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제주의 주상절리

doggya 2006. 10. 23. 10:31

신체의 모든 감각 기관이 마비될 정도로 아름다운 시에라의 눈에 묻힌 단풍을 뒤로 하고 다시 요세미티로 향해 차를 돌렸어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면서 가는데, 아름다운 단풍이 보이길래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자하고 차를 세웠어요.

그랬더니 물가로 내려가는 길목에 이런 경고판이 았더군요.

곰이 춤현하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먹을 것을 밀봉하지 않고 놔두면 경고장을 발부한다네요.

그래서 잠시, 맘칫 ~~

그런데 지금은 곰들이 겨울준비를 하느라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고 하는 어떤 사람의 말에 안심을 했어요. ㅎㅎㅎ

 

 

다시 눈 덮인 산을 보며 차를 달려가다 보니, 저 멀리 산 꼭대기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게 보였어요.

뭘까?

 

 

가까이 가서 보니, 움직이는 건 폭포였어요.

주차장에서 보니, 까마득하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무지개 폭포의 물양이 엄청나게 보이더군요.

지금은 물이 많을 철이 아닌데.... 이상타 ?

 

동네 사람의 말에 의하면, 산 꼭대기에 연못이 있는데, 며칠전에 온 눈이 녹아서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물이 떨어진다는거였어요.

6000피트(1888미터) 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폭포의 사진은 15배로 땅겨서 찍은 거예요.

 

 

그리고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호수에는 가족들이 낚시를 나왔는지,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고,

얻어 먹을 게 있나하고 졸졸 따라가는 오리들도 너무 한가하게 보였지요.

 

\요세미티로 가는 중간에 Mammoth Lake 이라고 하는 스키 리조트 동네가 있는데, 이곳에 유명한 구경거리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 이름은 Devil's Postpile.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그냥 가는 길에 지나치기는 억울하고 해서 돌아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 20분을 산길을 걸어 가야 한다는데, 옆에 가는 사람한테 물어도 뭐를 보러 가는지를 모른다고 하니, 나나 똑같이 한심한 사람 ~~ ㅉㅉㅉ

궁금하긴 했지만, 할수 없죠. 가는데 까지 가 보는 수 밖에.

 

도착하여서 보니,

어 ? 어디선가 본건데.....

아 ~~~~ 그렇구나

 

 

작년에 제주에 갔을때 대포동에서 본 주상절리와 꼭 같은 돌들이 산을 이루고 있는 광경이었어요. 산이 절벽처럼 무너져 내려 단면이 들어난 곳이랍니다.

그런데 왜 이름을 '악마의 기둥'이라고 했는지, 언뜻 이해가 안 가더군요.

 

이 사진은 파노라마 찍은 거라서 작게 나왔으니, 사진을 클릭하셔서 원래 이미지로 보세요.

 

 

이 사람들이 보고 있는 설명서를 보기 위해서 저도 가까이 갔죠.

 

 

이 설명에 의하면, 녹은 용암이 십만년전에 120미터 깊이의 계곡으로 흘러 내려와 고이고, 식으면서 표면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 금이 가게 됐는데, 이때 육각형을 이루게 됐다고 해요.

그 이유는 육각형은 자연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된 모양이라고 하네요.

내부는 식으면서 현무암기둥을 형성하게 되고, 약 2만년전에 마지막 빙하기가 오면서 빙하에 의해서 절벽이 무너져 기둥이 노출되게 되고, 풍화작용과 계속된 지진에 의해서 표면은 매끈하게 다듬어 졌다고 해요.

아마도 제주의 주상절리도 같은 원리로 형성이 됐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가요?

 

그럼 조금 더 가까이서 보실까요?

 

 

철근뭉치를 옆에서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표면이 한쪽 절벽에 노출돼 있더군요.

 

 

바닥에 떨어져 깨진 돌들을 보니, 육각형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고,

 

 

또 다른 쪽은 엿가락처럼 쭉쭉 뻗어 있었어요. 그런데 꼭대기에 이 돌더미에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 건가하는 걸 느끼겠더군요.

 

 

비록 밑에 떨어져 부서져 너부러져 있는 돌들이 산더미만큼 많았지만, 이 돌더미위에 올라가는  건 미 연방법으로 금해져 있다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참 잘 보존이 되어 있었어요.

 

산위에서 이런 걸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긴 했지만, 제주에서 본 바다에 널려 있는 육각의 기둥들이 바닷물에 시달려서 그런지 색깔도 또 모양도 더 아름다웠다고 생각했어요.

 

 

내려오는 길에 길 옆에 깊은 배려로 마련해 놓은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잠시 쉬다가 ......

 

 

지금부터 가도 아마도 산을 넘을때 쯤이면 깜깜해 질 것같아서 발길을 재촉했지요.

이제 요세미티로 들어 왔어요.

 

 

길 저 밑에 아까 본 단풍과는 또 다른 색깔의 풍경이 펼쳐져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냥 갈 수는 없지요.

 

 

가까이 가서 보니, 선명한 초록색의 이끼와 하늘을 닮은 파란 물 빛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그려 놓고 있었어요.

 

 

아까 탄성을 지르며 보았던 단풍에는 비교도 안 되지만,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대요.

 

 

여기서는 아직 한국처럼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장관은 못 봤지만, 비록 잡초라해도 계절의 덕을 보는 건지, 여름보다는 보기가 좋더군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찻길이랍니다. 거의 10,000피트(3000미터)정도가 되지요. 산 꼭대기는 그 보다 훨씬 더 높을테고.

 

히말라야에 갔다 온 사람의 말을 들으니, 히말라야의 경치가 이것과 비슷하다고 하는군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히말라야엘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사진은 파노라마인데, 원본을 보면 계곡 저 밑에 있는 단풍이 보인답니다.

그런데 사진이 너무 커서 그런지 올라가질 않는군요. 안타깝네요.

 

 

이렇듯 요세미티는 돌산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답니다.

나무도 사철나무가 많고요. 비가 많이 온 봄에 피는 야생화가 아니면 꽃을 보기가 쉽지는 않지요.

그래서 여름에 캠핑장으로 많이 쓰이고, 바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랍니다.

 

 

위의 사진 가운데, 아주 멀리 보이는 바위를 당겨서 찍은 건데, 이 바위의 이름은 half dome 이라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바위타기에 도전하는 바위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이건 저위의 사진에서 앞 부분인데, 여기저기 놓여있는 돌들은 사람이 옮긴 것들이 아니고, 2만년전 마지막 빙하기에 빙하가 쓸고 내려가면서 옮겨 놓은 것이 지금까지 제자리에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밑에 있는 바위에 균열이 가고, 또 표면이 매끈매끈하게 닦인 것도 모두 빙하가 한 일이라고 해요.

 

 

사방을 둘러봐도 이런 돌산들. 전에 갔었던 유타주의 기기묘묘한 바위군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형태의 모양들을 하고 있었어요.

 

 

다시 황량한 벌판으로 내려와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는 산너머로 넘어가 버리고.

깜깜한 산 속을 운전해 가는데....

 

 

노루인지, 사슴인지, 어둠속에서 잘 가라고 친히 길까지 나와 인사를 해 주더군요.

그래. 고맙다. 얘야 ~~~ 또 보자 ~~~

 

이렇게 해서 하루에 운전한 시간이 모두 18시간,

그리고 달린 거리가 약 800마일(1,280킬로미터)정도가 되더군요.

피곤할 만도 했겠죠?

 

결론은.......

 

여기저기 쑤시고 힘도 들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구경 한 번 잘 ~~~ 했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