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서울 도심에서 보는 야생화의 가을 향연

doggya 2012. 11. 7. 03:32

한동안 쉬지 않고 동서남북으로 싸 돌아다녔더니 강철 같은 저도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하대요.

그래서 오늘은 편안하게 집에서 쉬기로 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들장에 등 대고 이리저리 딩구는 건 아니고요. ㅎㅎㅎ

서울 성벽으로 두 세시간 정도 산책을 가기로 했어요.

오늘의 목적은 지금쯤 피어 있을 야생화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겠다고 바지 주머니에 카메라 찔러 넣고 나섰어요.



한참 언덕을 올라가 동네를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 담에 곱게 피어 있는 나팔꽃이 아주 매혹적으로 보이더군요.

너무나 멋있는 색깔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무가 우거진 산책길로 들어서자 눈에 띈 청초하기 그지 없는 들꽃 ~ 이름은 몰라도 괜찮아 ~~ ㅎㅎㅎ



한참을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니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앞을 가로 막대요.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요. 사실 햇빛 때문에 진짜로 눈이 부셨지요. ㅎㅎㅎ



무슨 꽃인지는 모르지만, 참 독특하게 생겼다는 생각에 찰깍 ~~



보라색, 파란색 종류의 꽃만 보면 그냥 발걸음을 떼질 못해요. ㅎㅎㅎ



이른 아침 햇살을 받아 색이 좀 퇴색되게 나왔지만, 보기에는 참 예뻤어요.



내가 이름하노니 ~ 너는 별꽃이니라 ~~ ㅎㅎㅎ



역시 가을이라는 것을 느끼겠네요. 얼매가 맺힌 걸 보니.



이름은 모르지만, 이 꽃이 군데군데에 참 많이도 피어 있었어요.



어 ~ 산딸긴가 ~ 설마 ~~ 그래도 군침이... ㅎㅎㅎ



나비도 부지런히 꿀을 따 모아야 겠네요. 이제 겨울을 향해서 내리막길을 가니까요.



꽃의 모양도 색도 이쁜데, 가까이 가보니 좀 지저분한 것이 실망이 되대요. ㅎㅎㅎ



하지만, 이렇게 뒤에서 보는 모습은 괜찮았어요.



이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숙정문가는 길과 북악 스카이웨이 그리고 삼청각쪽으로 가는 갈림길에 접어 들었네요.

보통은 여기서 오던 길로 되돌아 가는데, 오늘은 다른 길을 택해서 가 보기로 했어요.



무리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눈길을 끌고



섞여서 피어 있는 작은 꽃들이 초라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이네요.



발 밑 그늘진 곳에 쓰러진 나무둥치에 무리지어 있는 이 버섯이 설마 약버섯은 아니겠지요?



무슨 열매인지 모르지만, 색깔이 참 특이하네요. 그쵸?



흔한 패랭이 꽃도 이리 보니 참 아름다워요.



이걸 야생화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잡초라고 해야 하나요 ~

내가 이름 붙여 주기에 달렸겠지요? 그래서 야생화라 이름지어 줬어요.



구비구비 오르락 내리락 걷다 보니 아 ~ 약수터다 ~~

목이 칼칼하던 차에 좀 축이고 갈까 ~ 근대 ~ 가만 ~~



바가지를 들고 물을 먹으려다 보니 옆에 안내판이 눈에 들어오는데.....

식수로 적합치 않대요 ㅠㅠ

이럴 수가 ~~ ㅠㅠ



심사가 좀 뒤틀려서 그냥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보자 마음이 그냥 스르르 다 녹아 버렸어요. ㅎㅎㅎ



정성들여 가꿔 손이 많이 가고 조금만 조건이 변해도 죽어 버리는 정원의 꽃보다는 이렇게 혼자서도 꿋꿋하게 피고지는 꽃이 더 예쁘지 않나요?



와 ~ 꽈리다 ~~



바로 옆을 보니 꽈리가 아니고 흑진주였네요. ^+^



염원들이 많아서 그런지 어딜 가도 이렇게 쌓아 놓은 크고 작은 돌무덤들을 볼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그 옆에는 ~~



염원은 간절하고 돌은 없어서 였을까요?

둘러보니 널린 게 돌인데.... 아마도 특별한 염원이었던가봐요. 쓰레기 같은... 꼭 이루어졌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여름의 풍성한 나뭇잎도 아름답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나목은 더 아름다운 거 같아요.



내려 오는 길에 다시 만난 기이하게 생긴 꽃.



어딘가 계절에 맞지 않는... 계절을 잘못 알고 피어 있는 거 같은 정열적인 빨간 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의 꽃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내려 왔어요.



이날 오후에는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는데....

그 이름하여 된장예술.ㅎㅎㅎ

밥위에 상추와 부추를 듬뿍 얹고 앞에 있는 된장을 위에 얹어서 먹는 거였어요.



첨 먹어 보는 건데, 진짜 예술이대요. 된장예술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