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머나 먼 그대에게

가을 앓이

doggya 2006. 9. 1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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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앓이 / 조이랑
 



또 한 번의 가을이
내 앞에 서 있네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의 가을 앓이가 시작된답니다
기나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멀어져 가는 여름이 아쉬워서가 아닙니다
떨어지는 낙엽이 슬퍼서가 아닙니다
가을비가 쓸쓸해서도 아닙니다


그 가을
설렘으로 만났던 그대
나의 삶은 뿌리째 흔들려 버렸지요
하루에도 몇 번 씩
눈앞을 떠도는 당신의 모습에
진공의 시간 속에서 숨을 쉬어야 했으며
말 못하는 그리움에 많은 밤을 지새야 했답니다

몇 번을 자다 깨어도
어둠에 묻혀 있는 그대 얼굴 바라보며
하루종일 한 눈금도 가지 않는 것 같던
느림보 시계와 시간의 줄다리기를 하며
풍랑 위에 작은 배처럼
심한 멀미를 하는 심장을 안고
다시 만났던 그대는
설국(雪國)에 사는 겨울남자였어요
보고 싶었다는 말 한마디도
차곡차곡 접어 가슴 깊이 묻어 두고
그때부터 나의 가을 앓이는 시작됐지요

몇 번의 봄이 왔다 갔지만
나는 아직도 따뜻한 모닥불이 그리운
가슴이 추운 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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