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시카고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이웃

doggya 2006. 11. 11. 11:46

 

이 건축물을 기억하시나요?

네, 맞아요. 시카고의 다운타운에 있는 수도국건물이예요.

1871년에 시카고 북쪽에 있는 한 마굿간에서 일어난 화재가 바람을 타고 번지는 바람에 도시 전체가 타 버리게 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는데, 그때 유일하게 타지 않고 남은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수도국 건축물과 너무나 비슷하지 않나요?

그렇지요. 당시에 유명한 건축가였던  William W. Boyington이 13세기 유럽의 성을 본따서 설계한 것이지요. 그럼 이 건축물은 무엇인지 궁금하시겠죠?

이 것은 시카고에 있는 오래된 묘지의 입구랍니다.

 

그럼 오늘은 여러분을 모시고 어디로 갈까요?

가장 조용한 곳. 그리고 제가 즐겨 가는 곳이 있어요.

거의 200년 정도가 된 묘지가 있는데, 산책하기 좋은 곳, 그리고 거닐며 생각하기 좋은 곳이지요.

또한 학교에 다닐때는 겨울에 눈이 오면 이곳에 와서 사진 작품을 만드느라 꽁꽁 얼어서 다닌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또한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는 묘지들이 동네 한 가운데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또 유적처럼 지켜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산책하는 곳으로 가기도 하고, 어떤 곳은 아이들이 역사를 배우기 위해서 가기도 하는 곳이 많이 있어요

 

더구나 그곳에 서 있는 묘비들은 조각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것들이기 때문에 눈요기도 할 겸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곳이라서 좋아한답니다.

여러분들께는  조각품과 같은 묘비들을 보여드리려고요.

 

 

차를 타고 들어가면 이러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요, 그러면 차를 세워 놓고는 여기저기 걸어 다니면서 명상에 잠긴답니다. 

 

이곳은 아주 오래된 곳이기도 하지만, 시카고에 살던 유명한 사람들의 묘지가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구경거리도 많아요.

그러나 그 이름들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크기에 압도돼어 그냥 구경만 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무얼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함께 생각에 잠겨 봅니다.

 

 

오래 된 것일 수록 묘비들의 크기가 크고, 조각품들이 구경할 만 하죠. 1800년대 후반에 살다가 간 사람의 것이예요.

 

 

비석을 세운 후손이나 가족들의 취향과 경제사정을 알 수 있겠쬬?

 

 

가끔 이렇게 땅위에 바위로 마치 관처럼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어요.

돌에 붙인 사진을 보니, 마치 옛날 영화의 주인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픈 가슴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그러나 모두들 이렇게 거창하게 묘비를 만드는 건 아니랍니다.

남은 가족들의 경제형편에 따라서....

 

 

이렇게 땅에 파 묻어두는 아주 작은 것도 있어요

 

 

이 사람은 22살에 세상을 떠났군요.

 

 

이렇게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딸을 모두 함께 묻은 곳도 있네요.

한 가족이 저 세상에서도 오손도손....

 

이렇게 온 가족을 한 꺼번에 넣어두는 가족 묘지도 있지요.

 

 

이 정도면 얼마나 들었을지 궁금하더군요.

 

뒤에 있는 큰 십자가의 주인공, 앞에 작은 십자가의 주인공, 그리고 오른쪽 바닥에 깔려 있는 아주 작은 묘비의 주인공중.... 누가 가장 좋은 곳으로 갔을까 궁금해 지대요.

 

 

나뭇잎이 우거져 있었을때는 훨씬 더 보기가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탑의 가운데에는 불을 켤 수 있게 만들었는데, 불이 꺼져 있는 걸 보니, 좀 쓸쓸하게 느껴지대요.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던 모양이죠?

 

 

나무모양으로 된 것이 독특하죠?

 

 

뒤쪽에서 본 건데, 뺑 돌아가면서 진짜 나무처럼 조각을 해 놓았더군요.

 

 

천사가 지켜주니 절대로 외롭지는 않을거예요.

 

 

아주 조촐하지요? 하지만 아름답지 않나요?

 

 

십자가도 이젠 주인과 함게 편하게 누워서 쉬고 있네요.

 

 

아마도 옛날에는 천사가 상당히 흔한 주제였던 모양이예요.

 

 

온 식구가 한데 모여 있네요. 이렇게 하나의 묘비를 만들기 위해서 몇년이나 걸렷을지...

 

 

사진사의 모습이 그림자로 잡혔네요. ㅎㅎㅎ

 

 

할로윈 데코레이션을 해 놓은 걸 보니, 후손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는가봐요.

 

 

묻힌 사람들의 이름이 둘다 여자이고, 또 태어난 시기를 보니 자매지간인 거 같아요.

그런데 언니는 78세, 그리고 동생은 3년후에 65세로 세상을 떠났군요.

 

 

얼마나 슬픔이 컸을까요?

 

 

주인공이 누구인지 대강 짐작이 가지 않나요?

 

 

멀리서도 규모때문이진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한장 찍었지요.

 

 

주인이 간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네요.

 

 

이런 모양은 그렇게 흔하게 눈에 띄는 건 아니랍니다.

 

새로운 구경이 되셨나요?

아니면 기분이 상하셨나요?

 

한국에서 생각하는 묘지에 대한 관념과 많은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예요.

좋은 예로 여기서는 묘지근처의 집들이 조용하다고 좋아하거든요.

그냥 색다른 구경하셨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