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뿌리깊은 나무 / 조이랑 깊은 바위산 골짜기 바위 속 깊이깊이 커다란 뿌리 내리고 힘들고 외로운 삶에 지친 채 끝없는 어둠 속에 묻힌 앞날에 절망하며 쓸쓸히 서 있는 당신에게 나는 한 마리 새 되어 날아가고 싶었어요. 날개를 내 보내는 아픔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 해도 영혼의 절규인양 내밀은 그대의 간절한 손짓에 그런 것쯤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뭇잎 사이로 따스한 햇살 퍼지면 늦은 잠에서 깨어나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에 세수하고 그대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온종일 재잘대다 해 질 무렵이면 그대 가슴에 가득한 사랑의 열매를 먹고 행복에 취하여 잠드는 작은 새이고 싶지만 아무리 지우려해도 코 끝에 베어 있는 그대의 냄새 각막에 새겨진 그대의 모습 문득문득 떠오르는 건 오직 그대 뿐이건만 그대는 너무도 멀리 있어 헤어날 수 없는 늪과 같은 그리움만 더욱더 커지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