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지 않아 멀리는 갈 수 없지만,
그냥 반나절만이라도 어디론가 훌쩍 가보고 싶은 그런 날 있지요?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어요
친구와 함께 하이웨이 옆으로 펼쳐져 있는 낮은 언덕을 덮은 야생화에 눈길을 주면서, 봄에 많이 내린 비로 불어버린 산속에 있는 호수에 떠있는 돛단배를 보면서, 산길을 달려 도착한 곳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바다를 따라 1시간 조금 넘게 떨어져 있는 산타쿠르즈.
작지만 해안선이 아름답고, 설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아담한 도시지요.
바다 절벽에 마치 커텐처럼 드리워져 있는 보라색 야생화와 땅밑에 깔린 일종의 선인장 꽃들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어요.
위의 절벽을 좀 당겨서 찍어봤어요.
복잡한 다운타운을 그냥 지나쳐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이태리 식당으로 향했어요.
신선한 바닷공기가 폐속으로 스며드니, 머리가 맑게 개인 하늘처럼 투명해 지는 것 같더군요.
그 전에도 몇번 가보기는 했지만, 항상 밤중에 그곳 다운타운에 있는 일본식당에 가느라 밤바다 한번 본 적이 없어서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다 빼앗겨 버렸어요.
식당에 들어가 창문옆자리를 청하니,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냥 한 줄 떨어진 곳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니, 너무나 아름답게 보여서 한장 찰깍 !!!
맥주 한병하고 새우와 게, 그리고 싱싱한 열대과일이 섞인 점심을 맛나게 먹고는 서둘러 바닷가로 향했지요.
서두르지 않는다고 바다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급해서....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그냥 길거리에 서 있으면 앞으로 밀려가 버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날씨는 그렇게 춥지가 않아서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꽤 모여있더군요.
바람에 이는 파도때문인지 바다에는 그렇게 크지도 않은 파도라도 타 보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물개처럼 허부적거리고 있는게 여기저기 눈에 띄었어요.
설핑(Surfing)뮤지엄과 등대의 역할을 함께 하는 언덕위의 작은 집
가까이서 본 등대겸 뮤지엄 건물
등대옆으로 있는 절벽의 전경을 파노라마로 찍은 것, 그런데............ 밑을 보세요
끝부분을 잘 보세요. 작은 섬이 보이죠?...... 그럼 다시 밑으로
그 작은 섬을 쭈 ~~~ 욱 당겨서 보니, 그 위에 바다사자가 누워서 오수를 즐기고 있는거였어요. 이 근처에는 태평양을 쭉 따라가다보면 이렇게 곳곳에 바다사자들이 야생하는 곳이 아주 많이 있지요.
그 대표적인 게 샌프란시스코의 피어 39 번이고요.
얼른 보고는 이 여자도 바다사자인 줄 알았지요. ㅎㅎㅎ
그곳을 떠나 더 깊이 동네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보이는 집마다 마치 동화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독특하고 특색이 있었어요.
가는 길에 사진을 찍을 자리를 못 찾아서 찍지 못한 것이 몹내 아쉽더군요. 경찰차가 계속해서 다니는 바람에 불법주차했다고 사진 한장에 벌금내고 싶지는 않아서요. ㅎㅎㅎ
그렇게 해서 간 곳이 Natural Bridge 라고 하는 바다물에 씻겨서 구멍이 뚫려 바위가 그냥 다리처럼 된 곳이었어요.
어찌나 바람이 세던지 기대어 있던 나무로 만든 보호 담이 막 흔들릴 정도더군요.
위의 사진을 조금 당겼더니, 밑으로 구멍이 보이더군요.
더 당겼더니, 이번엔 그 위에 있는 갈매기들도 모두 보이더군요. 바위색깔이 왜 하얗게 보였는지 이해가 가네요. 갈매기똥이 아니고 뭐겠어요.
그 뒤로 저 멀리 보이는 동네가 참 아름다워 보였는데, 거기서 매일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잠시 부러움이........
바다언덕은 곳곳이 이렇게 선인장으로 덮여있고.
가까이서 본 선인장 꽃이예요
돌아오는 길에 다시 본 등대와 오른쪽 끝에 있는 바다사자가 있던 섬
사람들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바닷가의 Sidewalk, 아름답죠?
연인과 함께 부는 바람을 서로 막아주며 걷고 싶은 그런 곳이지요.
좋은 구경 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