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호카이도의 11일 - 오호츠크해의 유빙 보러 가실까요?

doggya 2013. 4. 13. 11:31

가족들과 함께 남해안으로 그리고 동해안으로 돌아 바람 쐬고 오는 바람에 여행기가 잠시 중단 됐었네요.

그럼 다시 시작할까요?


와카나이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원래 계획대로 유빙을 보러 아바시리로 가는 길에 올랐어요.

기차를 타고 가야 할 시간이 어림잡아 10시간 정도.



북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가는 길에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 곳이 아사히카와였어요.

그 곳에서 머물어야 하는 시간이 약 2시간 정도였기에 그 시간에 다운타운을 구경해 보기로 했어요.

사실 아사히카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도시라서 공항에서 바로 가는 기차가 있을 정도지요.


여기에는 펭귄이 있어서 유명한 동물원이 있어서요.

저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보는 것을 어린 시절을 빼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여기는 제 여행계획에서 제외됐던 곳이랍니다.



역에 내리니 날은 이미 어스름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비도 아닌 눈도 아닌 것이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떨어져 반겨주고 있더군요.

모자를 눌러 쓰고는 일단 중심지를 걸어 구경하기로 했어요.

추위를 피해서 어디 들어가 라멘이라도 한 그릇 먹고 떠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시간에 쫓길 거 같아서 먹는 건 도시락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걸었지요.



중심지를 한 참 걷다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조각품이 눈에 띄네요.

한참 전에 포항 근처의 호미곶에서 본 조각품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었어요. 



이 길은 역에서부터 길게 뻗은 길로 공원과 같은 것이었지요.

계절이 좋으면 여러가지 행사도 벌어지고, 휴식처로도 쓰이는 거 같았어요.

그 중간에 우뚝 솟은 토템이 눈길을 끌었어요.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호카이도 원주민의 것과 같은 조각도 그리고 초현대적 감각의 것들이 한데 섞여 있었는데,

아마도 이 것이 랜드마크인 거 같았어요.



거의 기차 시간이 가까워지는 거 같아서 여기서 돌아서기로 했지요.



하늘에서는 비가 완전히 눈으로 바뀌어 펄펄 날리고 있었어요.



역에서 에끼벤을 하나 사들고 기차에 올랐지요.



기차에 올라 도시락을 열어보니 음 ~~~ 참 먹음직 스럽네요. ㅎㅎㅎ



밤 열두시가 가까운 시각에 아바시리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는 이제부터의 계획을 세웠어요.

우선 내일은 아침 일찍 온천동네인 우토로로 해서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시레토코까지 가 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원래의 목적이었던 바다에 덮힌 얼음을 깨고 나가는 유빙선을 타는 곳은 가까운 곳이기에 그 다음날로 계획을 잡았지요.



비철이라서 그런지 기차는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리고 기차에서 내려서 또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데, 그것 또한 자주 있지 않은 관계로 서둘러야 했지요.

아마도 성수기에는 여러가지 교통수단이 있을 거에요.



이 기차는 전차처럼 생겼는데, 이 계절에는 한 칸씩만 달고 운행을 하고 있더군요.



기차는 서서히 역을 빠져 나갔지요.



지나가다 만나는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골역은 참으로 정겹게 느껴지대요.



기차 뒤로 쭉 뻗어 있는 눈 덮힌 철로가 시원스럽게 보이고요.



자연 관측대인 피라밋 모양의 건축물이 궁금증을 자아 내네요.

시간이 많으면 여기 내려서 백조를 볼 수 있을텐데 이 계절에는 그것만을 위해서 반나절 혹은 한 나절을 다 보낼 수는 없어서 그냥 패스 ~



기차가 점점 동쪽 반도쪽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떠 있는 얼음덩어리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와 ~ 흥분된다 ~ 왜냐구요?

사실 아바시리가 유빙으로 유명한 곳인데 보통은 3월말까지 유빙선을 타고 얼음을 깨고 나갈 수 있다지만,

올해는 얼음이 일찍 녹아 버렸다고 해요.

그래서 유빙을 보는 걸 내심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안타깝긴 하지만... ㅠㅠ



이렇게 달려 시레토코 샤리역에 도착했어요.



여기서 또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자연유산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답니다.

이래 저래 기다리는 데는 이력이 났으니... ㅎㅎㅎ



멀리 보이는 산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서....



역 옆에 있는 육교에 올라가 주위경치를 구경했어요.



일단 버스를 타고 동네를 벗어나 달리다 보니 와 ~~~~~~~~~~~~

바다 쪽으로 펼쳐진 유빙 ~~~ 포기했었는데.... 우와 ~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수평선이 보이질 않네요.



이 곳 어촌들은 4월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는 완전히 개점휴업이네요. ㅠㅠ



점점 더 넓어지고 커지는 유빙의 규모가 창문에서 눈을 뗄 수 없이 만드네요.

그런데 ~ 앗  ~~ 저게 뭐야 ~~



얼음 덩어리 한 가운데 이구아나가 한 마리 의젓하게 앉아 있군요. ㅎㅎㅎ



드디어 한 시간을 넘게 달려 온천마을인 우토로에 도착해서 시레토코 국립공원을 향해 걸었어요.

막차 버스 시간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일분도 낭비할 수가 없었지요. 부지런히 걸어야지.

그럼 잠깐 시레토코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넘어갈까요?



시레토코 국립공원(知床国立公園, しれとここくりつこうえん)은 지도에서 보신 바와 같이 호카이도의 동쪽에 있는 반도로 국립공원이에요.

이 반도에는 오호츠크해에서 떠 내려온 얼음과 눈덩어리들이 마치 조리에 걸리듯 걸려 거대한 유빙의 밭을 만드는 곳이지요.

196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5년에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주변 해역이 포함되었는데, 육지 면적은 38,633 헥타르이고,

주변 해역을 포함하면 관리 면적은 6만 헥타르가 넘는다고 해요.



세찬 바람 맞으며 부지런히 걸어가면서 힐끗 보니 이 바위가 저팔계처럼 생겼네요. ㅎㅎㅎ



그 건너편으로는 모든 것이 얼어도 여전히 흘러내리는 작은 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가 추위를 더해주는 거 같았어요. ㅎㅎㅎ



바쁜 계절에는 부지런히 뱃길을 안내하던 저 등대는 지금 완전한 휴식기에 들었네요.



얼음에 갖혀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못 하는 이 바위 인간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등대를 바라보는 거 같이 보이네요. ㅎㅎㅎ



그냥 어림 잡아도 수평선까지 몇 킬로미터는 족히 될 듯 하지요?



이렇게 뒤에 오는 얼음 눈덩어리에 밀리고 밀려서는......



해안에 가까이 있는 얼음덩어리는 밀려서 이렇게 할 수 없이 일어서는 현상이 생겼지요.



그래서 중간중간에 보면 높이 서 있는 덩어리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어요.



거의 대부분의 바다가 이렇게 얼음으로 완전히 덮여 있는데,

아바라시의 유빙선은 원래 이런 얼음을 부수며 한 시간동안 유람을 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 쪽에 있는 3월 초에 벌써 얼음은 완전히 녹아 버려서 그게 불가능해진거지요.

지구온난화의 영향인가? ㅠㅠ



그래도 여기서 이렇게 아직은 거대한 유빙의 무리를 볼 수 있었던 걸로 이 번 여행은 그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밀려온 눈덩어리들이 이렇게 터널도 만들고요.



길 건너을 보니 옛 모습 그대로의 온천인 모양인데, 휴업을 하는 거 같았어요.

하긴 이 계절에 그리 많은 사람들이 여기 올까 ~ 싶네요.



이 숙박시설도 여름이면 경치가 쥑여주는 곳에 있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쓸쓸해 보이는군요.



끝이 없어 보이는 이 얼음밭에 내려가 더 가까이서 경험해 보고 싶은데.....

위험해서 그런지 내려갈 만한 곳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들어갈 만 한 곳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걷다가 개구멍을 발견했지요. ㅎㅎㅎ



푸르른 빛이 빙하처럼 보이지만 빙하는 아니에요.



한 번 휘 ~ 둘러 보고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발판을 찾기 시작했어요.

이 얼음덩어리 밑은 아직도 출렁이는 바다기 때문에 잘 못하면 빠져 허우적 거릴 수가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지요.



얼음덩어리위에 서서 얼음에 손을 댄 순간의 그 감격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알라스카에서 오로라를 봤을 때의 감격과 버금할 거 같았어요.

하지만 ~~~

 거기에만 젖어 있을 수도 없는 일....

버스를 놓치면 기차를 놓치고 그럼 참 난감하지요. ㅠㅠ

그래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섰어요. ㅠㅠ

그때 눈에 띈 것은 ~~



이 근처는 사람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원시림에 덮여 있어

에조사슴, 북극여우, 큰곰외에도 들새나 바다표범 등의 바다짐승 등 여러 가지 생물이 많이 서식한다고 해요.

하지만, 다른 것은 보지 못 했고... ㅠㅠ



에조사슴과는 상견례를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어 ~ 그런데 ~~



궁댕이가 노루궁댕이 버섯하고 똑같이 생겼네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장난으로 붙인 이름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똑 같으네요. ㅎㅎㅎ




다시 걸음을 옮기려고 하는데....

아니 ~ 저 사람들 뭐하는거지?



열심히들 드라이 수트를 입고 있었어요.

그러고 생각하니 기억나는 게 있네요.

호카이도에 대한 리서치를 할 때 흥미롭게 본 것이었는데, 저렇게 완전무장을 하고는...



이 위에 누워서 흔들리는 얼음덩어리와 그 밑에 바다를 느껴보는 거였어요.

물론 위험하기 때문에 더 스릴이 있을 거 같았지요.

하지만, 제한된 시간에 끝내야 하는 여행길이기에 계획을 안 했었어요.

하지만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일.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서 며칠은 잡아야 할 거에요.



그 들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고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걸음을 옮겼어요.



아직도 흘러갈 곳을 찾는 얼음덩어리들.



그리고 해안으로 조금씩 밀려드는 얼음덩어리들....



이렇게 돌아오는 길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지요. 아니 정말로 아쉬웠어요.

더 긴 시간을 보내면 이것 저것 다 해 볼 수 없어서요. ㅠㅠ



기차를 타러 가다보니 기차 뒤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있는 것이 보이네요.



눈이 많이 오는 이 곳의 필수품.

철로에 눈을 치는 기차였지요.



갔던 길을 다시 돌아 아바쉬리로 돌아가는기차를 타고는 하염없이 뒤를 돌아 보았어요.