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중앙 아메리카

혼두라스 - 공포감을 느끼게 했던 국경 넘기

doggya 2008. 4. 26. 07:04

오늘은 과테말라의 남쪽 국경을 넘어 혼두라스로 들어가 또 다른 형태의 마야문명을 이루었던 코팡(Copan)으로 가기로 된 날이예요.

혹시 이 글을 첨 보시는 분은 과테말라 - 즉석에서 우유 짜서 파는 수도의 다운타운...  지도와 여정이 있으니 참고로 하시기 바래요.^_^

 

혹시 늦잠을 잘까 봐 잠을 설치고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백팩을 꾸리고는 약속한 택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녁에는 너무나 더워서 천장에 달린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잤는데, 새벽에는 제법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춥더군요.

아마도 그래서 잠이 깬 거 같았어요.

어쨋거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늦잠꾸러기의 잠을 깼으니 괜찮은거지...  라고 위로를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일어 났지요.

 

일단은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시외버스를 타기로 되어 있어요.

사실은 안따구아에서 오던 길을 다시 내려 가야 하는데, 그렇게 가면 길은 좋지만 삥 돌아간다고 하며 말리더군요.

그래서 시간절약도 하고 시골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볼 겸, 과테말라의 서쪽으로 난 길을 택해서 시외버스를 타고 얼마 가다가 에어콘이 있는 일등버스로 갈아 타고 국경을 넘어 간다고 하기에 전액을 다 주고 표를 구입했어요.

그리고 일등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으면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여행사의 말을 100% 믿었지요.

 

 

새벽에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어찌나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던지....

버스를 기다리며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유럽에서 온 어느 아가씨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나보다는 스페인어가 유창(?)하기에 가는 길에 도움이 될 거 라고 생각했지요

자기도 중간에서 버스를 갈아 탄다고 하면서 내 표를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더라구요.

물론 버스회사 직원들은 안심하고 타라고 등을 떠 밀었구요.

 

 

버스를 타고 보니, 이건 완전히 시골 시외버스였어요.

그래도 곧 갈아 탄다니, 이왕 탄 거 즐기며 가자.... 하고 마음먹었지요.

지나가면서 보이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어릴 적 우리나라의 시골을 보는 거 같아서 정겹기까지 했지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중간중간 마을을 지나는 거 같은 착가을 했어요.

 

 

그렇게 많은 것들을 보아 왔지만, 야자수를 배경으로 누워있는 소떼는 여전히 신기하게 보였지요.

 

 

이 곳 사람들의 대중교통수단인 이런 트럭에 서서 가지 않는 것만도 고맙게 생각해야지..... ㅎㅎㅎ

 

 

그리고 말린 열대과일과 음료수, 빵이나 과자같은 걸 팔며 창밖으로 지나는 행상들의 모습에서 정말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더군요.

 

 

부자들의 놀이터인 듯, 어쩌다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사진도 찍고...

 

 

무슨 말인지 한 마디도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눈치로 보니... 만병통치약을 파는 아저씨였어요.

책을 보니 오장육부의 어느 것 하나도 고치지 않는 것이 없는 신비의 영약을 팔고 계시군요.

장장 긴 시간의 설득이 끝난 후, 여기저기서 약을 사겠다고 불러대데요.

모두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 ^_^

 

그렇게 신나는 구경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 드디어 차를 갈아 타라고 운전사가 내리라고 하더군요.

차는 비록 내가 생각했던 건 아니었지만, 시간적으로는 아주 양호한 여정이었어요.

 

자 ~~~ 그럼 어디서 차를 갈아 타는대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있는 차는 내가 타야 할 차는 정말 아니었어요.

그리고 방향도 내가 가야 할 곳과는 정 반대 방향이고.... 어쩌나?

아무리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물어도 그거 밖에는 없다는 거지 뭐겠어요.

백팩을 버스에 실었다 내렸다 하면서 난감해 하고 있는데...

"도와 드릴까요?"

아니 이게 구세주의 목소리가 아니고 뭐겠어요?

유창한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어느 젊은 아가씨가 도와 주었지만,

그래도 그 버스밖에는 탈 것이 없다는 결론에 함께 올라 탔지요.

분명 내가 돈을 치렀던 일등버스는 아니었고., 정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거였긴 하지만,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많은 위로가 됐어요.

알고보니, 혼두라스 태생인데, 현재는 텍사스에 살고 있고, 부모님을 방문하러 온 거 였다고 하대요.

 

한참을 가더니 국경을 넘는다고 모두 내리라고 하대요.

과테말라 이민국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헌데...

혼두라스 이민관앞에 먼저 섰던 그 아가씨가 화난 음성으로 싱갱이를 하는거였어요.

아니.... 왜 ?

 

미국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40을 내라는 거였다고 하네요.

싱갱이를 하다가 $3 을 내는 걸로 끝을 맺었지만.

같은 미국여권을 가지고 있는 나는?

영어로 그 아가씨한테 물어 보니, 두고 보자는 우리를 보며 씩 웃는 이민관의 태도가 아주 기분이 나빴어요.

결국 $3을 내는 걸로 낙착이 되고 도장을 받고 돌아서면서 그 아가씨 말이 우리 말을 다 알아 들으면서도 모른 척 했다는거예요.

에고 ~~~

그래도 여기까지는 양호한 편이었지요. 

 

 

국경을 넘어서 가다보니, 경치는 과테말라와 비슷하지만 군데군데 총을 들고 서 있는 군인들과 경찰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더군요. 

아가씨가 집에 다 왔다고 내리고 나서 얼마 못 가서 검문을 한다고 내리라고 하는데... (눈치로 알아 들었지만...)

총을 휘두르면서 무서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닥달하는 군인인지 경찰인지.... 에고....

 

버스에 손을 대고 서라는 몸짓을 보고는 얼른 가서 섰지요.

누가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치는거예요. 에그머니나 ~~~

뭐가 잘 못 된건가요?

한 쪽 구석에 여자들만 서있는 곳을 가르키며 그리로 가라는 거였어요.

그때서야 좌우를 둘러 보니 버스에 손을 대고 서 있는 건 모두 남자들 뿐이었지요.

흐유 ~~~

한숨을 쉬며 여자들 틈에 서서 있자니,

아니 ~~~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거야? 돈은 돈대로 다 내 놓고... 씨 ~~~~

참자 ~~~ 참아 ~~~~

 

 

생각지도 않았던 카리브해(Sea of Honduras)의 한 귀퉁이 비취빛 바다를 구경하는 걸로 위로를 삼으며 달린 3시간 후에

혼두라스의 버스 정류장에 내렸어요.

버스표를 보이고 떠듬떠듬 설명을 하니 운 좋게도 한 시간후에 하루에 한번 코팡으로 떠나는 버스를 탈 수 있게 해 주더군요.

그런데 이상한 건.....

내 표를 자기네가 가지고 새 표를 주는거였어요.

뭐 ~~ 그럴 수도 있겠지.....

얼마나 걸리나요?

길게 잡아서 3시간이요...

그정도면 괜찮지... 날 저물기전에 도착 할 수만 있다면......

 

물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고 기다리다 올라탄 버스는......

 

 

 

앉으려고 보니..... 허걱 ~~~

 

 

또 다른 자리를 보니.......

분명히 에어콘이 있는 일등버스는 아니라는 것이 증명이 된거지요?

와 ~~ 내가 완전히 당했구나 ~~~

이제서야 화가 치밀기 시작하는 걸 보면, 나도 참 둔하긴 둔한가 봐요.... ㅎㅎㅎ

 

 

3시간 걸린다던 길은 7시간이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지요.

운전사가 서고 싶은 곳에 다 서고, 지나다 아는 사람 보면 버스 세워놓고 노닥거리다 생각나면 또 운전하고..... 에고 ~~~

벼라별 생각이 다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잘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어느 집 처마밑에서라도 자야 하나?

아구 ~~ 내 팔자야 ~~

여길 왜 온다고 했지? 그냥 아는 길로 갈껄 ~~~~

 

깜깜한데 도착을 해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우선 가까이 있는 식당엘 들렀어요.

새벽부터 아이스크림 하나 밖에는 먹은 게 없었거든요.

분위기도 그리고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도 모르고

혼자 먹기는 많다고 말리는 엔칠라다를 몽땅 후다닥 먹어 치워 주인의 눈을 휘둥그렇게 해 놓고

내일 다시 과테말라로 가는 차를 예약하러 갔지요.

근데.....

차가 없다는거예요..

으앙 ~~ 그럼 난 집에 어떻게 가?

 

 

서로 통하지 않는 말을 하고 있는 난감한 순간에 도와주겠다고 들어 온 사람이 있었어요.

잘 생긴(사진이 좀 안 나왔네요, 아주 미남이던데.... ㅎㅎㅎ) 마야 청년과 현지 대사관에서 일한다는 프랑스 아가씨 카플이었어요.

그 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버스표를 샀는데, 그때까지 오랫동안 함께 있어 주었어요.

그리고 돌아 오는 내내 끝까지 친구해 주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도와 주었어요. 

힘든 여행길에서 이렇게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이 크나 큰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거예요.

 

 

우여곡절의 하루가 지나고, 돌아갈 버스표도 확보했으니...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적극 권하던 띠깔과는  다른 분위기의 마야 유적지를 돌아 보기로 하고 호텔을 나왔어요.

위의 사진은 제가 묵었던 호텔이예요.

노숙이라도 할 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에 비하면 아주 근사한 호텔이지요?

밖은 햇살이 밝고, 기분도 전환됐고...

랄라 ~~~ 롤로 ~~~ 가자 ~~~ ^_^

 

 

어젯밤에는 보지 못했던 이 마을로 들어가는 주도로였어요.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한가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지나는 사람 구경을 하고 있네요.

 

 

지나다가 본 길가에 있는 식당이었어요.

아침을 먹긴 먹어야 할텐데.... 그냥 패스....

 

 

지금까지의 인상은 아주아주 가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식당 바로 앞에는 이런 저택도 있고...

 

 

멀리 산중턱에는 이런 저택도 보이는 걸 보면 못 사는 나라일 수록 빈부의 차이가 심한가봐요.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지켜주고 지나는 차를 검문을 하는 경찰 아저씨들에게 고마워해야 할텐데...

어제의 경험이 안 좋아서 그런지 얼른 지나고 싶네요. 

 

 

난 반바지에도 더워서 헉헉 거리는데...

청바지에 긴 팔에.... 와 ~~

 

 

나처럼 생긴 사람을 흔하게 보는 게 아닌지..

신기하게 쳐다 보는 어린소년.

그리고 소년과 함게 놀던 ...친구들

 

 

바로 얘가 소년의 친구였어요.

표정도 그리고 귀도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모델을 부탁했지요... ㅎㅎㅎ

 

 

에헴 ~~~ 나도 찍어 주세요 ~~

OK ~~~ ^_^

 

 

엄마와 새끼의 모습이 너무나 정답게 보여서요... ^_^

 

  

이렇게 뙤약볕을 걸어 목적지에 다달았어요. 

이 유적지의 모형을 만들어 놓은 건데, 띠깔에 비하면 아주아주 작은 규모였어요.

대개 중앙 아메리카에서 꽃을 피운 마야문명은 주로 멕시코와 과테말라지역이러고 볼 수 가 있어요.

이곳은 기원전 약 900년전에 띠깔의 왕족이 내려와서 원래 있던 부족들을 모아 왕국을 세우고 왕이 됐다고 하네요.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맞아 주는 게 커다란 나무 한 그루였어요.

 

 

 

팻말을 보니 2003년에 일본의 사야코 황태자비(맞나?)가 다녀 가면서 기념식수를 한거라고 하네요.

 

 

그런데 나무를 가까이서 보니 줄기에 이렇게 가시가 잔뜩 나 있어 접근을 할 수 없는 거였어요.

우연이었을까요, 아니면 일부러 고른 거 였을까 궁금증이 생기대요.

 

 

이 곳도 띠깔 처럼 이렇게 정글에 파 묻혀 있던 걸 발굴을 했는데,

과테말라의 유적지처럼 관광객이 많이 가지 않고 또 가난한 나라라서 그런지 북원이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꾸준히....

 

 

어디선가 새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니, 정다운 한 쌍이 맛나게 아침밥을 나눠 먹고 있었어요.

쪼르륵 ~~~

그리고 부러워 ~~~ ㅎㅎㅎ

 

 

이 곳에 많이 서식하는 앵무새의 일종이라는데, 등과 배의 색깔을 적나라(ㅎㅎㅎ)하게 보여 주고 있기에 찍었어요.

 

기원전 900년전 부터 시작됐던 이 곳의 문명은

그 전성기에는 그 당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조밀한 지역사회를 이룰정도로 번성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스페인이 오기전에 버려진 과테말라의 마야문명과는 달리 스페인이 도착할때까지 도시 국가를 이루고 있었다고 해요.

 

이 곳의 마야인들이 띠깔과는 다른 예술품을 많이 남겨 놓았는데, 다음편에 보여드리도록 할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