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태국 - 코끼리 등에 타고 죄의식 만땅 느낀 날

doggya 2012. 7. 14. 00:42


지난 번에 이어서 언덕을 하나 넘어 등성이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러 갔었지요.

가이드가 근처 동네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는 사람이 없더군요.



여기 사는 사람들의 집의 구조가 얼마나 환경에 맞게 쓸모있게 지어졌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더군요.



열대지방이라서 그런지 가는 곳마다 난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난을 좋아해서 깊은 산에 가서 난을 발견하면 가져다가 집 근처의 나무에 달아 놓고 키운다고 하대요.



지난 번에는 나무 밑에 매어 있는 흑돼지를 보고 침을 흘렸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얼굴을 보니 그게 얼마나 미안하게 느껴지던지.... ㅠㅠ



이 풀은 이름을 까 먹은 무슨 토착병에 삶아 먹으면 직빵이래요.



창문이 없이 그냥 구멍만 뻥 내 놓은 집은 통풍 하나는 걱정을 안 해도 되겠더군요.



이건 난방을 위한 나무가 아니고 취사용의 것인데, 우기를 대비해서 이렇게 집 밑에 쌓아 놓으니 가지러 멀리 갈 일도 없고 편리하겠지요?



기억 속에 병아리는

옛날 봄이면 학교 앞에서 박스에 넣어 놓고 팔던 아주 예쁜 노랑병아리

그런데 여기 병아리는 왜 이렇게 징그럽게 못 생겼는지 ~~ ㅎㅎㅎ

아마도 ~~~



부모 닮아서 그런가? ㅎㅎㅎ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변 냄새 나는 두리안 닮은 잭프루트가 익어가는 모습이에요.



이 곳의 허수아비는 우리의 것보다 좀 살벌하게 보이네요. ㅎㅎㅎ



무언가를 햇볕에 말리고 있기에 호기심에 가까이 갔더니 ~~ 아니 ~ 이게 뭐래요?
어젯밤에 가이드가 매미를 먹는 거 보셨지요?

한 철 뿐인 매미를 이렇게 잔뜩 잡아 말려서 저장했다가 두고두고 간식으로 먹는다고 하네요.



흔하게 오지 않는 손님이 왔어도 낯도 가리지 않고 생글생글 웃어주던 동네 아이에요. 귀엽죠?



여기서는 남자 여자의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거라고 하대요.

취사용 나무를 패고 있는 이 분은 이 마을의 연장자라고 하더군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서 어젯밤 신세진 곳으로 돌아가 가방을 챙겨 다시 출발할 준비를 했지요.

오늘은 산을 4개 넘어야 한다는데, 오늘의 날씨는 어제보다 더 더워서 45도를 웃돈다고 하네요.

어제의 악몽이 되살아나 모두들 겁을 먹고는 다른 방도가 없는지를 물었지요. ㅠㅠ



그렇게 해서 나온 방법은 중간 까지 바로 이 곳 사람들의 발인 모터 바이크를 타고 가는 거였어요.



여기는 마을에 모터 바이크가 한 대 밖에 없기 때문에 이 마을 저 마을에 연락을 하고 주문을 해서 세대를 구했지요.



내가 탔던 모터 바이크의 쥔장이에요.

이웃 마을에서 원정을 온 사람.


산이 얼마나 가파른지 어떤 곳은 모터 바이크가 올라가지를 못해서 내려서 끌고 걸어야 할 정도였어요.

그러니 오늘 4개의 산을 걸어서 넘었다면 아마도 목적지까지 가기도 전에 모두 구조 헬리콥터 신세 졌을거에요.

그래서 아주 험한 산은 모터 바이크로 넘어 간 것이 얼마나 현명한 결정이었는지 만장일치 ~ ㅎㅎㅎ



이렇게 도착한 마을은 뛰어 들어가고 싶은 강이 있는 강가의 마을이었어요.



훌훌 벗고 시원한 강물에 몸을 담그려고 나가니 ~~ 이미 물소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눈치를 주고 있네요. ㅎㅎㅎ



너네들이나 들어가라 ~~ 난 쟤네들하고 한 물에 몸 담그기 싫어. 워낙 혼탕에 흥미가 없어서리 ~~ ㅎㅎㅎ



2년 전에 왕이 사비를 들여서 놓아준 다리라는데, 작년에 큰 홍수로 일년도 못 가서 무너져 버린 다리래요.

보수는 엄두도 못 내고 그냥 방치해 둔채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옛날에 쓰던 흔들다리를 다시 이용하고 있더군요.



혹시 영화 같은 데서 보셨는지 모르지만, 밀림을 다니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커다란 칼을 가이드도 항상 옆에 차고 다니더군요.

잠까 사라졌다 했더니 나무에서 싱싱한 파파야를 하나 따서 강물에 씻어 깍아 주대요.

물소가 목욕한 물에 씻은 걸 먹는 것이 꺼려졌지만,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런데 ~~

참 맛나대요.

지금까지 파파야는 맛없는 과일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는데, 여기서 조금은 고쳐졌어요.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곳은 곤충의 천국이었어요.

꽃도 없는 돌맹이에 앉아 있는 나비한테 묻고 싶대요. 왜 거기 있는거니? 내가 꽃으로 보이니? ㅎㅎㅎ



여러가지의 나비들이 참 많았지만 사진 찍기가 힘들었어요.

염전하게 앉아 있는 녀석들은 없고 계속 날아 다니더군요. 하긴 저 뜨거운 곳에 어찌 오래 앉아 있겠어요 ~ ㅠㅠ



잠시 그늘로 들어가 쉬고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금방 따서 만든 꽃화관을 들고 오는 거였어요.

우리를 둘러 보더니 나한테 그걸 주더군요.

첨엔 돈을 달라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내가 젤로 마음에 들었대요. ㅎㅎㅎ

한 번 써보고는 얘한테 물려 주었지요. 그 대신 사진 한장 ~~

묶었던 머리까지 풀어 분위기를 내주던 이 아가씨 중세시대의 성에 살던 공주님 같지 않나요?



다시 또 한 참을 걸어 간 곳은 이 강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야생 코끼리를 보기 위해서 였어요.

여기는 산에 있던 코끼리들이 낮에 무리를 지어 물을 마시러 오는 곳이래요.

가이드는 강 건너에서 지키고 있고.



우리는 강 이쪽에서 지키고 있었지요.



뜨거운 햇볕에 앉아서 기다린다는 것이 정말로 고문이더군요.

그래도 야생의 코끼리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응 ~~ ?

왜 저 부분의 풀은 저렇게 파랄까? 그리고 바람도 없는데 왜 흔들리지?

호기심의 발동. ㅎㅎㅎ



가까이 보니 그건 풀이 아니고 나비였어요. 초록색 나비.



생전 처음 보는 초록색 나비가 신기하기만 하대요.



그때 옆을 두리번 거리면서 지나가는 도마뱀 한 마리.

이 곳은 진짜로 도마뱀의 천국이라고 해도 될거에요.

숲에서는 물론 이지만, 도시 한 복판에서 조차도 도마뱀이 판을 치고 다니니까 말에요.



아무리 기다려도 코끼리떼는 오지 않고 ~~~ 만장일치로 포기하기로 했지요.

그리고 대신 길들여진 코끼리를 타러 가기로 하고 또 다시 행군 ~~



모두들 더위에 지쳐갈 즈음에 다행히도 코끼리가마중을 나왔네요.

에효 ~~~ 반가워라 ~~~



탈 때는 언덕에 코를 뻗어 코를 타고 머리를 밟고 등으로 올라가 앉게 해 주더군요.

이 코끼리는 관광지에서 단체로 길들여 대량으로 사람을 태우는 다니는 그런 것이 아니고

근처의 어떤 사람이 일 시키려고 훈련시킨 것을 가이드와 잘 아는 사람이라서 빌려 주는 거라네요.



아직 어린 녀석이라서 그런지 호기심도 많고 주위가 산만해서 가는 길에 줄곧 장난에 딴 청에... ㅎㅎㅎ



물가로 내려오니 이 녀석 되게 좋아하대요.

코에 물을 머금고 이리저리 뿌리기도 하고 발걸음을 옮길 생각을 안 해요. ㅎㅎㅎ



그 사이에 가이드는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고.



이제부터 이 강 하류로 강과 정글을 한 시간동안 내려 갈 예정이랍니다.



가까이서 코끼리의 목에 두른 쇠사슬을 보니 그리고 털도 없이 벗겨진 머리를 보니 벼란간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대요.

우리 모두 그런 생각에 이때부터 머리에 발을 얹는 것이 꺼려지고...

몸이 움츠려드는 거 같았어요. 미안한 생각에... ㅠㅠ



내려가면서 보니 강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있고



흙탕물을 만드는 물소도 있고 ~ 가만 ~~

그러고 보니까 아까 먹은 파파야가 바로 이 녀석이 만든 흙탕물 하류에 씻은 거였네요. ㅠㅠ



이 곳의 유일한 교통 수단이자 특이한 대나무 뗏목도 지나가고



이렇게 정글을 코끼리 등에 얹혀서 지나가게 되었지요.

조금 내려가니 가이드가 코끼리를 세우는 거였어요. 왜요?



저보고 코끼리 머리로 내려 앉으라는 거였어요. 싫어요, 사양 ~~ 왜 ~~

미안하고 마음이 안 좋아요. ㅠㅠ

그랬더니 영국아가씨 중에 하나가 냉큼 머리 위에 올라 앉네요.



물을 지나가는 관계로 뜨거운 햇볕도 그런대로 견딜수 있더군요.

그러다 보니 목적지에 도달했어요.



언덕이 없는 평지에서는 이렇게 땅에 퍼지고 앉아 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데, 그래도 높아서 뛰어 내려야 했지요.



아직 어린 코끼리라서 작지만 그래도 역시 코끼리는 크네요.



수고했다고 우리가 준 팁은 누구에게 돌아 갔을까요?

조련사에게? 아니면 코끼리에게?

모두들 미안한 마음으로 손을 흔들려 뒤돌아 발걸음을 옮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