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계획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유명한 순천만엘 한 번 가보기로 전날 저녁에 마음 먹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어요.
서울역에 가서 기차를 타려 하니 거기가 아니고 용산역으로 가야 한다네요.
에고 ~~ 시작부터 ~~
서울에서 부터 날씨가 흐렸는데, 이렇게 멀리 내려 왔는데도 흐리네요. ㅠㅠ
만약을 생각해서 가방에 우산을 넣었더니 ~ 에고 무거워 ~~
순천역에 내려 관광 안내 사무실에 가서 물으니 바로 길 건너에서 버스가 있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군요.
버스를 타니 다음 유명한 장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안내판에 시간이 나오고 와 ~~ 진짜 친절하다.
그런데 운전사 아저씨는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인 답게 '빨리빨리'가 몸에 배인 듯 질문을 하는 저를 아주 못 마땅하게 후달구시더군요. ㅎㅎ
한 25분 정도 갔나?
버스에서 내리니 앞에 주차장에 빽빽하게 승용차와 버스들이 서 있는 것이 진짜로 사람이 많은가 보네요.
비나 안 오면 좋겠는데... ㅠ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 먹고 돌아다녀야 겠지요?
둘레둘레 두리번 거리다 발견한 집.
근처에 무슨무슨 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빽빽하게 많았지만, 혼자서 다 먹을 수도 없고 간단한 게 뭐 없나?
꼬막 비빔밥이었어요. 생전 처음 먹어 보는 거.
맛이요?
예나 다름없이 알러지를 걱정했지만, 괜찮았어요. 맛도 좋았구요.
입장료를 내고 안에 들어가니 넓은 잔디와 가만 ~ 저게 뭐더라.관측대던가?
수학여행 온 학생들, 그리고 시골에서 단체로 버스에 실려온 할머니들..... 군데군데 왁자지껄 ~~ ㅎㅎㅎ
일단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앞에 난 길을 따라 걸어갔지요.
갈대꽃이 안 피어서 그런지 전 첨에 벼인지 알았어요. ㅎㅎㅎ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와 ~ 해가 안 나도 괜찮네...
가만 ~ 배가 매어 있는 걸 보니 배를 타는 곳인가 보다.
조금만 기다리면 내 차례가 온다고 하니 전망대는 시간에 쫓기는 게 아니고 혹시 ~~? 재수가 좋으면 해 지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서두를 필요 없이 해 질 때 쯤해서 올라가기로 하고 그 전에 일단 배를 타고 만을 한 번 돌아보기로 했지요.
고기를 잡는 사람인지....
눈 앞에 탁 트이는 경치가 시원하니 좋네요.
또 다시 한 번 ~~ 해가 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ㅠㅠ
뻘과 산이 어우러져 한 장의 그림을 만들고
그 위를 나르는 갈매기도 그림 속으로 뿅 ~ 하고 들어가네요.
아무리 둘러 봐도 혼자 인 사람은 나 혼자 인 듯.... ㅠㅠ
저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이 용산 전망대라고 하네요.
기다려라 ~ 내가 갈테니 ~~ ㅎㅎㅎ
군데군데 갈대밭이 마치 섬처럼 이루어져 있는 게 특이하더군요.
배가 지나 온 자욱을 보다 보니 어 ~~~ 해가 뜨나 보다 ~~ 비나이다 ~ 비나이다 ~~ 싹싹 ~~ ㅎㅎㅎ
빨리 가는 배에서 흔들리다 보니 아주 멀리 있는 물체는 똑똑하게 안 잡혔네요.
그런데 이 녀석의 폼이 아주 재미있어서 그냥 버릴 수가 없었어요. ㅎㅎㅎ
하지만 순천만에 있는 녀석들이 다 이렇게 불량하게 보이는 건 아니고요 ~~
이렇게 우아한 자태의 녀석도 있었답니다. ㅎㅎㅎ
배에서 내려 용산 전망대로 발길을 옮겼어요.
아직 꽃이 피거나 단풍이 들지 않아서 장관은 아니었지만, 규모는 장관이더군요.
그 사이사이로 ~
이렇게 가족이 나들이 나온 사람도 있었고.
다정하게 어깨동무하고 가는 두 남녀도 보기 좋았고.
열심히 기록을 남기는 이 두 사람도 보기 좋았어요.
그런데 나는 ~~~ ㅠㅠ
그 때 누가 부르네요. ~~
응 ~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
여기야 ~ 여기 ~~
밑을 내려다 보니 자기가 동무해 주겠대요. ㅎㅎㅎ
니 이름이 뭐니 ~~?
안내판을 아무리 갸우뚱거리면서 보았지만, 이걸로는 저 아이의 이름을 구별할 수 없더군요. ㅠㅠ
어차피 뻘 뒤집어 쓰고 있는데 구별하면 뭐하냐고 얘가 그러네요. 진짜 그렇다 ~ 그치? ㅎㅎㅎ
이 갈대들이 모두 하얗게 꽃을 피우면 진짜 장관이겠다는 생각이 들대요.
그런데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사람도 괜찮을라나? ㅎㅎㅎ
지나 온 길을 한 번 돌아 보기도 하고, 혹시나 하고 하늘도 한 번 쳐다 보고...
해 지려면 시간이 아직 널널하니.... 여유있게 ~ㅎㅎㅎ
가끔 가다 보면 이렇게 한 때는 바다에서 풍운을 날렸던 은퇴한 배들이 장식품으로 세워져 있었어요.
잠깐 서서 두리번 거리다가 발견한 거 ~~
짱뚱어래요. ㅎㅎㅎ
짱뚱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라는 속담이 있는 그 고기.
얘들은 뻘에다 50~90cm 의 깊이로 파고 내려가면서 출입공이 두 개인 Y자형을 만든다고 하네요.
전에는 서해·남해 연안과 주변 하구(옥구, 영광, 영암, 벌교, 고흥, 신안, 무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연안 오염과 개발로 인하여 서해 연안에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다고 하네요.
짱뚱어 탕이 별미라고 하던데..... 살려주자 ~~
여기서 부터는 갈대밭을 떠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에요.
그 입구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과연 나도 저런 광경을 볼 수 있을까?
언덕을 오르며 보니 누렇게 익어가는 벌판도 멀리 산 아래에 피어오르는 연기도 아주 보기 좋네요.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 보조 전망대래요.
정말로 이런 구조물이 필요했을까요? 없는 것이 더 나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
올라가는 길에 잠깐 내려다 본 순천만이에요.
그리고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 본 전경이구요.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올 것도 같고.... 아닐 것도 같고....
많은 사람들이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치해 놓고는 오매불망 바람부는 언덕에 하염없이 기다리고 앉아 있더군요.
아까 내가 탔던 배가 지나가네요.
뻘과 갈대밭이 어우러져 참 아름답네요.
여기에 하얀 꽃이 피면 더욱 더 아름답겟지요?
그리고 해가 내려 비춘다면, 아니 석양이... ㅠㅠ
하염없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전망대가 꽉 찰 정도였지만, 저는 포기를 빨리 하는 편이거든요. ㅎㅎㅎ
서울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서 서둘러 내려 오면서 아무리 뒤 돌아 보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해도 해는 안 나오대요.
그 유명한 석양도 보지 못하고 황홀한 사진 한 장 찍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구경을 했으니 꿩대신 닭은 잡은 셈이지요? ㅎㅎㅎ
빠른 걸음으로 내려 왔는데도 오다 보니 날이 벌써 저물고.
주차장에 그 많던 승용차들과 버스들은 이미 거의 다 빠져나간 뒤였어요.
터덜터덜 버스 정류장으로 나와 둘러보니 오른 쪽에 해물칼국수집이 바로 아까 꼬막 비빔밥을 먹던 집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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