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징기스칸의 나라 몽골 - 첫인상이 좋았던 친절한 사람들

doggya 2011. 5. 17. 03:45

하늘이 무너지면 꾀꼬리를 잡으라는 미국의 속담처럼

예기치 않았던 이모님의 장례식을 치르고 가만히 앉아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한국에서 가까이 있으면서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징기스칸의 나라, 황사의 근원지인 고비사막의 나라 몽골에 다녀 왔어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목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또 징기스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답니다.

 

 

위의 지도 오른 쪽에서 보시다 시피

십만 제곱 킬로 미터(남한만)인 우리나라와는 상대가 안 되는 크기의 몽골은 156만 제곱 킬로 미터에 달하는 방대한 땅이에요.

그러다 보니 사람 하나도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지가 곳곳에 펼쳐지는 그런 곳이더군요.

이 넓은 땅에 인구는 겨우 270만 명밖에 안 되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바다가 없는 몽골은 평균 고도가 1,580 미터이고, 가장 높은 곳은 4,374 미터에 달하고 있어요.

가장 높은 곳이 알타이산맥이라고 하는데,

우랄 알타이 어족인 우리의 근원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타이란 말이 무척 친근하게 들리더군요.

하지만 말은 너무나 달라 전혀 통하지를 않고... ㅎㅎㅎ

다행히도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이 영어를 잘 해서 영어와 만국 공통어인 손짓발짓으로 무사히 다녀 왔어요.

 

 

우리 나라보다 한 시간 늦은 몽골의 울란바토르에 밤 10시 경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고.

이름이 씌여진 팻말을 들고 공항으로 마중 나온 게스트 하우스의 안주인 덕분에 편하게 그들의 아파트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낸 방이랍니다.

 

이 아파트는 방이 모두 세개인데, 이 방은 16년전에 쥔장이 관광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처음으로 손님을 맞은 방이래요.

1990년에 러시아로 부터 떨어져 나올 때까지 고등학교에서 화학선생을 했다는 쥔장은

그 월급으로는 아이들과 도저히 살아 갈 수 없겠다 생각하고 새로운 걸 구상하다 우연히 역에서 방을 찾는 유럽 사람을 만나게 되었대요.

다행히 빈 방이 있어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부터 이 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세 곳에 제법 규모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 부수적으로 관광가이드업을 하고 있어요.

딸은 미국 유학, 아들은 한국이 경영하는 인터내셔널 스쿨에 다닌다니 상당히 부유한 측에 드는 거지요.

러시아어와 영어, 그리고 독일어를 잘 해서 그런지 유럽 손님이 많다고 하네요.

 

 

아직 한국시간을 고치지 않고 잔 시계 덕분에 예정보다 한 시간을 일찍 일어나 창문 밖으로 보이는 오래 된 아파트 건물을 한 장 찍었어요.

 

 

내가 하룻밤 신세를 진 방이 있는 아파트 건물인데,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이렇게 쏘련 연방 시대에 지어진 공동주택이 참 많이 있어요.

이 건물은 약 60년전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외모는 이래도 실용적인 면에서는 요즘의 아파트들에 뒤 떨어지지 않더군요.

 

몽골의 역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해 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우선 ~~~ 조금만...

그 전에도 여러나라들이 있었지만, 최초의 통일된 제국으로는1206년에 징기스칸이 송나라를 치고 중국을 통일해서 세운 원나라가 있는데,

이때 몽골족은 한족화되지 않고 오히려 이때부터 중국 한족들의 이름이 몽골식으로 지어졌다고 하눈군요.

원나라는 1368년에 주원장이 세운 명나라에 멸망했지만 그냥 중국의 일부로 남아 있었대요.

비록 원나라는 망했어도 몽골에서는 1635년까지 징기스칸 왕조가 이어졌다고 하네요.

그 후 1911년에 청나라가 망하면서 독립을 했다고 하지만, 1945년 독립국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얻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그러는 중 1921년 즈음해서 쏘련 연방의 지배하에 들어갔다가, 1990년 쏘련이 망하면서 다시 혼자 서게 된 것이지요.

 

그 곳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니 중국을 참 싫어하고

지금도 지하자원을 파내기 위해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중국과 정부 물러 가라고 데모가 한창이더군요.

그리고 쏘련과 중국의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서 독립국을 유지한 걸 보면 과연 징기스칸의 후예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티베트를 보면 더욱 더.... ㅠㅠㅠ

 

 

오늘은 울란바토르의 동북쪽 칸켄티산 중의 하나이며 유명한 휴양지인 테렐지산으로 떠날 계획이라서 아침 일찍 식사를 준비해 주었네요.

오믈렛과 당근이 들어간 야채, 그런데, 어 ~ 저게 뭐지?

 

 

몽골햄이라고 부르는 이 것은 고기보다는 기름이 주를 이루고 있는 듯 했어요.

한 입 베어 먹으니 진짜로 그렇더군요.

이 사람들은 참 좋아하는 거라고 하는데, 한 입 베어 먹고는 도로 뱉어 버리고 말았어요.

미안해유 ~~ ㅠㅠ

 

 

산으로 가기 전에 4일동안 먹을 음식을 사고. 특별히 나를 위해서 물도 사는 걸 잊지 않았어요.

앞으로 며칠 동안은 샤워도 할 수 없다는 말에.... 의아했지만 두고 보는 수 밖에요.

게스트 하우스의 안 주인이자, 내 전용 운전사겸 요리사에요. ㅎㅎㅎ

 

 

잠깐 가게를 둘러보겠냐는 안주인의 말에 둘러 본 가게에서 발견한 보드카들이에요.

미국에서 술만 파는 가게에서도 이렇게 많은 보드카는 보지 못했거든요.

추운 계절이 길어서 그런지 독한 술들을 많이 마시더군요.

 

 

보도 듣도 못한 보드카들이 가득한 진열대가 몇 개가 되었어요.

안주인은 보드카를 몇 병 하고, 또 러시아에서 수입했다는 꼬냑을 몇 병 샀지요.

아니 ~ 그걸 다 마실거에요?

 

 

둘러 보면서 술병들에 그려진 다양한 징기스칸의 얼굴들이 재미있었어요.

이 건 거기 있는 거 중에서 제일 비싼 술에 있는 징기스칸이고요.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 놓고 징기스칸의 이름을 술을 비롯한 여러군데에 참으로 많이 쓰는 걸 보면

징기스칸을 참 자랑스럽게 여기는 거 같았어요.

 

 

도시 곳곳에 현대식의 새로운 건축물들이 세워져 옛것과 공존하는 그런 곳이더군요.

우리나라의 1960년대와 비슷하다고 볼까요?

 

 

산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렸던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에요.

그 바로 밑에는 비싼 호텔이 있는데...

 

 

뒤로는 강이 흐르고, 여름이면 파래지는 산이 있는 경치가 아주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건물의 형태를 보고 옛 궁궐인 줄 알았어요.

 

 

본 건물 한 쪽옆으로는 몽골 유목민 텐트이자 전형적인 이들의 주거지인 거 ~ ㄹ 가 있었어요.

보통은 하나 댕그러니 서 있는데, 이 것은 고급 호텔이라서 두개를 붙여 세우고 가운데 화장실과 목욕탕을 넣은 거 같아요.

러시아말로 율트라고 불러서 그렇게 아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이 텐트를 그 곳 사람들은 거 ~ ㄹ 라고 부르더군요.

 

 

호텔의 입구를 보면 마치 궁궐문 같고

 

 

그 문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사찰 입구에 있는 그림 같았어요.

 이 호텔의 문이 이렇게 굳게 닫혀 있는 이유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보통 관광객이 많이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문을 열어 약 3달 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그 만큼 여름이 짧은 거지요.

 

 

조금 더 산쪽으로 들어가니 아까 호텔 뒤로 흐르던 강물을 만나게 되더군요.

이 강은 Tuul 이라고 쓰고 톨이라고 읽어요.

이 톨강은 몽골을 관통해서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로 흘러 들어간다고 하네요.

아직 여기저기 얼음이 얼어 있는 강물은 손을 담글 수 없이 차갑더군요.

 

 

조금 가다 먼지를 펄펄 풍기며 가는 양과 염소 떼를 만나게 되었어요.

몽골에서는 가축의 숫자가 이것 저것 통 털어서 천 마리가 되어야 부자소리를 듣는다니 이 사람은 부자가 아님은 틀림이 없겠지요? ㅎㅎ

참, 그런데 그 가축 속에는 돼지나 닭 같은 건 들어가지 않아요.

이유는 돼지나 닭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유목생활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요.

하지만, 요즘은 식량으로 도시 근처의 목축업자들이 기른다고 하네요.

 

 

양은 다른 곳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염소는 좀 다르더군요. 덩치도 크고 털도 상당히 길고... 그 이유는 다음에 얘기해 드릴께요.

 

 

왼쪽의 씩씩하게 생기신 분이 하룻밤 신세를 져야 할 유목민 집의 안주인이에요.

가운데가 영어과 러시아를 하는 내 전용 가이드이자 나중에 알았지만, 전용 나뭇꾼도 되더군요. ㅎㅎㅎ

그리고 오른 쪽은 전용 운전사이자 요리사.

 

 

여기가 오늘 밤 신세를 져야 할 새틀라이트까지 달린 최신식 거~ㄹ 이에요.

 

 

마침 소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기에 가방을 얼른 내려 놓고는 축사로 갔어요.

탯줄을 겨우 자르고 열심히 핥아 주고 있는 어미소와 아직 일어서지도 못 하는 새끼에요.

엄마 소도 얼룩소 ~~ 엄마 닮았네 ~~ ㅎㅎㅎ

어미의 뒤에는 아직도 탯줄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물론 태반은 몇 시간 후에나 나온다고 하네요. 이런 거 처음 봤네요. 신기하다 ~~ ㅎㅎㅎ

 

 

낳은 지 두 주일 됐다는 양의 새끼들인데,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 ㅎㅎㅎ

 

 

간식을 먹으라고 불러서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꽤나 넓게 보이는 원룸에는 모든 게 다 있더군요

옛날에는 그냥 흙위에 모닥불을 가운데 피우고,

짐승털이나 카페트를 깔고 그 위에서 생활하고 자고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가장자리로 빙둘러 부엌과 가구도 있고 침대가 양쪽으로 두개 있었어요.

이 방에서 이날 밤 4명의 여자들이 자게 되지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ㅎㅎㅎ

 

제 앞에 놓인 간식을 보면

우선 도너츠와 과자, 그리고 크림.

앞에 있는 것이 술태체라고 하는 아주 보편적인 음료에요.

우유를 펄펄 끓이다가 그린티를 넣고 저으면서 잠깐 더 끓이면 되지요. 뜨겁게 마시는 이 차는 설탕을 안 넣어도 맛이 있었어요.

난 보통 그린티는 속이 쓰리고 메스꺼워 못 마시고, 우유는 뱃속에서 삼차대전이 일어나 못 마시는지라

집에서도 꼭 유기농 우유나 요거트만 먹는데, 이 차는 걱정을 하면서도 거절을 할 수 없어 마셨는데 아주 괜찮았어요.

아마도 이 곳의 우유가 유기농이라서 괜찮았고, 우유 덕분에 그린티로 인해서 속이 쓰리지 않았던가 봐요.

 

 

몽골에 가서 대접을 받으며 우유로 만들 수 있는 음식과 간식들이 제가 먹어 본 것만 무려 아홉가지나 된다는 사실에 놀랬어요.

이 것은 우유를 끓여 위에 뜨는 기름을 거둔 크림인데, 버터와는 또 다른 맛이 나더군요.

물론 순기름이지요. 빵이나 과자에 발라 먹어요.

보기는 이래도 매우 고소하고 입에서 그냥 녹아 버리더군요.

 

 

제가 손님이라서 그런지 제가 먹고 나야 다른 사람들이 먹는 통에 미안해서 혼 났지만,

그게 여기 생활인 거 같아서 눈 딱 감고 맛나게 먹었어요.

물론... 그 들을 위해서 남기는 걸 잊지 않았지요. ㅎㅎㅎ

 

 

간식을 먹으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눈에 띈 것은

매일 아침 향을 피우며 복을 달라고 비는 작은 제단인데, 부처님 밑에 넣어 놓은 일달라 짜리 돈이 참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많은 곳에서 이렇게 작은 액수는 돈을, 그리고 큰 액수는 카피를 해서 곳곳에 꼽아 놓더군요. ㅎㅎㅎ

그리고 부처에 둘러 놓은 파란 실크는 복을 주는 색깔이래요. 여러 곳에 참 많이 쓰이더군요.

 

.

 

텐트 한 가운데 있는 난로에서 쥔 따님이 소에게 줄 죽을 쑤고 있네요.

여기 가축들은 모두가 자연식 유기농만 먹고 자라요. ㅎㅎㅎ

이렇게 죽을 쑤어 풀과 섞어서 주거나 아니면 밖에서 맘껏 풀을 뜯어 먹어서 그런지 고기 맛도 좋고, 또 병도 적고 잘 자란다고 하네요.

 

이 난로는 원래 몽공의 것이 아니고 쏘련 연방의 영향을 받아서 1900년대 초부터 쓰기 시작한 거래요.

요리도 할 수 있고 난방도 되지만, 나무를 때는 바람에 주위의 가까운 산들이 헐벗어 가고 있더군요.

 

 

이 것은 이 유목민의 겨울집이에요.

유목민이란 매일 보따리를 싸 들고 돌아 다니는 것이 아니고 계절에 따라서 다니는 것이라고 하대요.

겨울에는 이렇게 산이나 언덕 밑에 바람을 피해 살고

여름이면 가축들을 위해 강이 있고 넓은 뜰이 있는 툭 트인 곳으로 옮겨가서 산다고 해요.

 

구조를 보면 한 쪽에 축사가 있고, 거 ~ ㄹ 가 두개 그리고 ~~~ 

 

 

뚝 떨어진 한 쪽에 화장실이 있어요.

 

 

내부는 예쁘게 도배까지 해 놓았지만, 밤에 혹시라도 와야할 일이 있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너무 크고 깊어서요.ㅠㅠ

 

이 곳은 수세식은 물론 아니고 그렇다고 푸세식도 아닌 두세식이에요. ㅎㅎㅎ

겉에서 보는 화장실의 크기와는 비교가 안 되게 엄청 큰 구멍을 파서 약 5년 정도는 그냥 쓸 수 있대요.

그게 차면 옆에다 다른 구멍을 파서 또 5년을 쓰고 그 사이에 옆에있는 통의 물이 모두 말라 버리면 다시 그 곳으로 옮겨서 쓰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 구멍을 판다고 하네요. 땅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렇게 푸지도 않고 그냥 두는 것이기에 제가 붙여준 이름 두세식.... ㅎㅎㅎ

 

 

점심 먹을 때까지 잠간 가이드와 함께 동네 앞 언덕으로 하이킹을 가기로 하고 나섰어요.

동물들을 방목하는지라 아무리 머리를 짜고 곡예사처럼 걸어도 그 들의 똥을 피해서 걸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더군요.

에라 ~~ 나도 모르겠다 ~~ ㅎㅎㅎ

 

이렇게 몽골 탐험이 시작됐어요.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