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정동진을 거쳐 허난설헌과 허균의 생가에서 역사 속으로....

doggya 2012. 11. 5. 11:03


그 동안 혼자 여기 저기 쏘다니다 보니 제가 집만 나가면 돌아 올 때 까지 걱정만 하고 안절부절하시는 고모님한테 죄송하더군요.

이제 떠날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같이 시간 좀 보내지 ~~~ 알았어요 ~~


그래서 오늘은 고모님을 모시고 정동진에 가서 시원한 바다 구경이나 하자고 함께 집을 나섰어요.

지하철을 타고 동부터미널에 가 강릉 가는 표 두장 주세요 ~~~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 삶은 옥수수도 사 먹고, 강원도에서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거 같은 호두과자도 사 먹고.... ㅎㅎㅎ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간 곳이 강릉역이었지요.

비록 정동진이 강릉시에 속하긴 하지만, 거기까지 택시는 2만원 정도 나온다고 하니.

버스는 두시간에 한 대씩... 에고 ~

바다로 가는 기차를 한 번 타 봅시다 ~


앞으로 인천공항에서 부터 강릉까지 고속열차가 놓이게 되면 물론 이 역도 더 멋있게 지어서 옮긴다고 하대요.



여기서 첨 알았는데, 정동진을 가기 위해서 탄 기차는 동해안을 쭉 내려가서 부산 근처에 까지 가는 무궁화호라고 하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그거 한 번 타보고 싶어요. 시간은 8시간 걸린대요. 시간이 널널할 때라야 겠지요? ㅎㅎㅎ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었어요.

아 ~~ 시원하다 ~~



해돋이역이라 ~~

정동진 이름이 왜 정동진인지는 다 아시지요?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역이 유명해서 그런지 기차를 타지 않고 그냥 역 안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 와야 하더라구요.

전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인심 참 ~~~ ㅎㅎㅎ



플랫폼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서자 있는 이 두개의 조각품.

좀 멀리 떼어 놓지 ~ ㅎㅎㅎ



이 시비 조각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동쪽에 해가 뜰 때 이 조각품의 빈 공간으로 해를 볼 수 있는건가? 궁금해 지대요.



아 ~!~~ 그 유명한 고현정 소나무 ~~

저는 그 유명한 여배우 대신에 ~



80이 넘으신 고모님을 세워 봤지요.

더 나은 그림이 아닌가요? ㅎㅎㅎ



아니 ~ 좋은 경치를 가로 막고 이게 왜 여기 있어야 하는데 ~~~~~~~~~ 투덜투덜 ~~ ㅠㅠ

그런데 나중에 모래사장을 걷다 보니 해변에 둔덕을 쌓고 거기에 레일바이크 길을 만들고 있더군요.

아마도 내년 여름에 정동진에 가시는 분들께서는 바다를 보면서 이 레일바이크를 타 보실 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 어쩐지 씁쓸 ~~



그런 거에 신경 안 쓴다면 ~ 왼쪽을 봐도 ~~



오른 쪽을 봐도 가슴이 확 ~ 트이는 바다는 역시 좋군요.


저 멀리 몇 년 전에 하룻밤 묵은 적이 있었던 절벽 위의 썬 크루즈가 보이는데, 가만 ~~

그 밑에 배가 하나 더 있네요. 그 때 저건 없었는데.....



일단 해변으로 가기 위해서 역을 빠져 나왔어요.



철 지난 바다가 쓸쓸해 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네요.



몇 년전에 봤던 경치가 저랬던가?

바닷가에 세워 놓은 저 작은 배는 무엇일까 ~~ 궁금해서 게 까지 가보기로 했지요.

또 점심 때가 지났으니 가는 길에 뭐 먹을 게 없을까 살펴보기도 할겸.



모래 위를 걸어 가면서 돌아본 역사의 고현정 소나무가 손을 흔들어 주는 거 같네요.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이 지역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아니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너무나 인공적으로 되어 간다는 거였어요.

다음에 올 때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아 ~ 그런데

모래 위에 어깨동무하고 앉아 있는 저 두 사람은 인공적이라 해도 아름답네요. ㅎㅎㅎ



전에 못 보던 배가 궁금해 가까이 가 보니 횟집과 찻집이라네요.

일단 차가워진 바람에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따뜻한 해물 칼국수로 몸을 덥히고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모래시계 공원의 밀레니엄 시계라고 하던가요?

관광객들이 우루루 버스에서 내려 왁자지껄.... 빨리 떠납시다 ~~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물도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도 너무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고 고모님이 무척이나 좋아하시더군요.

나 참 효녀지요? ㅎㅎㅎ

어라 ~~ 그런데 ~~



아까 한참 전에 갈 때 보던 두 사람, 아직도 변하지 않는 자세로 앉아 있네요.

찬 바닷 바람에 자세도 변하지 않고 앉아 있는 거 보면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이인가 봐요. 춥지도 않은지.... 부럽다 ~~ ㅎㅎㅎ


이러다 보니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강릉을 떠나기는 좀 이르고 어딜 갈까 ~~

속초 쪽으로 올라가 볼까?

그 때 지도에서 눈에 띈 것은 ~~



네 ~~ 경포호 근처에 있는 허난설헌과 허균의 생가였어요.

강릉에 이런 곳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고모님이 집안이라며, 그리고 허난설헌의 책을 많이 읽으셨다며 꼭 가 봐야 한다고 하셔 택시를 집어 타고 고고 ~~~

여기 들려서 나중에 버스 터미날 까지 데려다 주는 데 택시비 거금 4마눤 ~~ ㅠㅠ

서울서 강릉까지가 4만원도 안 되던데... ㅠㅠ



집 앞의 소나무 숲에 걸린 청사초롱

우리가 온다고 미리 알고 환영해 주는 건가? ㅎㅎㅎ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전날 여기서 행사가 있었다네요.



그 옆으로 전시관인가 하는 게 있었는데, 집을 먼저 돌아 본 후에 가려고요.



아주 거대한 저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큰 집이었지요.



그런데 집 전체에 비해서 대문이 꽤 작게 보이대요. ㅎㅎㅎ



들어가는 길에 옆을 보니 굴뚝이 ~~~ ㅎㅎㅎ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이 화장실.



규모는 그리 화려하다거나 거대하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옛날의 여염집 기준으로는 꽤나 크지 않았을까 생각되대요.

그런데.... 여기서 고모님을 잃어 버렸지 뭐에요.

한 참 후에 찾아 여쭤보니 너무나 흥분하고 좋은 나머지 내가 있다는 것도 잊어 버리고 혼자서 구석구석 다니시느라 그랬다더군요. ㅎㅎㅎ



여기가 안채 인 거 같았어요.

앞에 마주 보이는 곳에 작은 방과 부엌이 붙어 있었는데....



들여다 보니 어찌나 작은지 여기서 뭘 했을까 싶대요. ㅎㅎㅎ



이 방이 그 녀가 쓰던 방은 아니었겠지만, 초상화가 걸려 있었는데, 참 미인이지요?

물론 실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이리 저리 헤매다 보니 나갈 길을 잃어 버렸어요. ㅠㅠ


그럭 저럭 여기저기 헤매다 밖으로 나오니 앞으로 왠 할머니 한 분이 씩씩하게 걸어 가시네요.

구경오신 분인가보다 ~~ 했는데 ~~

주위를 둘러보다 잠시 후에 보니 ~~



평상복위에 드레스를 겹쳐 입고 깜짝 신부로 변신했네요. ㅎㅎㅎ



칠십이 넘으신 부부라고 하대요.

아마도 은혼식인지 금혼식인지 기념 촬영을 하시는 거 같았는데,

연기를 잘 못 하시는지 카메라맨이 아주 땀을 뻘뻘 흘리며 애를 먹더군요. ㅎㅎㅎ

촬영 장소를 옮길 때 마다 씩씩하게 드레스를 걷어 올리고 걸으실 때는 그 속에서 까만 바지와 운동화가 빼꼼이 나와 눈길을 끌대요. ㅎㅎㅎ



이제 해도 많이 낮아지고 서둘러 전시관으로 가려고 접어 들었는데, 오늘은 문을 닫는 날이라네요. ㅠㅠ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타러 주차장으로 가니 그 옆에 숲에서 가을을 느끼겠더군요.



돌아오는 길 고속버스 속에서 내다 본 석양이 아름다워 기록으로 남겼어요.

이렇게 또 하루가 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