으나 대피소에서는 해 뜨는 게 안 보이네. ㅠ.ㅠ
여기까지 3시간 걸렸다.
기왕 못 보는 거 여유있게 가자 하고 사스레나무 친구나무도 찍고 과남풀도 찍고 구름 속을 산책했다. 쉰 시간 합해 2시간 후 장터목대피소 도착. 해수님 부부와 만나 아침을 먹었다.
천왕봉으로 Go~
구름이 몰려 와 신선세계를 만들어 주는가 싶더니 거센 바람에 순식간에 사라지기를 반복하는걸 보다보니 천왕봉도착.
센 바람에 모자 날아 가고, 두 다리 붕~ 뜨고...
정상 사진 찍기를 포기.
A코스 시간에 맞춰 놀다 놀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