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서울 성곽 - 숙정문에서 퇴짜 맞고 팔각정으로 기수를 돌리다

doggya 2012. 6. 20. 04:09



아침에 일어나 밖엘 나가니 날씨가 너무나 좋네요.

아스라이 낀 안개도 너무나 좋지만,

오늘은 숙정문을 거쳐서 시간이 되면 북악 스카이웨이의 팔각정까지 가기로 했으니 해가 쨍쨍 나는 거 보다 이런 날이 더 좋을 거 같아요.



어제 걷던 그 길을 그대로 다시 가 숙정문으로 가는 안내소 까지 갔답니다. 기대에 부풀어 ~

가는 길에 어제는 못 봤던 예쁜 야생 아이리스도 보고 기분좋게 ~~

그런데 ~~

입장이 안 된다네요. ㅠㅠ

왜요 ~~~~~~ ㅠㅠ

신분증이 한국에서 발행한 게 아니라서 안 된대요 ~~ ㅠㅠ

그럼 어떻게 해요? 여권 가져 오세요. 여기 있잖아요.

그건 사본이잖아요. 세계 어디서나 입국과 출국할 때 빼고는 사본이면 다 통하는대요 ~~ ㅠㅠ

여긴 안 됩니다 ~~ 다시 오세요 ~~ 에이 씨 ~~


사실은 어제 고모님과 같이 왔다가 고모님이 신분증을 안 가지고 오셔서 이미 퇴짜를 한 번 맞은 뒤라 오늘이 두번째. ㅠㅠ

보시다시피 80 넘으신 분인데, 꼭 신분증이 있어야 해요?

애기도 신분증이 있어야 합니다 ~~

숙정문이 그리도 중요한 곳이에요? ㅠㅠ



홧김에 뭐 한다고 오늘은 그냥 북악스카이웨이에 있는 팔각정으로 가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지요.

투덜투덜 ~~~ ㅠㅠ



조금 아까까지 까마득하게 새끼 손톱보다도 더 작게 보이더니 이젠 보이지도 않네요.

끝까지 이런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안개는 간 곳 없고 햇볕은 쨍쨍 ~~

그래도 가자 ~ 화풀이라도 해야지.. ㅎㅎㅎ



가는 길에 붙어 있는 북악산의 유래도 읽으며 땀도 좀 식히고..



수고한다고 위로해 주는 수고해 다리에서 씩 ~~ 미소로 답해 보기도 하고...



그런데 가재가 논다는 개울은 비 온 뒤의 웅덩이만도 못 하네요. 가믐이 ~~ ㅠㅠ



예쁜 제비꽃을 보면서 잠시 숨을 돌린 이 곳에서 옆으로 가면 바로 옛날에 김신조가 넘어온 루트라고 하는 안내판이 있대요.



올라가는 계단은 끝도 없이 있는 거 같고.

이게 천당가는 길이라면 좋겠다. ㅎㅎㅎ



반 쯤 오르다 돌아보니 멀리 남산 타워가 보일 듯 말 듯 서 있네요.



조금 당겨 보니 숙정문으로 올라가는 성벽이 보이고

더 당겨 보니 ~~



숙정문이 보이네요.

이리 보았으니 안 가도 되겟지만, 두 번 퇴짜 맞은 게 억울해서도 내일 다시 도전해 봐야겟어요.



옛날에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저렇게 높은 성을 쌓았는데,

지금은 그 보다 훨씬 낮은 철책을 쌓았네요.

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을까요? 설마 ~~



그렇게 오르다 보니 북악스카이웨이까지 다 왔네요. 에고 다리야 ~~

와 ~ 팔각정이다 ~

근대 저게 어떤 역사가 깃들은 건물일까?



엥 ~~~ 식당이래요 ~~ ㅠㅠ

실망이다 ~~ ㅠㅠ



다시 뒤돌아 내려가려다 보니 뒷 쪽에 안내퍈이 눈에 띄네요.

무언지 만들어 놓은 성의를 생각해서 한 번 보고 가야지.



위의 설명에 따르면 앞에 보이는 봉이 보현봉이네요.

그리고 그 앞으로 오른 쪽은 형제봉이고요.

앞에 보이는 동네가 바로 평창동이군요.



보현봉 왼쪽으로 내려오면서 있는 것이 승가봉이라네요.

그리고 거기서 더 왼쪽으로 삼각형으로 보이는 것이 비봉이고요.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사모바위라고 해요. 잘 안 보이네요. 한 번 당겨 볼까요?



흠 ~~ 왜 사모 바위라 했을까 ~~ 한참을 상상력을 동원해 보았답니다. ㅎㅎㅎ



제일 왼쪽에 있는 바위가 족두리봉이고 비봉 옆에 있는 것이 향로봉이라고 하는데, 그리 잘 보이진 않네요.



이렇게 거의 한눈에 볼 수 있는 경치를 보니 역쉬 ~~ 한국엔 산이 많구나 ~~ ㅎㅎㅎ

뜨겁고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이젠 고만 돌아가자 ~



돌아서는 발 밑에 나비가 한 마리 길 동무해주려고 기다리고 있네요.



북악스카이웨이 찻길에서 벗어나 다시 울창한 숲으로 들어오니 그늘이 너무나 좋아요.

이센 숨 쉬는 것도 더 편한 거 같구요. ㅎㅎㅎ



싱그러운 꽃송이에 마음을 뺏겨 이리 보자 저리 보자 뒤태도 보자 ~~ 여러 장을 증거로 남기고는 돌아왔어요.

내일 또 온다 ~~~ ㅎㅎㅎ



낮에 일을 보고 밤에 삼선교에서 성북동으로 걸어 올라 가다가 옆을 보니 와 ~~~ 멋있다



얼른 집으로 돌아와 카메라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지요.

여기서 보니 남산타워도 보이네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