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노루의 죽음

doggya 2008. 12. 29. 08:56

http://www.gardenpa.com/contentmanager/uploads/Images/Deer%20in%20Grass%20Web.jpg

 

노루의 죽음 / 조세핀 김

 

 

어둑어둑해 지는 산 길에서

쌩하고 바람 가르며 지나가는 SUV

공연히 심술 꽁무니에 대고 흘겨 본다

 

조금 가다 보니

신나게 달리던 얄미로운

길 옆에 비상등 켜고 세워져 있어

왠일인가

창문 열고 빼어 내다보니

바퀴 밑에 누운 노루 한마리

바르르 떨며

끊어지지 않는 목숨과  싸우고  있다

 

죄 지을 일도 없을 산중에서

전생의 이련가

아니면

가족두고 가는 안타까움인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저토록

힘들게 줄다리기하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얼까?

'조이의 글들 > 삶이 스쳐간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사랑  (0) 2009.01.04
어떤 해후  (0) 2008.12.31
섹스심벌  (0) 2008.12.23
낙엽이 된 남자  (0) 2008.12.11
시인 박인환  (0) 2008.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