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날 오후에 / 조이랑 맑은 유리창과 대조를 이루는 뿌연 하늘과 그 아래 아직도 여름을 안고 있는 것 같은 무성한 진초록의 나뭇잎들을 보며 커피 한잔을 옆에 놓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떠나간 연인에게 부르는 이름 모를 남자 가수의 흐느끼는 듯한 노래를 듣습니다
벼란간에 뱃속 깊은 곳에서 응어리가 생기더니 울컥하고 가슴을 타고 올라와 목젖을 건드리고 지나 눈 속에 머물러 있다가 책상에 엎드려 그댈 그리다 잠들었다는 노랫 말에 단지 멀리 있을 뿐 떠난 것도 아니고 잊은 것도, 잊힌 것도 아닌 그대가 떠오르자 뜨거운 액체로 변해 흘러 내리니 난 그만 얼굴을 감싸쥐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