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느티나무 아래

10. 10.(월) 새아침을 열며(멜론)

doggya 2011. 10. 9. 21:03
10. 10.(월) 새아침을 열며

♡ ~차한잔의 여유~ ♡
♤ 새아침을 열며 ♤
    ♠ 큰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水流而境無聲 得處喧見寂之趣. 수류이경무성 득처훤견적지취. 山高而雲不碍 悟出有入無之機. 산고이운불애 오출유입무지기 물이 흘러도 그 지경에는 소리가 없나니, 시끄러운 곳에 처해 있으면서도 정적을 보는 맛을 얻어야 할 것이요, 산이 높아도 구름은 거리끼지 않나니, 유有에서 나와 무無로 돌아가는 마음을 깨달을지니라. 깊은 강물일수록 소리 없이 흐르는 법입니다. 구름은 아무리 높은 산이더라도 개의치 않고 유유히 떠다닙니다. 인생을 살아감에는 깊은 강과 높은 산 같은 장애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수양해서 심지가 깊은 사람은 그런 장애를 묵묵히 건너고 뛰어넘습니다. 인생도 어차피 無로 돌아가는 것이니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다 하여 그것을 두려워하고 안타까워할 필요가 있겠는지요. 어차피 無로 돌아갈 그 세계를 미리 체험하고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초조해지지 않습니다. 도리어 용기가 솟구쳐서 구름이 높은 산을 넘듯 그런 장애를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채근담(菜根譚)> ♥ 그 여자네 집 ♥ 詩 / 김 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 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산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 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초가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 옷자락이 대문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면 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견하고 싶었던 집 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 저녁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뒤안에 감이 붉게 익는집 참새떼가 지저귀는 집 보리타작 콩타작 도리깨가 지붕위로 보이는 집 눈 오는 집 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끝은 지나 마당에 내리고 그 여자가 몸을 웅숭그리고 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 뒤안으로 김치를 내려 가다가 "하따,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하며 눈에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싱그런운 이마와 검은 속 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김칫독을 열 때 하얀 눈송이들이 어두운 김칫독안으로 하얗게 내리는 집 김칫돌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에 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면 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집 마당을 지나 그여자의 방앞 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머리에 어깨에 샇인 눈을 털고 가만가만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그 여자네 집 어느 날인가 그 어느 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 놓은 쌀밥같이 화아완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그 여자가 곷 같은 열아홉살까지 살던 집 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사 첫집 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집 내 마음속에 지어진 집 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앟게 날리는 집 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그 여자네 집 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마음이 먼저 가 있던 집 그 여자네 집 생각하면,생각하면 생,각,을,하,면....
    ♣ 10 월 10 일, 꽃말 ♣ ● 멜론 (Melon) 꽃 말 : 포식 원산지: 아프리카 * 생략 ● 꽃 점 : 샘처럼 솟아나는 풍부한 발상. 천성이기도 하고, 태어난 자란 환경 덕분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한없는 욕망에 당신이 갖고 있는 풍부한 기획력을 더한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입니다. 그런 힘을 감추고 있군요. 당신의 사랑과 발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세요.

♬흐르는 곡♬ : 그 여자 - 백지영(시크릿가든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